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MG손보 공개매각 재입찰 인수의향서 제출
노조 “고용승계 의무 없는 P&A 방식…임직원 고용 불안 우려”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매각 ‘4수생’ MG손해보험 인수전에 메리츠화재가 ‘깜짝’ 등장한 가운데 MG손해보험 노동조합이 “메리츠화재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검토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력 반발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MG손해보험 매각 주관사 삼정KPMG가 재입찰 절차를 마감한 결과 메리츠화재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앞선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사모펀드(PEF)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도 인수 의향을 다시 밝혔다.
MG손해보험 대주주는 지분 95.5%를 보유한 국내 사모펀드 JC파트너스다. 하지만 2022년 금융위원회가 MG손해보험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면서 예금보험공사가 위탁 받아 공개매각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MG손해보험 매각을 추진하는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해 1월 진행한 1차 예비입찰에는 참여자가 없었고 같은 해 8월 2차 예비입찰에는 사모펀드 운용사 한 곳만 LOI를 제출하면서 유찰됐다.
이어 올해 4월 3차 예비입찰에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가 LOI를 제출했으나 7월 본입찰에는 두 곳 모두 참여하지 않으며 무산됐다. 예금보험공사는 열흘 후 재입찰 공고를 냈고 여기에 메리츠화재를 포함한 총 세 곳이 참여 의사를 밝힌 된 것이다.
MG손보 노조 “메리츠화재, 실속만 챙기려는 의도”
이르면 이번주 중 예금보험공사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MG손해보험 노동조합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메리츠화재가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MG손보의 보험계약과 우량자산 인수,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만 노리고 임직원의 고용안정에는 관심이 없다는 주장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인수자 부담을 더는 목적으로 주식매각(M&A)과 P&A 방식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해도록 했다. MG손해보험 노조는 메리츠화재가 P&A 방식을 통한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P&A 방식은 인수 희망자가 우량자산과 부채를 선택적으로 인수할 수 있고 고용승계 의무도 없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MG손해보험지부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을 인수할 진정한 뜻이 있었다면 재공고가 아닌 예비입찰부터 관심을 갖고 참여했어야 한다”며 “메리츠화재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배영진 MG손해보험 지부장은 “메리츠화재가 P&A 방식을 이용해 MG손해보험의 우량자산, 7000억원의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예금보험공사에서 지원하는 5000억원의 공적자금 등 실속만 한가득 챙겨 편취하려는 의도를 충분히 읽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도 “과거 메리츠화재 노조가 2011년 산별노조를 탈퇴한 후 일사천리로 노동자들을 회사에서 내쫓고 보험 시장 내에서도 생태계를 교란시켰다”며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의 자산만을 인수하고 노동자들을 또 고용 불안에 시달리게 만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수 백, 수 천명의 생존권과 고용이 달려 있는 문제”라며 “금융위와 예금보험공사는 시장을 교란하고 노동자들의 고용을 불안하게 하는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매각 과정에 등장하지 않도록 제대로된 심사를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용범 메리츠금융그룹 부회장은 이날 진행된 2024년 상반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MG손해보험 매각 관련 질문에 “지난 1분기 IR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주당 이익의 증가가 가져오는 규모의 경제와 이에 도움 되는 성장에만 관심 있다”며 “단순 외형 경쟁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M&A를 할 때 살펴보는 건 가격이 적절한지, 사업을 이끌 인재가 확보돼 있는지, 리스크 규모와 성격이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지 등”이라며 “이번 MG손해보험 건은 이 기준에 맞는지 세밀히 살펴서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경우 완주할 것이고 아닐 경우 중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메리츠금융, 상반기 순이익 1조3275억원…반기 기준 최대
- 메리츠화재, ‘반려동물 사랑’ 캠페인…동물 의료복지 증진 ‘앞장’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원메리츠’로 주주 웃음꽃 활짝
- 메리츠화재, 대전시수의사회와 반려동물 의료복지 강화 위한 MOU 체결
- ‘순익 50% 주주환원’ 메리츠금융, 금융지주 ‘1호 밸류업’ 공시
- 메리츠화재, 리트러스트와 Open API 업무협약 체결
- 롯데카드, 보험엔로카 2종 출시…“라이나생명·메리츠화재 보험료 할인”
- [2024 기업시민포럼] 김우진 서울대 교수 “한국 기업 지배구조 본질적 문제는 사익편취, 주주간 부의 이전”
- 메리츠증권, 여의도 직장 어린이집 폐쇄
- [굿거버넌스 CEO]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 ‘고객이 신뢰하는 보험사’ 만든다
- 수의계약으로 방향 튼 MG손보 매각…노조 “메리츠화재는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