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혁신기업가 TOP7] ‘편리한 금융’ 토스 창안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2021 혁신기업가 TOP7] ‘편리한 금융’ 토스 창안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1.03.03 14: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인인증서 필요없는 간편송금, 금융계 판을 흔들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토스>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금융업만큼 신규 플레이어가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은 찾기 힘들다. 몇 년 전까지 스타트업의 금융업 진출은 불가능에 가까웠고 미국에서나 가능한 일로 인식돼 왔다.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역시 대기업의 합종연횡으로 만들어진 금융사다.

반면, 이승건 대표가 2011년 설립한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올해 국내에서 각각 4년, 18년 만에 탄생하는 신생 인터넷은행, 증권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스타트업 토스가 증권사와 은행을 세울 수 있었던 기반에는 막대한 자본금이 아니라 ‘편리한 금융’이라는 이 대
표의 사업 신조가 있었다. 회사는 간편송금·결제, 신용등급조회, 토스인증서, 소비관리 등 이용자 친화적인 금융 서비스가 연이어 히트하면서 창사 10년 만에 종합금융사로 발돋움 하게 됐다

불편한 서비스 찾다 간편 송금 ‘토스’ 구상

토스는 금융업을 영위하겠다는 목표로 설립한 회사가 아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불편한 서비스를 찾아서 개선해보자”라는 생각에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에 가장 부합하는 산업이 금융이었다. 2010년대 중반, 송금 혹은 인터넷쇼핑을 하려면 결제·보안 관련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로 인증과정을 거쳐야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불편함을 해결할 방법으로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구상하게 됐다. 공인인증서 없이 송금액과 수취인 입력, 인증(암호·지문) 3단계만 거치면 진행할 수 있는 간편송금은 오늘날 당연하듯 이용하지만 당시에는 ‘불법’ 취급을 받았다. 2014년 2월 베타 출시된 간편송금은 금융법령에 근거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서비스 2개월 만인 4월 중단됐다.

이 대표는 간편송금 이용자의 편익을 위해 규제를 해소하는데 분주히 노력했다. 그는 2015년 1월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부업무보고에 청년 기업가 자격으로 참석해 “현장에서 느끼는 은행들의 태도가 보수적”이라며 “핀테크는 기존 금융업의 새로운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윈-윈 비즈니스인 만큼 은행들이 전향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독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일을 계기로 간편결제 서비스 허용에 대한 금융당국의 유권해석이 내려졌고 알토스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토스는 2015년 2월 다시 출시된 간편송금, 간편이체, 대출비교, 카드추천 등 잇따른 편의 서비스에 힘입어 현재 이용자 18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이 대표는 좋은 사업 제안이 오더라도 이용자 편익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거절했다. 신한금융그룹과의 인터넷은행 설립 추진 결렬이 대표적인 사례다. 토스는 2019년 상반기 신한금융과 토스뱅크 인가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사업전략 방향에서 이견이 생기자 결별하고 주주사들과 함께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당시 신한금융은 분야별 1위 플랫폼 기업을 주주사로 둔 생활플랫폼 은행을 지향한 반면 토스뱅크는 스타트업 문화를 바탕으로 중신용자 대출에 특화된 챌린저뱅크를 설립하려 했다. 자본력을 지원할 신한금융이 빠진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결국 자금조달 능력 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탈락했다. 토스뱅크 주주사로 이름을 올린 기업들이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환전환우선주 형태로 토스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토스의 자본금이 언제라도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을 설립하기에 부적합하다는 판단이었다.

‘이용자 편익’을 쫓는 챌린저뱅크에 대한 이 대표의 야심은 계속됐다. 2019년 하반기 하나은행, SC제일은행, 토스 투자사들과 함께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다시 도전한 것이다. 은행계 주주사에는 챌린저뱅크라는 지향점을 이해시켰고 토스 주주사는 상환전환우선주를 전환우선주로 바꿔 장기투자를 약속했다. 금융당국은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자본 안정성을 크게 강화했다고 판단해 인터넷은행 인가를 부여했다.

토스증권 MTS는 기업명이 아닌 상품이나 서비스명으로 검색해도 관련 종목을 찾아준다.<토스증권>

핀테크는 옛말, 종합금융사로 발돋움

토스는 올해 증권사와 인터넷은행을 출범한다. 토스의 정체성은 핀테크에서 종합금융사로 확장될 전망이다. 먼저, 토스증권은 3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출시와 함께 본격 영업에 들어간다. 주요 타깃은 MZ(밀레니얼-Z)세대다. 시드머니는 많지 않지만 투자욕구는 크고, 모바일 사용 수준은 높은 데 반해 기존 증권사 MTS 앱에 만족하지 못하는 세대다. 토스증권은 당장 이들을 대상으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을 크게 올리지 못하더라도 동반성장 한다는 계획이다.

토스증권의 서비스는 이 대표가 강조하는 ‘편리함’에 맞춰서 구성됐다. 기업명이 아닌 제품 혹은 서비스명으로 검색하더라도 관련 종목을 찾아주는 검색 기능, SNS 구성과 같은 쉬운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UX(사용자 경험), 고객 맞춤 알림 서비스 등이 기존 증권사와의 차별점이다. 토스증권은 3월 국내주식 MTS를 출시하고 상반기 중으로 해외주식을 거래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1주당 주가가 비싸 MZ세대가 매수하기 어려운 종목은 소수점 거래를 통해 매수를 지원할 계획이다. 2022년 상반기에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출시해 직접 투자가 어려운 고객을 위한 로보어드바이저 등 간접투자를 제공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올해 7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가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단계부터 꾸준히 약속하고 있는 슬로건은 중금리대출 특화 챌린저뱅크, 사용자 중심 서비스다. 중금리대출은 옛 신용등급 4~6등급 수준의 중신용자에게 연 10% 내외의 금리로 내주는 신용대출 상품인데, 그동안 금융사들은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취급에 소극적이었다. 토스뱅크는 중금리대출 금리를 합리적으로 산정하고 보다 많은 수요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대안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 중에 있다. 기존의 금융정보 중심의 평가로 불이익을 받아왔던 금융이력 부족자에 대한 신용평가 변별력을 개선하고 더욱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금융 이력뿐 아니라 은행에서 참고하지 않았던 개인 금융 생활과 토스 내 축적 자료 등 다양한 지표를 고려할 예정이다.

토스는 ‘사원 공화국’…대형금융사보다 강한 이유

최근 대형금융사들은 사내문화를 바꾸고 싶어 한다. 토스 같은 IT기업의 금융업 진출로 시장점유율을 잃지 않기 위해 혁신 정책의 일환으로 영어명 호칭, 직급 단순화 등을 도입하고 있다. 예컨대 하나은행은 ‘○○부장님’ 대신 ‘○○님’으로 부르기로 했고 신한은행은 부행장-부행장보-상무 3단계로 운영하던 임원급 직급체계를 부행장-상무 2단계로 줄였다. 시중은행의 이 같은 행보는 보수적인 은행 내 문화를 혁신하려는 시도이지만 한계 또한 분명하다. 혁신의 주체인 직원들의 주권의식은 전과 같이 낮고 업무 자율성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토스를 ‘사원 공화국’ 형태로 운영한다.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임직원의 주인의식을 일깨우고 높은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특히 ‘전사 위클리 미팅’은 사원 공화국의 일면이자 그리스 민주정, 고대 로마 공화정의 시민회의를 연상케 한다. 이 행사는 매주 팀원이 모두 모여 사업 전략 등 주요 안건을 공유하는 시간인데, 이 대표가 이 자리에서 과업을 제시하더라도 타당한 이유를 보충하지 않으면 직원들은 따르지 않고 비토 한다. 이 대표가 법인명을 비바리퍼블리카(Viva Republica·공화국 만세)로 지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유리 토스 경영기획총괄은 토스 다큐멘터리에서 기업문화와 관련해 “S사에 다닐 때 간담회에서 편하게 이야기했더니 간담회가 없어졌다”며 “토스는 누구나 ‘와이(Why)’에 대한 질문을 한다. 이걸하면 어떤 목표를 달성하고 어떤 지표가 움직이는지 묻는 것이 일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다양한 매체에서 투명한 경영 철학을 밝혀 왔다. 유튜브 채널 ‘이오 IO’와의 인터뷰에서는 “직원들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회사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면 주인의식을 갖기 어렵다”며 “회사에 현금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매출을 어떻게 내고 있는지, 1인당 카드 사용비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이런 모든 정보를 가감 없이 공유해서 각 개인이 어떻게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판단하도록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토스 임직원 수는 지난 2월 17일 기준 840여 명으로 지난해 말(780명) 대비 7.7% 늘었다. 올해 1분기에만 330명 채용을 목표로 삼고 있다. 토스증권과 토스뱅크가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는 점을 생각하면 직원 수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어쩌면 앞으로 토스의 성장은 이 대표가 ‘사원 공화국’ 체계를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토스는 영업수익이 2016년 34억원, 2017년 205억원, 2018년 548억원, 2019년 1187억원을 기록, 3년새 35배 성장했다. 3월 토스증권, 7월 토스뱅크가 영업을 개시하면 성장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2021년 토스 임직원 수는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인사이트코리아>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