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판권 확보…도쿄 게임쇼서 뜨거운 관심
서브컬처와 거리 두던 엔씨 변화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

[인사이트코리아 = 신광렬 기자]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부진 극복을 위해 외부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가운데, 370억원을 투자한 빅게임스튜디오가 구원투수가 될수 있을 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빅게임스튜디오는 2020년 설립된 서브컬처 게임 제작사다. 넷마블의 대표작 ‘일곱 개의 대죄: GRAND CROSS’ 핵심 개발진이 최재영 대표를 필두로 모여 창립했다. 현재는 동명의 일본 만화를 기반으로 한 ‘블랙 클로버 모바일: The Opening of Fate’을 서비스 중이다.
엔씨는 지난 8월 370억원을 투자해 빅게임스튜디오 지분을 확보하고 이들이 준비중인 차기작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이하 브레이커스)’의 글로벌 서비스 판권을 확보했다. 브레이커스는 빅게임스튜디오가 처음으로 준비하는 자체 지적재산권(IP) 작품이기도 하다.
브레이커스는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도쿄 게임쇼 2024에 단독 부스를 내고 참가했다. 도쿄 게임쇼 현장에서 브레이커스 부스는 유저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등 많은 인기를 모으며 작품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빅게임스튜디오 관계자는 “왕도적인 스토리텔링과 서브컬처 문법을 현대식으로 세련되게 해석한 것이 브레이커스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엔씨가 해당 게임사에 거금을 투자해 신작 판권을 확보한 것은 회사의 이미지 개선을 통해 부진을 극복하려는 작업의 일환이다. 엔씨는 대표작 ‘리니지’ 시리즈 악명으로 인해 게이머들 사이에서 부정적 이미지가 크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그 동안 엔씨가 시도하지 않았던 서브컬처 장르를 전문으로 하는 게임사에 투자하는 전략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가 오랫동안 리니지 계열의 MMORPG만을 만들어 왔던 만큼 단기간에 완성도 높은 ‘탈 리니지’ 작품을 내기는 어렵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새로운 장르에 대한 노하우를 쌓음과 동시에 외부 게임사를 통해 완성도 높은 타 장르 작품을 내놓아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브컬처와 거리 두던 엔씨 변화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
브레이커스가 서브컬처 게임이라는 것도 주목받는 요소다. 엔씨는 유저들 사이에서 서브컬처 게임에 거부감을 보이는 게임사로 유명했다.
최근 서브컬처 장르가 게임시장에서 각광받으며 게임사들은 앞다퉈 유망 서브컬처 IP를 확보하거나 개발에 들어갔다. 그러나 엔씨가 서비스 중인 서브컬처 게임은 현재 전무하다. 대표작 블레이드 앤 소울의 아트디렉터를 담당하던 김형태 디렉터 퇴사 이후 후속작에서는 특유의 서브컬처풍 아트 스타일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기도 했다.
이처럼 엔씨가 서브컬처와 꾸준히 거리를 둬 왔던 만큼, 브레이커스 판권 확보는 변화를 위한 엔씨의 노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로 꼽힌다. 그만큼 엔씨가 빅게임스튜디오와 브레이커스에 거는 기대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 관계자는 “엔씨는 최근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엔씨가 브레이커스 판권을 확보한 것도 이같은 노력 일환으로, (브레이커스는)기존 엔씨 유저층 뿐 아니라 다양한 유저층을 공략할 수 있는 게임으로서 회사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브레이커스 출시가 2025년 하반기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남은 1년의 공백기를 어떻게 메울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엔씨는 신작들이 연이어 실패하면서 만성화된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브레이커스가 출시될 때까지 실적을 이끌어갈 성공작 필요성이 절실해진 이유다.
이를 위해 엔씨는 올해 4분기 중으로 출시 예정인 ‘저니 오브 모나크’에 이어 내년에도 신작 대공세를 통해 게임시장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내년 중으로 프로젝트G, LLL, 아이온2 등 3종의 대형 작품을 포함해 기존 IP를 활용한 신규 장르 게임 2종과 캐주얼 장르 신작 2종 등을 자체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