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조7000억원 수주 창사 이래 최다
유 대표 변화·혁신 경영 성과, 3연임 가능성↑

HJ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
HJ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HJ중공업>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HJ중공업이 조선업계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힘입어 수주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진중공업 시절을 포함해 창사 이래 최다 수주액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상철 대표 3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HJ중공업, 지난해 5조원 가까운 수주 잭팟

14일 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은 지난해 약 4조7000억원에 달하는 수주 실적을 거뒀다. 이는 2023년 연매출(2조1621억원) 보다 두 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특히 조선부문 성장세가 눈부셨다. 같은 기간 300% 증가한 1조7500억원 규모의 일감을 따내며 영도조선소 단일 기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분야에서도 강점을 드러냈다. 해군의 유도탄고속함 18척 성능개량사업과 대형수송함인 독도함, 고속상륙정(LSF-II) 창정비 사업을 따냈다. MRO 대상인 유도탄고속함은 해군의 기존 고속함인 참수리호를 대체하는 차세대 고속 전투함이다. 이외에도 해경의 3000톤급 경비함 1척, 신형 고속정 4척 신규 건조사업 등을 포함해 총 5504억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렸다. 

HJ중공업은 국내 고속정 개발 노하우를 발판 삼아 미국 MRO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미국 MRO 시장은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국내 조선업계와 해군 함정 MRO 협력을 예고하면서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대형 조선사 뿐만 아니라 HJ중공업 같은 중형 조선사에도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올해 역시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HJ중공업은 지난 10일 에이치라인해운으로부터 1만8000㎥급 LNG(액화천연가스) 벙커링선 1척을 1271억원에 수주했다. 2014년 일본 NYK로부터 수주한 세계 최초의 5100㎥급 LNG 벙커링선에 이은 쾌거다. 

LNG 벙커링선은 선박 대 선박(STS) 방식으로 해상에서 LNG를 충전해 주는 선박을 뜻한다. 기존 항만에 LNG 공급·저장 시설을 추가로 설치할 필요가 없고 대량 충전도 가능해 LNG 충전 방식 중 가장 선호되고 있다.

MRO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수주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를 확대하고 LNG 수출을 재개할 방침을 밝히면서 원유운반선과 LNG 운반선, LNG 벙커링선 등 관련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탓이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HJ중공업>
유상철 HJ중공업 대표.<HJ중공업>

조선부문 성장 이끈 유상철 대표, 3연임 가능성↑

1937년 국내 최초 철강 조선사 조선중공업으로 첫발을 뗀 HJ중공업은 1989년 한진그룹에 편입해 한진중공업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2021년 9월 동부건설 컨소시엄으로 최종 인수되며 현 사명인 HJ중공업이 됐다. 한때 사하구 다대동 공장 등 각종 자산 매각 등 어려움도 겪었지만 2022년 12월 유상철 대표가 취임한 것을 계기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작성하며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

1964년생인 유 대표는 대우증권 프로젝트금융본부장, 리딩투자증권 IB본부장, 동부건설 미래전략실장, 에코프라임PE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재무·기획 전문가다. 취임 직후부터 ‘변화와 혁신을 바탕으로 지속성장 가능한 회사 토대 마련’을 경영 방침으로 내걸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 결과, 빠르게 수주 곳간을 채우며 중장기 실적 개선 기반을 마련했다. 

공로를 인정해 지난해 3월 유 대표를 재신임했다. 업계에선 오는 3월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유 대표가 3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2년여의 성과가 눈부신 데다 마땅한 경쟁자 역시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 대표 취임 이후 HJ중공업은 중형 조선사 가운데 압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지난해의 수주 릴레이를 올해도 이어가기 위해 변화보단 안정을 택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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