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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나치 전범기', 도쿄올림픽서 절대 펄럭여선 안 된다
'욱일기=나치 전범기', 도쿄올림픽서 절대 펄럭여선 안 된다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09.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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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IOC에 욱일기 반입 공식 문제 제기...日 군국주의 피해국들과 연대해서 맞서야
11일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일본 도쿄올림픽 욱일기 반입 문제에 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IOC
11일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일본 도쿄올림픽 욱일기 반입 문제에 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IOC>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올림픽 경기장 내 일본 전범기인 욱일기 반입을 사실상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우리 정부가 단호한 대처에 나섰다.

11일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일본 도쿄올림픽 욱일기 반입 문제에 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 앞으로 박양우 문체부 장관 명의로 서한을 보내 욱일기에 관한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 입장에 깊은 실망과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도쿄올림픽에서의 욱일기 사용은 세계 평화 증진과 인류애를 실천하는 올림픽 정신과 가치에 정면으로 위반된다”며 “IOC가 도쿄올림픽 조직위의 욱일기에 대한 입장을 철회하고, 욱일기가 경기장에 반입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과 조치를 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문체부가 IOC에 보낸 서한문에는 욱일기는 일본 제국주의의 아시아 침략 전쟁에 사용된 일본 군대의 깃발로, 현재도 일본 내 극우단체들의 외국인 혐오 시위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나와 있다.

앞서 지난 4일 IOC는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문제 제기 이전에 도쿄올림픽 조직위가 경기장 내 욱일기 반입을 사실상 허용하겠다는 내용의 발표로 논란이 일자 “모든 올림픽 경기장은 정치적 시위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며 “만약 욱일기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일이 벌어졌을 경우에는 사안에 따라 대처하겠다”는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같은 올림픽이어도 베이징은 전범기 ‘금지’, 런던은 제재 없어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욱일기는 일본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그 어떤 정치적 의미가 담겨 있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틀린 말이다. 일본 내 극우집회와 혐한 시위에는 오래전부터 욱일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태평양전쟁 당시 주변 아시아 국가들을 침략할 때는 일본 육·해군의 군기로 사용하면서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상징이 됐다. 독일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똑같은 전범기인 것이다.

중국의 스포츠매체 시나스포츠는 “중국 올림픽위원회가 나서 일본의 잘못을 바로잡고 IOC를 후원하고 있는 기업들까지 나서야 한다"며 "IOC에 8억 달러(한화 약 9500억원)를 후원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나서서 일본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2차 세계대전 중에 일본 군인들은 손에 욱일기를 쥐고 약탈을 일삼았다. 욱일기는 일본 자위대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침략의 상징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전범기 사용 가능성이 알려지자 중국 SNS 웨이보에 달린 비판 댓글.웨이보 캡처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전범기 사용 가능성이 알려지자 중국 SNS 웨이보에 달린 비판 댓글.<웨이보 캡처>

일본이 내년에 치러질 도쿄올림픽에서 전범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웨이보에는 국제대회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전범기 반입을 당장 금지시켜야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이들은 “일본의 폭주는 아시아 국가들이 도쿄올림픽 보이콧으로 뜻을 뭉쳐 함께 막아야한다” “일본이 국제대회인 올림픽에 참가할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고려했다면 전범기 반입은 있을 수 없는 일” “일본은 아직도 패전을 승복하지 않는 것” “정말로 욱일기가 아무런 정치적인 색이 없는 것이라면 굳이 올림픽 경기장에 욱일깃발을 꽂으려 보호할 필요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 전범기 반입을 전면 금지시켰다. 그러나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욱일기 사용을 막지 않아 경기장 내 일본 응원단 중 일부는 아무런 제지없이 전범기를 흔들며 응원하기도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전범기 모양으로 논란이 된 일본 체조대표팀 유니폼.아사히신문 영문판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전범기 모양으로 논란이 된 일본 체조대표팀 유니폼.<아사히신문 영문판>

또 런던올림픽 당시 일본선수들의 유니폼 디자인이 욱일기 문양을 연상시킨다는 의견에도 IOC는 “욱일기 디자인 유니폼이 문제가 된다는 사실은 이 자리에서 처음 듣는다. 적어도 IOC 내에서는 논란이 되지 않는 문제”라며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일본과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 결정전에서 박종우 선수는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세리머니를 펼쳐 IOC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출전 금지와 벌금 처분을 받기도 했다.

전범기를 대하는 베이징올림픽과 런던올림픽의 태도는 욱일기를 전범기로 인식하는 아시아 국가와 일본 욱일기가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라는 인식이 부족한 서양권의 문화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욱일기=하켄크로이츠’, 전범기라는 세계적인 공감대 필요

동서양 문화권에 따라 일본의 전범기를 받아들이는 차이가 두드러지면서 일본이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이자 욱일기는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개념의 전범기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의 욱일기를 나치 전범기와 동등하게 봐야한다"며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비롯한 205개국 전 위원들에게 “도쿄올림픽 욱일기 응원 절대 안 된다”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IOC 위원들에게 일본의 욱일기 응원을 반대해야한다는 메일을 보냈다.자료=서경덕 교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IOC 위원들에게 일본의 욱일기 응원을 반대해야한다는 메일을 보냈다.<자료=서경덕 교수>

서 교수는 "일본의 '욱일기'는 과거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특히 욱일기가 어떤 깃발인지에 대한 영상도 함께 첨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림픽 헌장 50조 2항에 명시된 어떤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금 강조하며 일본의 욱일기 사용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줬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일본의 전범기 사용 문제와 관련해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도 연대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서 교수는 “1년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에서 전범기 응원은 반드시 막아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 욱일기에 대해 같은 아픔을 가진 아시아 국가들의 네티즌과 공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일본이 세계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쿄올림픽 때 욱일기 응원을 강행한다면 세계적인 논란을 만들어 ‘욱일기’가 ‘나치기’와 같은 ‘전범기’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경덕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국제축구연맹(FIFA) 등 세계적인 스포츠 기관과 글로벌 기업에서 사용하던 욱일기 퇴출을 위해 노력해왔다.

dooood0903@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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