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월 해외 체크카드 결제 4조3510억…전년보다 2조↑
KB 트래블러스 점유율 9.3%...혜택 부족하다는 의견 많아

2024년 1월~10월 계열 신용카드사 해외 체크카드 결제금액 현황.<자료=여신금융협회 공시, 그래픽=남빛하늘>
2024년 1월~10월 계열 신용카드사 해외 체크카드 결제금액 현황.<자료=여신금융협회 공시, 그래픽=남빛하늘>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국내 은행계 신용카드사 간 해외여행 특화 카드(트래블카드) 경쟁이 치열하다. 2022년 하나카드를 시작으로 올해 신한·KB국민·우리카드가 차례로 서비스를 내놨다. 이런 가운데 KB국민카드가 점유율 경쟁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26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법인을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 개인 고객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해외에서 체크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4조3510억원이다. 1년 전 같은 기간(2조3307억원) 대비 2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해외 체크카드 시장 확대는 트래블카드가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래블카드란 해외여행 전 외화를 미리 충전해두면, 해외에서 인출·결제할 수 있는 특화 서비스다. 환전·인출·결제수수료가 모두 무료인 게 특징이다.

하나카드는 지난 2022년 7월 ‘트래블로그’를 출시하며 은행계 카드사 중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했다. 이어 올해 2월 신한카드가 ‘쏠(SOL)트래블’을, 4·6월에는 KB국민·우리카드가 ‘트래블러스’ ‘위비트래블’을 각각 선보였다.

현재 시장점유율 1·2위는 하나·신한카드다. 여신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하나·신한카드의 해외 체크카드 결제금액은 각각 2조542억원(47.2%), 1조3663억원(31.4%)이다. 전체의 80%가량을 두 회사가 차지하는 셈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했다.<KB국민카드>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했다.<KB국민카드>

후발주자로 참전한 KB국민·우리카드는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KB국민카드의 존재감이 미미하다. 단순히 트래블카드 출시 시점으로만 놓고 보면 KB국민카드가 우리카드보다 먼저지만, 실적에서 뒤쳐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까지 우리카드의 해외 체크카드 결제금액은 5048억원이다. 점유율로 따지면 11.6%다. KB국민카드의 결제금액은 4027억원으로 점유율 9.3%를 기록했다. 상품 출시 전(3월) 점유율(10%)보다 오히려 떨어진 수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기상 KB국민카드의 트래블러스가 먼저 출시됐지만 우리카드는 기존에 트래블월렛과 제휴한 해외 특화 카드가 있었다”며 “이 같은 이유에서 KB국민카드보다 높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KB국민카드의 트래블카드 혜택이 타사 대비 밀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환전·인출·결제수수료 무료와 같은 트래블카드의 기본 혜택은 있지만, 추가 혜택 부분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실제로 신한·우리카드는 공항 라운지 무료 입장 서비스를 탑재해 차별화를 꾀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1200여 공항 라운지를 연 2회 이용할 수 있다. 반면 KB국민카드 트래블러스는 이러한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공항 라운지 이용 시 1인 30% 할인 또는 1인 구매 시 추가 동반자 1인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통상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의 경우 연회비 1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카드를 써야만 누릴 수 있는 서비스다. 그만큼 연회비가 무료인 트래블카드에서 이용 가능하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였을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은 카드사 입장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서비스”라며 “이를 탑재한 신한·우리카드는 점유율 확대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고, KB국민카드는 내실경영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인사이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당사는 시장 후발주자로 참여했다”며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국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혜택을 강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인사이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