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외 국가에 상호관세 90일 유예 발표
뉴욕증시 폭등세 업고 코스피·코스닥 일제히 급등 마감

[인사이트코리아 = 이혜경 기자] 미국이 중국 외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 유예 입장을 밝히며 주식시장이 환호한 하루였다.
1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6.60%(151.36포인트) 급등한 2445.06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나란히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3286억원, 기관은 6870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개인은 1조 87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5.97%(38.40포인트) 치솟은 675.22에 거래를 마쳤다.
밤사이 미국 증시는 폭등세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대해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다우산업지수가 7.87%, S&P 500 지수가 9.52% 올랐고, 그동안 하락폭이 가팔랐던 반도체 주식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쏠리며 나스닥 지수는 12.16% 급등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은 우리 주식시장도 개장 초반부터 일제히 상승세로 방향을 잡았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과열된 모습도 보였다. 오전장 중에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나란히 발동될 정도였다.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매로 시장 변동이 급격히 일어날 때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발동되는 시장 조치다. 매수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해 8월 6일 이후 8개월 만의 일이다. 지난 7일에는 증시 급락으로 인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었다.
시가총액 상위의 대형주들이 큰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6.42% 오른 것을 비롯해, SK하이닉스가 11.3%, LG에너지솔루션이 11.31% 치솟았다. 현대차와 기아도 각각 5.06%, 5.2% 올랐다,
전 업종이 상승했다. 특히 전기전자(8.49%), 기계장비(8.21%), 화학(7.32%) 등 최근 부진했던 업종들이 크게 반등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알테오젠(5.61%), 에코프로비엠(9.29%), 레인보우로보틱스(7.02%), 휴젤(7.02%), 클래시스(11.65%) 등 대부분이 올랐다.
한편, 상호관세와 관련한 우려가 일단은 잦아들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상호관세 90일 유예 결정은 미국이 무역 상대국과의 협상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커보이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 “안심은 이르지만 관세 노이즈 영향력은 완화 전망”
신한투자증권의 이재원 연구원은 “관세 노이즈가 경감됐으나 여전히 자동차 및 철강 25% 관세, 10% 보편관세, 중국에 대한 125% 관세율은 지속된다”며 “오늘 밤 나오는 미 소비자물가와 1분기 한미 기업실적 추이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키움증권의 이성훈 연구원은 “트럼프는 현재 ‘높은 관세율 선(先) 부과 → 관세 유예 및 상대국과의 협상 → 관세율 조정’이라는 전략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제는 국가별 맞춤형 협상 수순으로 나아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관세 노이즈는 지속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관세에 대한 시장 민감도는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