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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3 19:08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김대리의 기획안] 하나카드 트래블로그…‘언더독의 반란’ 기획하다
[김대리의 기획안] 하나카드 트래블로그…‘언더독의 반란’ 기획하다
  • 남빛하늘 기자
  • 승인 2023.10.19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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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 담당자 하나카드 김충영 차장·김지윤 주임 인터뷰
론칭 13개월 만에 가입자 200만…해외 체크카드 점유율 35%
하나카드 하나머니사업부 김충영(왼쪽) 차장과 김지윤 주임은 하나카드의 여행 특화 서비스 트래블로그 실무 담당자다.<안규림>

기업의 캐시카우나 간판상품은 대개 최고경영자(CEO)의 치적을 알리는 전리품이 되고는 한다. 한국에서 그것을 실제로 구상하고 현실화 해낸 기획자, 실무진 ‘김대리’는 그저 밥 값 정도 한 직원일 뿐. ‘김대리의 기획안’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하거나 산업을 선도한 상품 혹은 서비스의 기획자를 찾아 소개함으로써 기업이 직원을 자랑하고 싶은 문화를 일깨우고자 한다. 아울러 C-레벨 임원 대신 평범한 김대리를 인터뷰 자리에 ‘모셔준’ 기업에 감사를 전한다.

[인사이트코리아=남빛하늘 기자] 2023년 1월 굳건하던 해외 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이 뒤바뀌었다.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신한카드가 2위로 밀려난 것. 새롭게 왕좌를 차지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업계 ‘꼴찌’ 하나카드였다. 점유율 변동이 흔하지 않은 카드업계에서 ‘언더독(Underdog)의 반란’이 일어난 것이다.

하나카드가 해외 체크카드 시장을 흔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트래블로그(Travelog)’가 있다. 트래블로그는 하나머니 앱(App)에서 환전수수료 없이 외화를 충전해 두고 해외 어디서든 무료로 인출·결제할 수 있는 특화 서비스로 지난해 7월 출시됐다.

트래블로그는 2021년 12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당시 ‘리오프닝(Reopening·경제활동 재개)을 준비해보자’는 경영진의 지시로 태스크포스(TF)가 꾸려지며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하나머니사업부를 비롯한 직원 100여명의 노력이 모여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트래블로그 카드.<안규림>

트래블로그를 중심으로 ‘하나’된 계열사

지난 16일 서울 중구 소재 하나금융그룹 본사에서 <인사이트코리아>와 만난 김지윤 하나카드 하나머니사업부 주임은 “트래블로그 서비스는 어떤 한 명이 아이디어를 발제했다기 보다 회사 안팎의 여러 니즈(Needs)가 하나로 모여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과거 외환은행과 합병으로 환전 업무에 강점을 가진 하나은행과 ‘비바’ 등 해외 특화 카드가 있는 하나카드에 넥스트(Next)가 필요했던 찰나에, 모바일 환전 기능이 새롭게 추가되면서 서비스가 완성된 것이다. 트래블로그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가 ‘하나’로 모인 셈이다.

김충영 하나머니사업부 차장은 “기존에도 해외 이용 수수료나 ATM 출금 수수료 무료는 카드 서비스에 있었고, 여기에 은행의 환전 기능이 모바일화 된 것”이라며 “트래블로그는 각 계열사의 특화된 서비스가 모두 모인 형태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래블로그의 핵심은 모바일 환전이다. 김 차장은 “항공권부터 숙박·액티비티 예약이 다 온라인화 돼 있었지만, 유일하게 환전만 오프라인에서 해야 했다”며 “현금 없이 카드 하나만으로 해외여행을 가능하게 한 점이 트래블로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총 26개국의 통화를 수수료 없이 환전할 수 있는 트래블로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론칭 13개월 만에 가입자 수 200만명을 끌어모았다. 지난 16일 기준 가입자 수는 255만명을 기록했으며, 누적 환전금액은 7480억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힙(Hip)한 카드 디자인이 MZ세대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트래블로그 카드는 새로운 여권을 모티브로 한 신여권형과 여행용 캐리어에 부착하는 스티커를 모티브로 한 캐리어 스티커형이 있다. 최근에는 블루에디션을 출시하며 디자인 라인업을 강화했다.

김 차장은 “통상적으로 카드사에서 한 브랜드에 두 가지 카드 디자인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며 “두 가지 디자인이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좀 더 넓었을 것이고, 디자인 자체가 워낙 힙하다 보니 관심을 더 받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카드 디자인은 외주 컨설팅 업체가 했지만, 회사 내 MZ세대 직원들의 도움이 컸다. 김 주임은 “1차 디자인이 나왔을 때 주니어 사원들을 불러 모아 비평회를 열었다”며 “다양한 피드백이 오간 결과 최종적으로 두 가지 디자인이 채택됐다”고 말했다.

점유율 35%…‘해외여행 1등 카드사’ 도약

트래블로그 덕에 하나카드는 해외 체크카드 시장점유율 1위를 꾸준히 유지하며 ‘해외여행 1등 카드사’로 도약했다. 김 차장은 “올해 1월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뒤 8월까지 매월 1위를 하고 있다”며 “1월 26% 정도였던 점유율은 8월 35%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전했다.

물론 흥행을 100% 확신한 것만은 아니다. 김 주임은 “출시하고 나서는 걱정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트래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하나은행 계좌와 하나머니 앱, 카드가 모두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고객이 넘어야 하는 허들(Hurdle)이 높고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이때 지주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지가 큰 힘이 됐다. 하나금융은 트래블로그를 홍보하기 위해 지난 8월 ‘하나뿐인 공항, 성수국제공항’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축구선수 손흥민을 비롯해 배우 이도현, 걸그룹 아이브(IVE)의 안유진까지 그룹 광고모델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여기에 TV 광고는 물론 유명 유튜버나 인플루언서 협찬을 통한 홍보도 적극 활용했다. 김 차장은 “아무래도 치고 올라가려면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필요했다”며 “팝업스토어 오픈, TV 광고 론칭 같은 포인트가 생겨나면서 좀 더 바이럴(Viral)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트래블로그는 하나금융에 MZ세대 고객을 유입시킬 앵커(Anchor)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김 차장은 “금융권이다 보니 기존에는 3040 세대 남성 고객 비율이 상당히 높았는데, 트래블로그 서비스 론칭 이후부터는 20~40대 여성 비율이 많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하나머니가 6개 관계사가 모여서 하는 앱이다 보니 트래블로그를 이용하러 들어왔다가 다른 서비스를 이용해 볼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접점 채널을 만들기 쉽지 않은 금융권에서 여행이라는 말랑말랑한 소재가 그룹 내 시너지가 된 셈이다.

함영주(앞줄 가운데) 하나금융그룹회장과 이호성(앞줄 맨오른쪽) 하나카드 대표이사가 트래블로그 담당 직원들과 함께 트래블로그 200만 가입을 축하하고 있다.&lt;하나카드&gt;
함영주(앞줄 가운데) 하나금융그룹회장과 이호성(앞줄 맨오른쪽) 하나카드 대표가 트래블로그 담당 직원들과 함께 트래블로그 200만 가입을 축하하고 있다.<하나카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관심도 높다. 함 회장은 최근 금융위원회 주최로 열린 ‘코리아핀테크위크 2023’ 행사에서 다른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트래블로그를 직접 홍보하며 영업했다는 후문이다. 또 가입자 수 200만명을 돌파했을 때는 담당 직원들과 함께 축하 케이크를 자르기도 했다.

해외여행 경험과 디지털 환전 경험을 바꾼 트래블로그의 넥스트 스텝(Next Step)은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김 차장은 “결제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쿠폰을 제공하는 등 큐레이션 기능을 탑재한 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내 협업을 통해 여행자 보험과 여행 적금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환전계의 애플’이 되겠다는 게 포부다. 스마트폰, 맥푹, 워치로 이어지는 애플의 생태계처럼 트래블로그로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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