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 2466억원…삼성카드보다 890억원 적어
‘특정 브랜드 제휴한 PLCC ’출시 늘리며 신규 회원 확대 나서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지난해 삼성카드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준 신한카드가 올해도 실적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한카드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반격 카드로 꺼내 들었다. 브랜드 제휴를 기반으로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고 실적 반등을 노리려는 전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4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급감했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6개 카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우리·하나) 중 가장 큰 감소 폭이다.
1위 삼성카드와의 격차도 더 벌어졌다. 삼성카드는 지난 상반기 355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신한카드보다 890억원 앞섰다. 이는 지난 1분기 격차인 456억원보다 400억원 이상 확대된 수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 속 대손비용이 높게 유지되고 있고, 지급 이자 비용도 상승했다”며 “회원 기반 확대를 위한 모집 비용과 결제 취급액 증가에 따른 비용 상승 요인으로 인해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는 아직까지 신한카드가 우위에 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신한카드의 신용판매액(법인 구매전용 제외)은 81조376억원으로 삼성카드(78조4403억원)보다 3.3% 많았다.
회원 기반 양적 확대…PLCC 시장 공략
신한카드는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본업인 페이먼트(Payment)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회원 기반의 양적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전략은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이 취임 초기부터 강조해 온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앞서 박 사장은 취임사에서 자신을 ‘양적(Quantity) 주의자’라고 소개하며 “양적 혁신이 없는 회사가 질적(Quality) 혁명을 이룬 사례는 전 세계 기업 역사 어디에도 없다. 질적 혁명은 양적 혁신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굳게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철학은 PLCC 전략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이달에만 카카오뱅크·GS리테일·넥센타이어·스타필드와 함께 PLCC를 출시했고, LG전자 구독 서비스 이용 고객을 위한 제휴카드도 선보였다. 이르면 다음 달 중 배달의민족과 제휴를 맺고 PLCC를 출시할 전망이다.
회원 수는 카드사 본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고객이 많아질수록 신용판매 실적은 물론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대출 상품 취급 규모도 함께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신규 회원 확보가 중요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PLCC는 신규 회원을 유치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특정 브랜드에 집중된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 덕분에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자연스럽게 카드사 회원으로 끌어들일 수 있고, 록인(Lock-in)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PLCC는 카드사 입장에서 신규 회원을 단기간 내 회원 수를 늘리고 결제 실적을 키우는 데 효과적인 선택지”라며 “신한카드가 최근 PLCC를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것도 회원 기반 확대를 통해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