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미래에 성취하려는 그것…경영자 이상과 기업 야망 담아야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글로벌 경쟁, 산업경계 붕괴, 개방속의 보호주의…. 기업이 활동하는 무대는 변화의 소용돌이가 거세다. 이 속에서 경영은 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다. 시대와 상황은 달라지지만, 경영이 수행하는 과업은 동일하다. 그것은 기업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일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 과업을 수행하는 최고 책임자는 CEO다. CEO는 어깨에 짊어진 책임을 어떻게 더 잘 수행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일, 곧 RIGHT THING을 찾는 것이 출발점이다. 올바른 과업을 찾고, 그 과업을 수행하는 항로를 찾는 것이다. 이번에 연재를 시작하는 ‘경영인사이트:CEO의 관점’은 CEO에게 올바른 관점을 제시한다. 뛰어난 작품을 만드는 배우의 성공방정식을 아는가. 무대와 시나리오를 이해하고 올바른 연기(행동)를 하는 것이다. 무대는 세계이고 연기는 CEO가 수행하는 과업이다. 언제나 CEO로 연기하라.
목표를 달성하는 경영자는 필요한 과업만을 수행하고 필요하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다. 당신의 눈을 과업에 두라. 과업만이 중요한 것이고, 당신은 하인이다. 직관이 아니라 분명하고 단순하며 실질적인 기업이론은 진정으로 성공적인 기업의 특징이다. <피터 드러커>
화살과 과녁
양궁은 과녁의 중심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으로 승부를 정한다. 과녁을 벗어난 화살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화살은 바람을 비롯한 다른 조건에 따라 항상 중심을 맞추지는 못하지만 궁수는 중앙을 겨냥한다.
잠시 아래 질문에 대답해 보자.
기업에서 경영자로서 제대로 일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목표다. 경영자는 궁수와도 같다. 경영자는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역할을 수행한다.
경영자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출발점은 ‘무엇이 지금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에 있다. 그 다음에 우선 과제를 파악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헌신해야 한다. 1990년대 공룡으로 비웃음을 받으며 몰락하던 IBM을 부활시킨 루 거스너는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하자마자 IBM의 문화 개혁에 전력을 기울였다. 당시 IBM은 같은 고객에게 여러 사업부가 입찰에 참여하는 자유로운(?) 기업이었는데, 거스너는 이런 현상에 문제의 뿌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거대한 조직에서 분열된 직원들을 합치고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파악했다. 개혁은 성공했고 IBM은 하드웨어 회사에서 컨설팅 서비스 회사로 변신했다.
How보다 What
경영자의 성공과 실패는 ‘일을 어떻게 수행하는가(How to do?)’보다 ‘어떤 일을 수행하는가(What should be done?)’에 달려 있다. 가장 중요한 어떤 일이 목표다. 목표는 기업이 가려는 방향이고, 자원을 투입하는 대상이고, 결국 기업 성과를 결정한다. 올바른 목표를 찾지 못하면 효율성과 생산성은 의미가 없다.
그런데 많은 경영자들이 목표를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다. 즉, 올바른 목표를 설정하지 못한다. 목표 수립 실패는 목표 달성의 실패로 이어진다.
<목표 수립 실패>
● 안전제일: 달성 가능한 쉬운 목표만 세운다.
- 시장 평균 수준의 성장 목표 또는 전년도 성과에 증가율을 더한 퍼센트(%) 목표.
목표는 최선의 노력을 했을 때 달성 가능한 지점이다. 조직 역량을 최대로 활용하지 않는 목표는 목표라 할 수 없다.
● 근거 없는 희망: 특별한 근거 없이 높은 성장 목표를
세운다.- 매년 업계에서 최고 성장률을 달성한다.
- 기업의 역량·경험을 큰 폭으로 넘어서거나 새로운 역량을 상당하게 요구하는 투자.
자신감이 목표에 지나치게 투영될 때 이런 목표를 수립하게 된다. 핵심역량에서 크게 벗어난 목표를 세우는 경우, 성공 가능성을 무시하고 단지 하고 싶은 목표를 세우는 경우, 이런 목표는 목표가 아니라 조직 스스로 부담을 지우는 압박이다.
● 과유불급: 너무 많은 목표를 정한다.
- 원가절감+품질향상+신상품개발+해외진출+……
목표는 자원을 집중해서 반드시 달성하려는 대상이다. 우선 순위를 따져 기간 안에 반드시 성취하려는 소수 목표로 집중해야 한다. 모든 목표는 자원을 사용하는 반면 기업의 자원은 유한하다.
● 부조화: 장단기 목표 균형 상실
- 장기적 전망이 없는 단기성과 집중
- 단기 생존과 존속 없는 미래 투자
높은 이익목표를 추구하면서 연구·개발·비용이나 마케팅 비용 절감 목표를 세운다. 단기적으로는 옳을 수 있으나 연구·개발이나 브랜드가치 향상을 위한 마케팅 축소는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훼손하고 이익창출 능력을 떨어뜨린다. 반대로, 현재 사업 지속과 향상을 위한 투자를 훼손하면서 블록버스터를 개발하는 장기 투자를 지속하는 경우, 기업은 큰 위험을 겪게 된다(우리나라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기업을 경영했다).
● 숫자 맹신: 수치로 표현되는 목표만을 추종한다.
- 매출, 이익, 점유율 같은 양적 목표만 중시하고 리더십
개발, 고객과의 관계, 구성원 협력 같은 질적인 목표를 소홀히 한다. 기업 경쟁력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다. 수치화하기 어렵지만, 인적자원 역량이나 혁신 역량은 경쟁력을 낳는 핵심자산이다. 이런 무형의 역량을 확보하고 축적하는 것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목표다.
● 현재 초점: 혁신을 위한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현재 사업이나 제품에만 초점을 맞추고 미래 변화를 읽지 못한 채 미래를 위한 혁신을 하지 않는다. 기업의 의사와 상관없이 환경은 자체로 변화한다. 고객이 기대하는 가치 또한 변한다. 기업은 언제나 자신을 혁신한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처럼 목표를 올바르게 수립하는 작업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목표를 바라보는 시야, 장단기 시간에 대한 고려, 비전, 역량과 자원에 대한 판단 등 여러 가지를 심사숙고하고 냉철한 분석을 요구하는 일이다. 그리고 우선순위를 선택하는 힘든 작업이다.
목표 수립은 야심과 체계적 숙고가 결합된 과정이다. 드러커의 기업이론을 통해 올바른 목표란 어떤 것이며 경영자가 효과적으로 목표를 수립하는 원칙을 살펴본다.
올바른 목표란 어떤 것인가?
목표를 수립하는 일은 복잡하지는 않지만 결코 간단하지 않다. 목표를 수립한다는 것은 경영자 희망이 아니라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달성돼야만 하는 ‘무엇’을 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90년대 말 삼성이 자동차 사업에 진출했던 일은 근거가 없던 결정이었다. 고객이 아니라 경영자 야심에 따른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삼성은 자동차 사업을 했고 결국 막대한 손해를 보고 철수했다.
목표는 어디에 있는가?
목표를 올바로 세우는 일은 ‘목표란 무엇을 말하는가’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한다. 목표로 선택할 내용을 생각하기 전에 ‘무엇이 목표가 돼야 하는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혼할 배우자를 찾기 전에 결혼이 무엇인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목표는 외부에 있다. 목표가 기업 내부에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영자가 많다. 경영자들이 고민하고 검토해서 목표를 수립하고 있으니, 이 생각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러나 목표는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있다. 기업의 본질을 철저하게 생각해 보라. 기업은 자신이 아니라 외부를 위해 존재한다. 즉, 기업은 외부의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세워진 실체이고, 외부의 필요를 해결하지 못하면 기업으로서 존재 가치가 없다. 이 본질에 따라 기업이 외부의 필요(고객의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달성하려는 것이 기업의 목표다. 목표는 기업 외부에 있다. 기업에 있는 것은 오직 목표를 달성하는 노력뿐이다. 이 점을 먼저 분명히 이해하라. 그리고 나서 목표는 무엇이 돼야 하는가를 질문해야 한다.
무엇이 목표가 돼야 하는가를 찾으려면 다음 세 가지 핵심 질문을 하라.
첫째, 기업이 존재하는 환경에 대한 가정, 즉 기업이 바라보는 환경은 어떤 것인가?
둘째, 기업이 공헌하고자 하는 것, 즉 기업의 사명은 무엇인가?
셋째,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기업이 가지고 있는(가지고 있어야 하는)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
첫 번째 질문을 통해 경영자는 기업 외부를 바라보고 고객이 누구이며 고객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가치를 이해한다.
두 번째 질문을 통해 경영자는 기업의 존재 이유로서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사명을 규정할 수 있다.
세 번째 질문을 통해 경영자는 사명 실현을 위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능력이 무엇인가를 이해할 수 있다.
환경, 사명, 핵심 역량은 결국 기업이 무엇을 왜 어떻게 하는가에 관한 근거를 구성한다. 이것이 기업이론이다. 기업이론이 명확할 때, 경영자는 사명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결과로써 목표를 수립할 수 있게 된다. 목표는 사명을 실현하는 것이면서 환경에 부합하고 기업이 실천 가능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기업 다른 목표: 잭 웰치와 이멜트
발명왕 에디슨이 세운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창립 이후 현재까지도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세계적 기업이다. 이는 환경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올바르게 목표를 수립하고 실천하는 경영자가 있었기에 가능하다. 20세기 후반, 잭 웰치라는 CEO가 있었고 이어서 제프리 이멜트가 GE를 이끌었다. 두 사람이 집중한 목표와 전략은 달랐다. 서로 다른 기업이론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올바른 목표는 환경, 사명, 역량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업의 목표는 환경에 부합하고, 사명을 실현하는 것이면서, 핵심 역량을 통해 달성하는 것이다.
<잭 웰치> 재임기간: 1981~2001
웰치의 패러다임은 관련성이 없고, 수익성이 매우 다른 복합 사업으로 이뤄진 GE를 고수익성과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사업그룹으로 재편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강력한 사업 및 인력 구조조정이 필수적인 전략이었다. 그는 수익과 성장 등 가시적 성과를 중시하고 1, 2등이 아니면 과감히 사업에서 손을 뗐으며 동시에 유망한 기업들을 인수해서 해당 부문의 최고로 키워냈다. 그의 관심과 노력은 연간 100건이 넘는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는 데 집중됐다. 그의 재임 기간동안 GE는 전통적인 복합 전기, 가전, 기계, 부품제조 기업에서 첨단 제조와 관련 서비스, 금융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제프리 이멜트> 재임기간: 2001~2017
이멜트는 2004년 10월 ‘기존 사업의 매출 연 8퍼센트 증가, 수익 연 10퍼센트 이상 성장(8퍼센트 성장론)’이라는 경영 목표를 발표했다. 또 중국, 인도, 러시아, 베트남 등 신흥시장 매출 비중을 5년 내 두 배로 늘리고 환경·경제·상상력을 복합한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을 경영 전략으로 제시했다. 미래를 선도해 나갈 성장 사업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두는 전략이다.
이멜트의 기업이론이 웰치와 다른 이유는 GE가 다른 시대, 다른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웰치가 임기를 시작한 1981년은 2차 석유위기가 끝나고 미국 경제가 회복되는 시기였으며 인터넷이나 바이오 같은 떠오르는 산업은 아직 태동하지 않았다. 반면, 이멜트의 시대는 전혀 달랐다. 9·11 테러라는 대형 악재가 발생했고 이듬해에는 재보험사업이 100억 달러 손실을 기록했으며 항공여행 침체로 항공기 엔진 사업부문이 타격을 받았다. 이런 변화는 기존 경쟁우위와 핵심역량에 대한 재평가를 필연적으로 동반한다. 웰치 시대의 GE에서 가장 각광받았던 원가절감, 효율성, 그리고 기업 인수 능력은 이멜트 시대에는 위험관리, 정교한 마케팅, 그리고 무엇보다도 혁신이 능력의 기준이 됐다.
이처럼 경영자 목표는 환경, 사명, 역량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판단을 통해 수립되는 것이다.
이제 구체적으로 목표를 수립하는 과정을 검토해 보자. 무엇을 목표로 수립해야 하는가?
목표 설정 핵심 영역
목표는 기업의 역량과 자원을 통해 성취하려는 대상이다. 따라서 기업에는 단 하나의 목표란 없다. 기업의 모든 활동에서 탁월한 결과를 달성해야만 기업 전체 목표인 사명과 고객가치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모든 영역에서 탁월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기업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영역에서 목표를 세워야 한다.
목표 수립 핵심 영역
시장점유율, 혁신, 생산성, 수익성(이익), 물적 자원 및 화폐 자원, 경영자의 성과와 육성, 근로자의 성과와 태도, 사회적 책임.
기업은 이 영역에서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이 영역들은 탁월한 성과를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핵심 영역이다. 물론 다른 영역도 있을 수 있다. 환경과 상황, 기업 활동 특성에 따라, 기업이 고객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수행하는 특별한 활동이 있을 수도 있다(온라인플랫폼 기업은 정보자산 처리와 제공에 특별한 결과를 성취할 수 있어야 한다). 위에서 설명한 영역은 어떤 기업이라고 해도 최소한 목표를 수립해야 하는 핵심 영역이다.
기업은 이들 영역에서 탁월한 결과를 달성할 목표를 수립하고 기업 활동, 역량과 자원, 노력을 사용할 때 기업의 비전을 달성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목표를 수립할 때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원칙이 있다. 올바른 목표는 균형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목표가 갖춰야 하는 특성, 곧 목표의 요건이다. 목표는 자원과 노력을 투입하는 대상으로서 기업 활동을 이끄는 지침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표는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기업의 의지, 곧 구성원의 의지를 담은 것이다. 이것은 목표가 갖는 고유한 특성으로 목표가 최선의 노력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올바른 목표의 요건: 균형
올바른 목표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춰야 한다.
이상과 현실의 균형: 목표에는 경영자의 이상과 기업의 야망이 담겨 있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성취해야 하는 결과가 포함돼야 한다. 동시에 목표는 불가능한 것이 돼서는 안 된다. 도달이 극히 어려운 목표는 목표를 달성하려는 구성원의 열정을 불러 일으킬 수 없다. 목표는 이상과 현실 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의 균형: 목표는 미래에 성취하려는 무엇이다. 기업은 단기간에 성취할 것과 장기에 걸쳐 이룩할 것을 모두 추구해야 한다. 이것은 생존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기업의 궁극적 목표로부터 나오는 요구다. 단기적으로 이윤을 얻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혁신하지 않는다면 기업은 지속될 수 없다.
정량적 목표와 정성적 목표의 균형: 목표에는 계량적으로 측정 가능한 것(매출액, 영업이익, 생산성 등)과 수치로 측정하기 어렵지만 중요한 것(혁신 수준, 리더십 수준, 구성원의 열정과 협력, 고객 신뢰 등)이 모두 포함돼야 한다. 이들은 모두 기업의 가치창출 역량을 구성하며 탁월한 수준을 갖춰야 하는 것들이다.
이처럼 목표는 균형이고 조화다.
마지막으로 목표 수립 과정에서 경영자가 잊지 말아야 하는 한 가지 중요한 규율이 있다. 자신의 목표가 아니라 조직 전체를 위한 목표를 선택하라.
이 규율은 ‘목표란 경영자 개인의 목표가 아니라 조직의 목표’라는 요구에서 나온다. 목표는 조직이 모든 역량과 자원을 통해 달성하려는 대상이다. 탁월한 경영자는 조직 전체의 목표로서 목표를 수립하고 그 목표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즉,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일을 찾는다. 기업의 사명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을 선택한다.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을 하라
경영자는 자신이 하는 일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수행하는 과업이 자신의 희망과는 무관함을 인식해야 한다. 경영자가 하고 싶거나 관심을 갖고 있는 일과 기업이 해야만 하는 일은 별개라는 뜻이다. 기업이 정한 일이란 경영자의 책임과 역할에 따라 기업이 부여한 과업을 말한다. 기업이 경영자를 채용한 이유, 경영자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이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경영자는 이 책임을 진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이 곧 올바른 일이다. 무엇을 목표로 할 것인가, 그것은 올바른 목표인가를 늘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당신이 경영자라면 반드시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일을 하라. 자신의 책임을 받아들인 경영자는 마땅히 자신이 해야 할 올바른 일을 찾고, 그것을 실천한다.
<루 거스너 Louis V. Gerstner, Jr>
1990년대 초반 회생 불가 판정을 받고 ‘죽어가는 공룡’이라 놀림을 받던 IBM을 회생시킨 사람이 바로 루 거스너다. 그는 금융, 소비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유능한 CEO였지만 (맥킨지 & 컴퍼니, 아메리칸 엑스프레스, RJR 나비스코 CEO로 일했다) IT업계는 처음이었다. 이런 거스너가 IBM CEO가 됐을 때 해야 할 일들을 해나갔던 과정은 다른 경영자에게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이 된다. 거스너는 IBM의 기업문화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뽑았다. 대개 구원투수로 오는 CEO는 생존을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하고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거스너도 생존에 무게를 둔 점은 같지만 구조조정보다는 관료적 조직문화를 바꾸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거스너는 IBM에 있는 관료적 조직문화가 IBM을 고객과 시장에 무관심한 회사로 전락시켰다고 판단했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정신을 가진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것이야말로 생존과 회생의 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곧바로 문화개혁 지침을 만들었다. 이를 모든 직원들과 공유하고 이 지침에 어긋나는 관습을 없애는 싸움을 계속했다. 그리고 마침내 IBM을 회생시켰고 완전히 새로 태어났다는 시장의 호평도 받았다. 더불어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을 하던 기업을 정보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신시키고 새로운 사명도 만들었다. 현재, IBM은 하드웨어를 파는 회사가 아니다. (문정엽, 피터 드러커 경영수업, 2016, 21세기북스)
목표는 지도이고 나침반이다. 탁월한 기업의 이면에는 반드시 올바른 목표를 수립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경영자가 있다. 탁월한 경영자는 늘 목표를 심사숙고 하고 기업 활동이 목표를 향하도록 전력으로 노력한다. 앞서 강조했듯이 목표는 외부를 위한 것이다. 이것이 될 때 목표는 비로소 조직을 위해 올바른 것이 된다. 그래서 늘 환경의 변화 속에서 새롭게 구성되고 선택되는 것이다. 다음 질문을 통해 목표를 점검하고 기업활동을 점검하고,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경영자로서 하는 일을 점검해 보라.
Action Point:
1. 우리 조직은 올바른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가?
2. 현재의 목표는 사명과 비전을 실현하는 목표로서 올바른 것인가?
3. 미래의 목표로서 우리가 검토하고 숙고해야만 하는 목표는 어떤 것인가?
4. 경영자로서, 리더로서 목표 달성을 위해 내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과업은 무엇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