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음모의 중심 인물, 수백억 챙기고 사라진 ‘회장님’ 김봉현의 정체
라임 사태 음모의 중심 인물, 수백억 챙기고 사라진 ‘회장님’ 김봉현의 정체
  • 이일호 기자
  • 승인 2020.04.07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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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자금으로 기업 사냥하며 돈 빼돌려...도주 직전 환매중단 펀드서 500억 횡령
라임자산운용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회장님’으로 거론되는 김봉현 전 회장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픽사베이>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손실과 환매중단을 일으킨 ‘라임 사태’와 관련해 ‘회장님’으로 거론되는 코스닥 상장사 스타모빌리티의 실소유주 김봉현 전 회장의 이름이 등장한다.

그는 라임펀드의 부실을 일으킨 좀비기업 메자닌 인수를 주도하고 회사 자금을 빼돌려 수백억원대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현재 뒤 잠적한 상태다. 김 회장은 정치권력과의 커넥션 의혹의 중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행방이 주목을 받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봉현 전 회장이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당한 사건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조사2부에 배당됐다.

검찰은 김 전 회장 등 라임 관련 세력이 재향군인회 상조회 졸속 매각 과정에 관여한 의혹이 있다며 향군정상화추진위원회가 고발한 사건, 모 중소기업이 수십억 원대의 사기 피해를 봤다며 김 전 회장을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 스타모빌리티를 압수수색한데 이어 지난 3일 김모 라임자산운용 대체투자운용본부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김모 본부장은 스타모빌리티에 라임자산운용 자금을 지원해주고 그 대가로 골프장 회원 등록 같은 특혜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스타모빌리티는 김 전 회장이 사실상 소유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라임 거친 회사들, 재무상태 ‘너덜너덜’

김 회장의 이름이 세간에 드러난 시점은 지난 3월 SBS 보도를 통해서다. 라임펀드의 개인투자자들을 모집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과 피해자 간 대회 녹취에는 ‘상장사 2개를 가지고 있는 회장님이 재향군인상조회를 인수해 라임 정상화 자금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회장님이 6000억원을 펀딩해 라임운용 투자자산을 유동화할 것’이란 내용이 나온다.

장 전 센터장은 대신증권 반포WM센터를 맡아 1조원에 달하는 라임운용 펀드를 판 인물이다. 지난해 7월 라임펀드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 현재 도피 중인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공모해 ‘펀드런’을 막으려고 한 인물이기도 하다.

실제로 김 전 회장이 주도한 재향군인상조회 인수 컨소시엄(SPC)은 향군상조회를 320억원에 인수했다가 두 달 뒤 보람상조에 380억원에 팔았다. 이 기간 향군상조회 계좌에서 무려 230억원의 자금이 인출됐는데 그 행방이 묘연하다.

김 전 회장은 이종필 부사장과 유착해 ‘기업 사냥꾼’ 행태를 보인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자동차 전장기업 에스모의 경우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 전환사채(CB)를 발행했는데 인수주체는 라임운용이었다.

에스모는 라임으로부터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디에이테크놀로지라는 2차전지 설비업체의 지분을 사는데 썼다. 라임의 자금을 받아 다른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식으로 기업 사냥에 나선 것으로, 이 같은 행태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주가를 띄워 부당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디에이테크놀로지는 600억원의 CB를 발행한 뒤 오아시스홀딩스로부터 전세버스 플랫폼 업체 위즈돔의 주식을 샀다. 오아시스홀딩스는 다시 그 돈으로 디에이테크놀로지의 전환사채와 지분을 매수했다.

라임운용의 손을 탄 기업들은 재무 상태가 극도로 악화됐다. 2017년 800억원에 달했던 에스모의 매출액은 지난해 478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오아시스홀딩스는 지난해 회계법인 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았다.

라임 환매 중단 펀드서 600억원 빼돌려...검찰은 '권력형 비리' 의심

김 전 회장은 올해 초 도주 직전까지도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지난 3월 18일부로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된 스타모빌리티가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총 517억원의 자금을 빼돌려 달아났다.

이 가운데 상당액은 환매 중단된 라임운용에서 투자받은 자금으로 보인다. 라임운용은 지난 1월 펀드 환매가 중단된 ‘플루토 FI D-1호’ 자금을 이용해 스타모빌리티의 제11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를 인수했는데 그 액수가 195억원에 달한다. 당시 라임운용은 금감원에 기존 투자금의 ‘차환’ 성격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운용은 자사 펀드 뿐만 아니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을 활용해 총 400억원 상당의 스타모빌리티 CB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라임운용 자금 600억원 상당이 스타모빌리티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현재까지 이 돈이 어떻게 스타모빌리티에서 김 전 회장 쪽으로 빠져나갔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지난 1일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사후 특별감리를 통해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가운데 금융기관과 회계법인에 대한 책임론이 뒤따르고 있다.<뉴시스>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던 금감원 전 팀장이 김 전 회장으로부터
금전적 편의를 받았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뉴시스>

이 같은 문제들이 정권 차원의 게이트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는 게 세간의 시각이다. 앞서 장모 전 센터장과 피해자의 대화 녹취에선 ‘김 회장이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과 친하다’며 명함을 보여주는 내용이 나온다. 녹취에 등장하는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은 지난 3월까지 금융감독원 팀장으로 재직하다 보직 해임된 김 아무개 씨다.

김 아무개 전 팀장은 김 전 회장과 초등학교 동창으로 올해 초 청와대 파견을 마치고 금감원 인재교육원으로 부임했다. 그는 스타모빌리티의 월 300만원 한도의 법인카드를 건네받아 사용했으며, 자신의 동생을 지난해 7월 스타모빌리티 사외이사로 앉힌 뒤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도록 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김 팀장의 청와대 재직 시절 자리가 연락책 수준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을 중심으로 이번 사태가 권력형 비리는 아닌지 수사하고 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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