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TL 글로벌 론칭 1달 앞두고 일정 10월로 연기
국내시장에서 참패한 TL, 제작에만 7년 걸려...글로벌 시장에서 성과 내야 한다는 부담감 커
해외시장에서의 TL 성공 위해서는 환골탈태급 변화 동반돼야

[인사이트코리아 = 신광렬 기자]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최근 인력 구조조정과 김택진 창업주의 가족들을 경영에서 전면 배제하는 등 체질개선 작업에 나섰다. 또한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의 글로벌 론칭 일정을 미루면서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TL의 글로벌 퍼블리셔를 담당하는 아마존게임즈는 8월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TL의 론칭 일자를 10월 1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아마존게임즈는 유저 피드백을 반영해 주요 콘텐츠를 개선함과 더불어 생활형 콘텐츠 등의 요소를 추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씨 관계자는 “최근 한국 서버에서 진행한 ‘스킬 특화’ 시스템 등이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해당 시스템 등을 글로벌 서버에 적용시키기 위해 론칭을 연기했다”며 “이로 인해 약 2주간 론칭이 미뤄졌는데, 이를 제외하면 TL의 글로벌 서비스에 있어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에게는 현재 TL의 글로벌 시장 성공 여부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 글로벌 버전의 TL은 엔씨가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 엔씨는 ‘배틀크러쉬’에 이어서 ‘호연’ ‘TL 글로벌’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배틀크러쉬는 기존의 난투형 대전액션게임들 사이에서 뚜렷한 차별화를 보이지 못한 채 부진을 겪고 있으며, 호연은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그 성공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엔씨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실험작들의 성공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2분기 엔씨는 간신히 적자를 면했지만, 이같은 부진이 이어지면 3분기 실적도 위태롭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결국 엔씨는 현재로서는 가장 잘 하는 장르인 MMORPG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여기에 엔씨가 들인 노력에 비해 TL이 국내에서 부진한 것도 해당 작품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는 TL을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으로 만들기 위해 7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그러나 출시 후 국내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그만큼 엔씨의 입장에서는 (TL로)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해외시장에서의 TL 성공 위해서는 환골탈태급 변화 동반돼야
TL이 해외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에 대한 업계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해당 작품이 이미 국내에서 참담한 성적표를 받은 상황에서, 게임 자체를 완전히 ‘뒤집어 엎는’ 수준의 변화가 없이는 해외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TL은 국내 출시 직후에는 입소문에 힘입어 동시접속자가 5만명을 단숨에 넘어섰다. 그러나 유저 수가 급격히 빠져나가며 출시 반 년만에 두 번의 서버통합을 진행했다. PC방 점유율 또한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MMORPG에서 중요한 요소인 액션성이나 타격감, 스토리 내러티브적인 측면에서 경쟁작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추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TL이 인기를 모으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되어야 한다는 평가다.
해외 게임시장에서 이미 다수의 MMORPG 작품들이 높은 인기를 끌며 유저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현재 MMORPG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차치한다고 해도,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일본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 14’, 미국 베데스다의 ‘엘더스크롤 온라인’ 등의 작품들이 버티고 있다.
이들은 작품 특유의 세계관이 주는 매력이나 화려한 액션성 등과 같은 고유의 매력들을 앞세워 글로벌 MMORPG 시장에서 안정적인 자리를 차지했다. TL이 이들 사이에서 차별화에 실패한다면 국내시장에서의 참패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TL이 위의 탑티어 경쟁 작품들과 비교해 무엇이 낫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라며 “국내에서의 실패작이 해외에서 대박이 나는 경우는 정말 운이 좋은 경우가 아니면 좀처럼 생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