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글로벌 순익 7589억원…리딩뱅크 발판
베트남·일본 중심 효율적인 성장 전략 통해

진옥동(왼쪽 다섯 번째)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진옥동(왼쪽 다섯 번째)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호치민 투티엠에서 진행된 그룹사 신사옥 입주식에서 정상혁(왼쪽 네 번째) 신한은행 등 그룹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신한금융지주>

[인사이트코리아 = 박지훈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해외시장에서 호실적을 올리면서 ‘2030 글로벌 30%’ 목표에 한 달 더 다가섰다. 신한은행은 글로벌 실적을 바탕으로 6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도 되찾았다.

‘될 만한 곳에 먼저 투자하자’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베트남과 일본에서 꾸준히 현지화 작업을 추진한 것이 성과로 돌아온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전날 실적 발표를 통해 4조51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4조3680억원)보다 1495억원(3.4%) 늘어난 수준이다.

순이익 4조6423억원을 기록한 2022년에는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이익(4438억원) 등 비경상적인 요인이 있었기에 지난해 실적이 사실상 사상 최대 규모다. 

1년 새 글로벌 실적 2094억원 불어나

탄탄한 수익성 창출 배경에는 글로벌 성과가 있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글로벌 순이익은 7589억원으로 1년 전(5495억원)보다 무려 2094억원(38.1%) 불어났다. 2021년(3949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같은 성적을 달성한 힘은 베트남과 일본 시장에서 나왔다.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과 일본 SBJ은행은 1년 전보다 각각 312억원(13.4%), 216억원(17.0%) 증가한 2640억원, 1486억원을 벌어들이며 글로벌 실적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신한은행은 글로벌 성과에 힘입어 6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3조6954억원으로 하나은행(3조3564억원), KB국민은행(3조2518억원)을 너끈히 따돌렸다.

신한금융지주 재무부문장(CFO) 천상영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호실적에 대해 “환율 효과 외에도 베트남·일본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축척된 현지화 영업과 내부관리 노력이 지속가능한 성과로 이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그룹사 전체 직원 중 약 98%는 베트남 현지 직원이다. 현지화에 가장 성공적인 외국계 금융사로 평가를 받는다. 현지 주민과 기업에 대한 단단한 영업 기반을 갖춘 덕분에 달러 가치 상승에도 외화 예금 이탈이 많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지난해에도 투덕거래소, 붕따우지점 등을 확충해 54개의 영업채널을 갖췄다. 현지 중소기업과 접점을 넓히고 현지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에 참여하며 기업금융 먹거리도 발굴했다.

2030 글로벌 30% 비전에 더 가까이

신한금융은 이번 기세로 ‘2030 글로벌 30%’ 비전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신한금융은 지난 2023년 초 2030년까지 글로벌 실적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3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이번에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글로벌 실적 비중은 16.8%다. 2021년 9.8%에 그쳤던 글로벌 비중은 2022년 12.1%, 2023년 12.6%로 완만하게 성장하다가 지난해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다만, 비은행 자회사의 글로벌 수익성은 아직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신한라이프생명베트남 실적은 70억 순손실, 신한카드 할부금융 자회사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16억원 순손실을 냈다.

신한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46억원) 보다 늘었다. 여전히 총자산 4000억원, 총자본 1300억원 남짓으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기에는 실탄이 부족한 상태다.

신한금융은 지금처럼 베트남과 일본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전략으로 효율적인 성장을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신한베트남은행이 탄탄하게 쌓고 있는 현지 브랜드 이미지, 외국계 은행으로서의 입지는 향후 비은행 자회사 현지 법인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8월 베트남 경제 중심지 호치민 투티엠에 그룹사 신사옥를 마련했다. 그룹사간 유기적인 협업으로 외국계 금융사 1등을 넘어 현지 유력 금융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은 금융기법이 서서히 발전하면서 담보대대출 위주의 대출시장이 신용대출로 다변화하고 있다”며 “이는 신한베트남파이낸스를 비롯한 신한금융 그룹사 현지법인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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