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경제협력위원회서 핵심사업 지원 요청
포스코그룹, 호주와 40년간 핵심광물 공급망 파트너

[인사이트코리아 = 손민지 기자] “양국이 더욱 긴밀한 경제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경쟁력과 기회를 함께 확보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자원 강국인 호주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가교 역할을 자처했다.
미래 핵심 산업에서 '원팀'...장인화 회장, 한-호 경제협력 가교
장인화 회장은 지난 2일 호주 퍼스에서 열린 ‘제45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 경제협력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핵심광물 공급망, 인공지능(AI) 및 스타트업, 방산·항공우주, 식품 및 인프라, 청정에너지 등 5개 분야에서 호주와의 협력의지를 밝혔다. 올해로 ‘한-호 자유무역협정(KAFTA)’ 체결 10주년을 맞은 가운데 장 회장이 한국을 대표해 양국간 미래지향적 관계발전을 도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장 회장은 3일과 4일 양일 동안 호주 정부 인사와 주요 기업 최고경영층과 잇달아 면담하며 양국의 경제협력을 도모할 예정이다.
1979년에 시작해 올해 45회째를 맞이한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는 양국 경제계의 지속적이고 견고한 파트너십을 증명하는 유서 깊은 협력 플랫폼이다. 이번 회의에는 양국 정·재계에서 약 250명이 참석했다.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가 KAFTA와 함께 양국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깊이 일조해 온 것에 대해 양국 정부 및 경제인 간 공감대를 형성하며 의미를 더했다.
한국 측에서는 포스코홀딩스, 한국수출입은행, GS건설, LX인터내셔널, 효성중공업, HD현대중공업, LG에너지솔루션, SK E&S, SK어스온, 일렉시드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호주 측에서는 호주 시가총액 15대 기업에 포함된 웨스파머스, 우드사이드 에너지, 리오틴토 등이 100여개 기업이 함께했다. 양측은 공동의 '주요 7개국(G7) 참여'를 비롯해 탈탄소 전환, 국방 및 항공우주 협력 강화, 전통산업에서의 혁신 등에 뜻을 모았다.
호주는 1950년 한국전쟁 참전을 비롯해 1962년 한국과의 수교 이래 지난 60여년간 정치·외교 분야에서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이어왔다. 또 교역과 투자 분야에서도 호주는 한국의 6대 교역국이자 자원·에너지 분야 최대 투자국으로 한국은 호주의 4대 교역국이기도 하다.
40년 인연…자원개발·탄소중립 협력 이어간다
포스코그룹은 국내 기업들 중에서도 지난 40여년간 호주와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해왔다. 1980년대 초부터 철광석, 리튬, 니켈 등 핵심광물 공급망의 중요한 파트너 국가인 호주와 자원개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왔으며 누적 투자비는 지금까지 4조원에 달한다. 또한 매년 약 70억달러(한화 9조4000억원) 이상의 철강 원료를 호주에서 구매하고 있는데 이는 총 원료 구매량의 70%를 차지한다.
또한 포스코그룹은 HBI(저탄소 원료·Hot Briquetted Iron), 수소, 리튬 등 미래사업 분야 육성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와 함께 흑연과 희토류 등 신규 사업분야에서도 호주의 잠재적 파트너사들과 지속 교류하며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나아가 장 회장이 직접 경제협력위원장 자격으로 전면에 나선 만큼 향후 친환경 소재와 인프라 혁신 등 호주와의 협력에 관심이 모인다.
특히나 장인화 회장은 최근 현장경영을 끝낸 후 하반기 본격적인 쇄신에 주력하고 있다. 철강 업황이 크게 부진한데다 신성장동력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도 주춤한 가운데 이를 만화할 새로운 사업 전략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포스코그룹이 미래 철강 시장을 겨낭하는 만큼 탄소중립은 주요 이슈다. 지난 3월 포스코는 광양에 약 6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250만t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착공했다. 2025년 말에 준공하고 2026년부터 본격적인 전기로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포스코는 해당 공장이 가동하면 고로 방식에 대비해 연간 최대 약 350만t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 회장은 지난 4월 조직개편 당시 탄소중립 업무의 주요 기능을 지주사 전략기획총괄 산하 신설 부서(탄소중립팀)에 맡기기로 했다. 그간 지주사 내 철강팀·수소사업팀과 포스코 탄소중립전략실이 관련 업무를 나눠 수행해 왔는데 이를 통합해 그룹 차원의 탄소중립 전략 수립과 실행력을 강화시켰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서 장 회장은 호주에서 추진 중인 HBI 프로젝트, 이차전지소재용 리튬, 흑연 등 그룹의 핵심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호주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며 우방국끼리 연합해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렌드 쇼어링’이 확대되는 가운데 포스코그룹은 수십 년간 자원개발 협력을 다져온 호주와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해 양국의 경제·산업 발전에 앞장설 방침이다.
장인화 한·호주 경제협력위원장은 “한국과 호주가 다양한 분야의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며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