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남빛하늘 기자] 최근 보험업계에 상품 제조와 판매 조직을 분리하는 이른바 ‘제판분리’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생명보험사들이 저마다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General Agency)을 설립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 시장에서 GA가 주력 채널로 떠오르고 있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설계사 수는 전속설계사가 약 16만명인데 반해 GA 설계사는 24만여명으로 집계됐다.

GA는 보험회사와 계약을 맺고 보험 상품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대리점을 말한다. 소속된 한 곳의 보험사 상품만 취급할 수 있는 전속 설계사와 달리, GA는 제휴된 곳이라면 생·손보사 상관 없이 모든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

고객 입장에서 GA의 장점은 설계사 1명과 만나 다양한 회사의 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가입 전 비교가 필수인데, GA의 경우 고객들이 한 번에 여러 상품을 비교한 뒤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판분리 효과…자회사형 GA 설립 ‘속속’

그간 보험사들은 대형 GA와의 제휴를 통해 매출 확대를 일궈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회사형 GA를 직접 설립하는 분위기다. 본사는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자회사가 판매를 전담해 영업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2021년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판매전문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으며, 신한라이프도 자회사형 GA 신한금융플러스를 설립·운영 중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20일 판매전문 자회사 HK금융파트너스를 출범하고 7월 5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AIA생명도 GA 설립을 추진하면서 제판분리에 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한화생명·미래에셋생명 등 일찍이 제판분리를 시도했던 생보사들의 자회사형 GA가 흑자전환에 성공함에 따라 생보업계 내 GA 채널 확대 흐름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2022년 1분기 410억원 적자에서 올해 1분기 1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도 지난 1분기 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흑자로 전환했다.

생보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보험에 대한 인식 수준이 과거보다 많이 올라왔다”며 “여러 상품을 고객에 맞게 추천하도록 하는 GA식 영업을 하지 않는 보험사와 설계사는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