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김민주 기자] 제약사 업(業)의 본질은 ‘좋은 의약품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다. 나아가 국민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데 의의를 둔다. 2025년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을 앞둔 최근, 웰빙(well-being)을 추구하는 시대의 웰다잉(well-dying)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전통제약사 종근당그룹이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제약산업의 새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건강은 이달 10일 당뇨병 환자를 위한 영양 조제 식품 ‘닥터케어 당 코치 제로’를 출시했다. 한국당뇨협회와 함께 개발한 제품이다. 지난해 5월에는 암환자용 영양조제식품 ‘캔서코치’를 먼저 출시한 바 있다.

환자식으로 알려진 ‘메디푸드’는 의학(Medical)과 식품(Food)의 합성어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특수 의료용도 식품’으로 정의한다. 당뇨질환자용, 신장질환자용, 암환자용 식단형 식품을 모두 포함하며, 최근 식습관에 의한 만성질환자 증가세에 따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특수의료용도 식품(메디푸드) 생산액은 2020년 824억원에서 2022년 982억원으로 19.2% 늘었다. 전 세계 특수의료용도 식품 시장 규모는 2017년 67억 달러(약 9조원)에서 2028년에는 124억 달러(약 1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환자식은 현대그린푸드, 대상웰라이프 등 식품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제약업계에서는 환자식도 다양화되고,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해 ‘제약사’ 신뢰도를 바탕으로 기회를 타진하고 있다.

종근당건강은 지난해 종근당 헬스웰 매장과 온라인몰로 일반인 마케팅에 주력했으며, 최근 의료 현장에서도 제품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회사는 올해 영양학회 참여 등 제품 광고를 통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제약업계 최초 요양산업 진출 

지난해 종근당 자회사 종근당산업은 프리미엄 요양원 ‘헤리티지너싱홈’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요양 케어 서비스 분야의 리딩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에 소재한 이 요양원은 지하 2층~지상 4층(약 2650평) 규모로,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관리·감독을 벗어나 본인부담금 100%로 운영, 장기요양등급 없이도 입소 가능한 프라이빗 베드 64상과 장기요양보험의 지원을 받는 퍼블릭 베드 82상 등 146상에서 90여명의 직원이 케어를 담당하고 있다.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대형병원과 연계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정기적 촉탁 진료와 각 분야별 자문의료, 주치의와 협진, 전문적인 재활 물리치료센터와 간호전문실을 함께 운영 중이다.

회사는 지난 2021년 9월 서울 강동구 강일동에 프리미엄 요양원 벨포레스트를 개원하며 요양산업에 첫 진출했다. 요양원 내에는 증강현실(AR)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는 인지재활과 최신 의료장비를 비롯 어르신 1.9명 당 1명의 높은 비율(타기관 평균 2.5:1)로 요양보호사를 배정하여 집중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약 업계에서는 종근당의 요양원 사업 시도는 이례적인 행보라는 평가다. 지금까지 주요 제약사에서는 별도 재단을 통해 요양병원을 운영하거나 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하는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고령화율 17.5%로 집계됐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올해 1000만 명을 넘고 2025년에는 고령화율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며, 2050년에는 국민의 40%를 차지하게 된다.

종근당산업 관계자는 “헤리티지너싱홈은 초고령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고품격 실버 복지서비스를 갖춘 최고급 노인요양시설”이라며 “벨포레스트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입소자와 가족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의 노인 요양사업을 발굴해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