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지분 100% 확보 목표… 한화 계열사와 시너지 기대
F&B사업과 협업 목표… 인수 자금 확보·인수 과정 험난 예상

[인사이트코리아 = 김재훈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아워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F&B(식음료)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데 아워홈 인수로 한화푸드테크·한화로보틱스와 협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인수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수 자금이 충분치 않을뿐더러 사업 시너지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구자은 아워홈 전 부회장이 한화 측과 경영권 분쟁을 예고한 만큼 인수 과정도 험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분 100% 확보 목표로 인수 추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이하 한화호텔)는 지난해 8월 아워홈 지분 100% 인수를 목표로 주식거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수 대상은 아워홈 오너 일가 지분이다. 아워홈 지분은 현재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구미현 회장이 19.28% 갖고 있다. 나머지 구지은 전 부회장 지분 20.67%와 구명진 전 이사 지분 19.6%도 인수할 방침이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의 지분만 확보해도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지만 아워홈 정관상 의사결정시 발행주식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한 만큼 66%의 지분을 확보해야 원활한 경영이 가능하다.
아워홈 인수에는 김 부사장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김 부사장은 우선협상(MOU) 체결 이후 아워홈 모든 공장·물류센터를 돌아다니며 현장 실사에 나섰다고 알려진다.
인수 소식이 알려진 후 시너지 효과를 묻는 질문에 대해 한화호텔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기존에 나왔던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업계는 한화푸드테크·한화로보틱스 기술을 단체 급식 사업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아워홈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한화로보틱스는 한화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공동 출자한 합작회사로 2023년 10월에 설립됐다. 한화로보틱스는 이전에 단체 급식 업체인 CJ프레시웨이와 협업한 사례가 있다. 아워홈 역시 비슷하게 적용해 운영 효율성과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단체 급식 사업은 꾸준한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만약 인수에 성공한다면 우주항공·방산·에너지 등 한화그룹사 단체 급식을 수주해 매출을 더 끌어들일 수 있다.
시너지 정말 나올까
다만 시너지 효과는 명목상 이점이기 때문에 실제 인수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아워홈이 가진 사업 모델이 한화의 푸드테크·로보틱스 사업과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다. 초기 투자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 접목해 실적을 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오히려 인수 자금 때문에 사업이 더 악화될 것이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아워홈 기업 가치는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100% 지분을 인수한다는 목표에 따라 거액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지만 한화호텔의 현금성 자산은 빈약한 상황이다. 지난 2024년 3분기 기준 한화호텔의 연결 재무상태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294억원이다.
그룹사 지원을 받거나 추가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부사장은 자신이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는 한화비전에서 3000억원 안팎을 끌어올 계획이다. 그 외 자금은 재무적투자자의 지원을 받을 계획이다.
시너지와 자금 문제는 뒤로 해도 아워홈 내부 문제 또한 인수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아워홈은 이전부터 오너 일가 경영권 다툼으로 유명한 회사였다. 현재 구지은 전 부회장이 구미현 회장·구본성 전 부회장의 매각 지분을 되사오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이는 아워홈 회사 정관이 주주가 누군가에게 지분을 팔 때 나머지 주주가 해당 지분을 먼저 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명시해뒀기에 가능한 일이다.
다만 가족 간 주식 거래가 상법 위반으로 볼 수 있어 무효라는 의견이 있다. 한화가 구 전 부회장에게 우선매수 기회를 줬기 때문에 우선매수권은 없어졌다는 설명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