美 MRO 진출 주저하던 삼성重, 마스가 계기로 노선 전환
비거 마린 그룹과 MOU 체결, 군수지원함 시장 적극 공략
향후 수십조원 달하는 美 전략상선단 발주 물량 확보 계획

삼성중공업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미국 워싱턴 DC에서 비거 마린 그룹과 전략전 파트너십(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정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프란체스코 발렌테 비거마린그룹 대표이사,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미국 워싱턴 DC에서 비거 마린 그룹과 전략전 파트너십(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정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프란체스코 발렌테 비거마린그룹 대표이사,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삼성중공업>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국내 조선업계 2위 삼성중공업이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에 본격 참여한다. 유지∙보수∙정비(MRO)를 시작으로 상선 발주까지 점진적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가 본격 궤도에 올랐다. 지난달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2026년도 산업통상자원부 예산안에 마스가 관련 사업 예산 66억4400만원이 반영됐다. 향후 10년간 약 200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의 막이 오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당선인 시절부터 한국에 미 해군 함정 건조를 비롯해 MRO(유지·보수·정비) 등 조선업 협력을 제안해왔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최근까지만 해도 해당 협력 참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액화천연가스(LNG),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 등 플랜트 관련 주력 사업이 순항 중인 데다 구체적인 한미 협력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섣부르게 뛰어드는 것도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과정에서 마스가가 핵심으로 떠오르며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양국 지원 아래 천문학적 금액이 투자되는 기회를 놓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최성안 대표, 마스가 적극 참여 노선 전환 이유는

결국 최성안 대표는 마스가에 적극 참여하기로 노선을 틀었다. 그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비거 마린 그룹과 미국 해군 지원함 MRO 등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

비거 마린 그룹은 미국 군함 유지보수 및 현대화, 특수임무용 선박의 MRO 전문 조선사로 오리건, 워싱턴,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등 4개주에 해군 인증 독과 가공공장 및 수리 서비스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조선∙해양 분야 첨단 기술력, 운영 노하우, 최적화된 설비 등을 기반으로 미 해군 및 해상수송사령부 MRO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미국 해군 MRO 시장은 연간 20조원 규모로 글로벌 MRO 시장 중 가장 크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경쟁사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이 전투함 MRO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군수지원함 쪽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라 수주가 본격화할 경우 수익성이 상당할 전망이다.

MRO 사업 성과 토대로 美 전략상선단 발주까지

삼성중공업은 MRO 사업 협력 성과를 토대로 미국의 상선 발주 물량을 확보할 복안도 가지고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 관심이 특수선에 집중된 것을 고려해 미국 조선사와 함께 성공적으로 MRO 사업을 완수한 뒤 그 성과를 바탕으로 상선 발주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7월 말 기준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는 86%가량이 상선에 집중돼 있다.

실제 미국 의회는 지난 4월 2030년까지 중국을 제외한 외국에서 만든 선박을 대거 구매하는 법을 발의한 바 있다. 2035년까지 미국에서 건조한 250척의 선박으로 ‘전략상선단’을 구성한다는 내용인데, 2030년까지 한국에서 만든 선박도 전략상선단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전략상선단은 평시에는 상선으로 활용되지만 전시가 되면 군수물자 수송함 등으로 전환된다. 전략상선단을 어떤 종류 배를 중심으로 채울지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한 수십조원에 달하는 신조 수요가 생긴 셈이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MRO 서비스를 제공하고 본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상선 및 지원함 건조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틀 마련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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