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M&A로 단체급식부터 고급 숙박까지 연결
호텔·리조트 기반 수익 모델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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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서울 북한산 자락의 프리미엄 리조트 ‘파라스파라 서울’을 약 30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인수에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한화호텔앤드리조트>

[인사이트코리아 = 김호진 기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이자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김동선 부사장이 호텔·리조트와 식음료(F&B)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아워홈과 파라스파라 서울(현 안토) 인수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연이어 성사시키며 그룹 내에서의 존재감을 넓혀나가는 모양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서울 북한산 자락의 프리미엄 리조트 파라스파라 서울을 약 300억원에 인수했다고 13일 밝혔다. 파라스파라를 안토로 리브랜딩하며 고급 숙박과 F&B를 결합한 사업 확장 전략을 본격화했다.

이번 인수에는 김 부사장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그동안 사업 구조 재편에 주력했으나, 본업인 호텔·리조트와 유통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재계에서는 이번이 ‘실패와 조정’을 거친 뒤 내놓는 사실상 첫 굵직한 본업 승부수로 보고 있다.

안토라는 이름에는 ‘편안할 안(安)’과 ‘흙 토(土)’를 결합해 자연 속 평온함을 담았다. 김 부사장은 이 같은 공간 경험에 그룹의 식음료 역량을 더해 단순한 숙박·외식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국내외 유명 셰프와 협업한 파인다이닝,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로컬 키친, 프라이빗 연회·이벤트 서비스 등을 도입하고 자연경관을 활용한 웰니스 프로그램 운영과 예술 전시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번 인수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서울에서 5성급 호텔과 리조트를 모두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 됐다. 업계에서는 시장가치 대비 2000억원가량 저렴한 가격에 거래됐다는 점과 함께 서울 도심권 특급 호텔로 평가받는 더 플라자와 시너지 효과를 주목한다. 고객 교차 이용과 식음료·연회·웰니스 프로그램을 연계하면 고급 레저·비즈니스 수요를 동시에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빠른 사업 확장 속 조정 국면과 구조조정 필요성

파라스파라 인수 의미는 또 있다. 김 부사장은 취임 이후 공격적인 F&B 사업에서 확장 행보를 보여왔는데 이번에는 호텔, 리조트 사업 분야에서도 사업 확대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 취임 후 추진한 신사업은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국내 도입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 인수 ▲음료 제조사 퓨어플러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벤슨’ 론칭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5월에는 단체급식업체 아워홈 경영권을 확보하며 기업·학교·병원 등 단체급식(B2B)부터 호텔·리조트 식음사업(B2C)까지 아우르는 식음료 사업 기반을 갖췄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2조2440억원을 기록한 업계 2위 기업이다.

다만 빠른 확장 과정에서 일부 사업은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파이브가이즈는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며 수익성이 낮은 점포 구조조정도 검토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번 안토 인수와 연이은 대규모 투자들이 김 부사장의 경영 성과를 판단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김 부사장 행보가 밑빠진 독에 물 붓기인지, 중장기적 성장을 위한 도약의 발판 마련인지는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며 “업계와 시장은 앞으로도 그의 경영 능력과 투자 성과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도 “김 부사장이 이번에는 수익을 내는 경영능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서울권 프리미엄 리조트 시장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 그룹 내 입지 역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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