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정서영·신광렬 기자] 엔씨소프트가 3년 만에 인공지능(AI)과 금융서비스를 접목한 ‘금융 비즈 센터’를 접는다. 엔씨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핵심 경쟁력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비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정리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게임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지난 13일 AI 금융 조직인 ‘금융 비즈 센터’ 소속 직원 40여명을 대상으로 조직개편 설명회를 열고 사업 정리를 공지했다. 엔씨는 직원들에게 다른 부서로 이동할 수 있는 전환배치 프로그램을 지원하거나, 퇴사 희망자에게는 최대 6개월 급여를 위로금으로 준다는 방침이다.

엔씨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사업 성과 부진을 이유로 꼽고 있다. 특히 금융사와 협력, 투자 유치 등의 제한으로 사업을 지속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보인다. 금융 비즈 센터는 지난 2020년 신사업 육성을 목표로 AI가 자산을 운용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은 조직이다.

엔씨 관계자는 “이번 해체는 오래전부터 논의돼 온 사안”이라며 “회사는 올해 초부터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실행하며 핵심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지난 10월 발족한 변화경영위원회나 박병무 대표 선임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며 “일부 조직 개편 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부진한 실적에 비주력 사업 정리

엔씨는 지난해 4분기부터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만 해도 영업이익 165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89% 줄어들었다. 실적이 줄어든 배경으로는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 매출 감소를 업계는 꼽고 있다.

계속된 실적 부진으로 엔씨는 올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 1월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에 매각했고, 5월에는 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클렙’의 지분도 전량 팔았다. 10월에는 김택진 대표가 설립한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디셈버앤컴퍼니 대주주가 사모펀드 운영사 포레스트파트너스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엔씨는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창업자인 김택진 단독대표 체제에서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창사 이래 첫 공동대표 체제다. 이달 엔씨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 대표이사 후보자로 선정했다. 이는 엔씨의 부진한 실적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박 후보자는 동양생명, 버거킹 등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며 기업 경영, 전략, 투자 등의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시작으로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 대표, TPG Asia(뉴 브리지 캐피탈) 한국 대표 및 파트너, 하나로텔레콤 대표, VIG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