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적 결합과 마일리지 통합 비율 ‘최대 과제’
통합 승무원 유니폼·CI·항공기 도색 변화 속도

대한항공 B787-10 1호기.<대한항공>
대한항공 B787-10 1호기.<대한항공>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이제 진정한 한 가족.“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6일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힘을 모아주신 양사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대한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아시아나 우려 의식한 듯 ‘통합‘ 강조

조 회장은 대한항공이 지난 12일 아시아나항공 신주 1억3157만8947주(지분율 63.88%)를 취득하며 자회사 편입을 완료한 뒤 첫 일성으로 ‘통합‘을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988년 창립한 이래 36년간 대한항공과 양대 국적 항공사 체제를 유지해온 만큼 여전히 구성원들의 자부심이 강하다. 물리적 결합이 마무리됐지만 화학적 결합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선 대한항공에 흡수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아시아나항공 직원은 “대한항공보다 아시아나항공이 규모가 작은 만큼 고용 안정성이나 급여, 복리후생 등에서 불이익이 있을까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아사아나항공 임직원수는 7726명으로 대한항공(1만6990명) 보다 9000명가량 적다.

다만 조 회장은 합병 초기 단계에서부터 여러 차례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향후 증가할 사업량에 따라 인력 소요도 함께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되며 일부 중복 인력도 필요 부문으로 재배치하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향후 2년 동안 아시아나를 자회사로 운영한 뒤 최종적으로는 ‘통합 대한항공‘을 출범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이 기간 동안 인적 교류와 조직 개편을 통해 양사 직원이 정서적 유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전망이다. 마일리지 통합 역시 2년 후 진행된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내년 1월 16일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를 포함한 주요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송보영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이 대표이사로 언급된다. 빠르게 구심점을 세워 화학적 결합 과정에서 나타나는 거부 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글로벌 승객에게 양사 합병을 알릴 수 있는 상징적 수단인 통합 승무원 유니폼, 기업이미지(CI), 항공기 도색 변경 등 변화도 서두를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통합 비율 관건, 1대 1 전환 어렵다?

고객 사이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마일리지 통합 비율이다. 업계에선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대비 최대 1.5배 더 가치가 높아 1대 1 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마일리지 적립 신용카드를 사용할 시 대한항공은 이용금액 1500원당 1마일리지를,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당 1마일리지를 적립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마일리지를 통합하면서 차별을 둘 경우 탑승 마일리지를 모아온 아시아나항공 고객 반발이 예상된다. 정치권 등에선 ‘등가(같은 가치)‘ 원칙을 언급하고 있다. 마일리지 같은 기본적인 문제부터 균열이 일어난다면 통합 가치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마일리지 가치 평가는 원점에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정위 등 유관 기관 및 전문 컨설팅 업체와 긴밀히 협업해 전환 비율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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