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악화로 보릿고개…인도서 돌파구 모색
포스코,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 드디어 첫걸음
현대제철, 내년 푸네에 스틸서비스센터 완공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벼랑 끝‘에 서 있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의 위기에 직면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산업 부진,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 등 악재가 겹치며 업황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철강 쌍두마차로 불리는 포스코·현대제철은 떠 오르는 신흥시장 인도에 진출해 부진 탈출 실마리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3분기 일제히 최악 성적표 받아든 포스코·현대제철
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3분기 매출액 18조3210억원, 영업이익 7430억원, 순이익 49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4%, 37.9% 감소했다. 철강 부문 포스코는 영업이익 438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향 철강 수요 부진 지속과 가격 하락 영향으로 중국 법인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현대제철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현대제철은 같은 기간 매출액 5조6243억원, 영업이익 51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62억원의 손실을 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77.5%, 매출은 10.5% 감소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중국산 저가 수입재 유입이 증가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4전 5기 끝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 첫 걸음
양사는 돌파구 모색을 위해 최근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신흥국 인도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인도는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 ‘블루오션‘으로 통한다. 세계 인구 1위(14억5093만명)의 거대한 시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평균 연령 28세로 성장 잠재력도 충분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의 경제 규모가 2026년 일본, 2028년 독일을 누르고 국내총생산(GDP)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중심으로 한 인도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에 따라 철강 사용량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철강 전문 분석 기관 WSD에 따르면 인도의 철강 수요는 자동차, 건설 등 인프라 개발 부문의 꾸준한 성장으로 연평균 7%씩 증가하고 있으며 2030년 1억9000만톤에 이를 전망이다.
포스코는 인도의 이 같은 잠재력에 베팅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1일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철강·이차전지소재·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사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 핵심은 포스코와 JSW그룹이 인도 오디샤주에 대형 일관제철소를 합작으로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일관제철소는 제선, 제강, 압연 세 공정을 모두 갖춘 종합제철소를 뜻한다.
인도 일관제철소 투자 주체는 포스코로 JSW그룹과 절반씩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다. 4~5년에 걸쳐 투자비가 집행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생산능력(CAPA) 500만톤 기준으로 80억불(10조원) 소요된다고 가정할 때 포스코가 부담하는 것은 5조원 정도“라며 “포스코가 최소 연간 에비타(EBITA) 4조5000억원을 창출하기 때문에 현금으로 충당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오디샤는 지난 2005년 포스코가 처음으로 인도 제철소 건설을 추진했던 곳이다. 하지만 현지 합작 회사와의 조율 실패, 지역 주민 반대 등 이유로 2022년까지 총 네 차례나 무산됐다. 거듭된 실패에도 포스코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2년간 JSW그룹과 돈독한 관계를 이어왔고 현지 주민 달래기에 공을 들인 끝에 MOU 체결에 성공했다.
다만 제철소 건설 삽을 뜨기 전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도는 해외 기업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굉장히 배타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인도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약 1만1000개의 해외 기업이 인도에 진출했지만 2793개 기업이 짐을 싸고 떠났다. 포스코는 향후 환경영향평가, 인허가 등을 꼼꼼히 관리해 제철소 건설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다.
포스코는 현재 인도 마하라슈트라에 180만톤 규모의 냉연·도금 공장과 델리, 첸나이 등에 5개 철강 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도금제 시장에서는 포스코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28%에 달한다. 여기에 일관제철소까지 조성될 경우 가격 경쟁력을 더욱 높여 포스코의 인도 시장 점유율이 대폭 증가할 수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경제 블록화 극복과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투자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中 법인 정리 후 인도 집중
현대제철도 인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서강현 사장은 전임 사장 시절 사실상 실패했던 중국 법인을 대부분 정리하고 인도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지에 연간 23만톤 철강재를 공급할 수 있는 푸네 스틸서비스센터(SSC)을 짓고 있다. 인근에 현대차 푸네 공장이 위치하고 있어 지리적 조건이 우수하다. 푸네 SSC는 내년 3분기부터 상업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인 인도로 무게중심을 옮겨 해외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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