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방사능 오염' 2020 도쿄올림픽 보이콧 논란 증폭
'핵 방사능 오염' 2020 도쿄올림픽 보이콧 논란 증폭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08.0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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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앞두고 외신·시민단체 등, 일본 고농도 방사능 오염 우려 표출
1년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올림픽에 대한 일본 방사능 위험성 논란과 아베 정권의 경제침략에 대한 반발로 도쿄올림픽 보이콧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그래픽=도다솔
1년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올림픽에 대한 일본 방사능 위험성 논란과 아베 정권의 경제침략에 대한 반발로 도쿄올림픽 보이콧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그래픽=도다솔>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1년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올림픽'에 대한 방사능 안전 논란이 갈수록 뜨거워 지고 있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일본정부는 대형 원전 폭발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산 식자재 뿐 아니라 올림픽이 치러지는 지역의 방사능 농도가 기준치 이하라며 안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일본이 공개한 방사능 수치에 대한 진실성이 도마에 올랐다.

여기에 올림픽 보이콧을 외치는 주장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5일 국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도쿄 올림픽 보이콧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사한 결과 “선수 안전이 최우선이므로 추가 안전 조치가 없다면 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찬성 의견에 68.9%의 응답자가 동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도쿄올림픽 보이콧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사했다.리얼미터
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도쿄올림픽 보이콧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사했다.<리얼미터>

반면 “구체적인 안전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으므로 보이콧은 과도한 대응”이라는 보이콧 반대 의견은 21.6%인 것으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9.5%였다.

같은 날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응특별위원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한 비경제적 분야의 대응 방안으로 “도쿄에서 얼마 전에 방사능 물질이 기준치보다 4배인가 초과돼 검출됐다”며 “실제로 그것(방사능)이 기준치보다 훨씬 크게 검출됐기 때문에 (일본) 전역을 놓고 여행금지지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도쿄를 비롯한 일본 전역에 대한 여행금지구역 검토를 주장해 화제가 됐다.

현재 외교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반경 30㎞ 이내 지역과 일본 정부가 지정한 피난지시구역에 대해서만 철수권고를 뜻하는 적색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일본, 방사능에서 정말 안전한가?

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더 네이션(The Nation)>은 지난달 25일 ‘후쿠시마는 올림픽을 치르기에 안전한가?(Is Fukushima Safe for the Olympics?)’라는 기사를 통해 일본이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도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 가능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2020년 올림픽 성화는 후쿠시마에서부터 시작되며 멜트다운이 진행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불과 55마일(약 88km) 떨어진 곳에서 야구 경기까지 치르려고 한다”면서 “일본 정부는 올림픽을 ‘재건 올림픽’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활용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후쿠시마의 고농도 방사능 수치 역시 문제로 지적했다. 이 매체는 저널리스트와 영상 제작자, 전 세계 활동가 등과 함께 버스를 타고 후쿠시마를 방문해 동행했던 후지타 야스모토 교수가 측정한 선량계 수치를 공개했다.

애초 0.04 마이크로시버트(uSv)를 가리켰던 선량계는 핵발전소와 제염작업이 진행된 곳에 가까워지자 0.46uSv까지 올라갔다. 후지타 교수는 선량계 수치가 0.23uSv 이상이면 안전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량계는 멜트다운이 진행 중인 후쿠시마 다이치 제1원전에 다가서차 무려 3.77uSv까지 치솟았다. 안전 기준보다 무려 16배 이상 높은 수치인 것이다.

후쿠시마현 고와타 마스미 오쿠마 시의원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 어떤 것도 잘 관리되고(under control) 있지 않으며 그 어떤 것도 극복되지 않았다”며 “핵 방사능은 여전히 매우 높다. 아주 작은 부분과 제염됐을 뿐이지 대다수 지역은 방사능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고와타 의원은 “지금도 여전히 지진과 쓰나미, 원전폭발 등이 개선되지 않았는데 사람들도 피난을 떠난 마당에 무슨 올림픽인가”라면서 “특히 이곳 후쿠시마 사람들이 점점 병이 들고 있다. 스트레스로 죽어가는 사람들도 많다. 세계는 이걸 꼭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호주 시사프로그램에서는 후쿠시마 방사능 위험성에 대해 보도했다.유튜브 캡처
지난달 호주 시사프로그램에서는 후쿠시마 방사능 위험성에 대해 보도했다.<유튜브 캡처>

지난달 호주 라인네트워크의 시사프로그램인 ‘60분(60 minutes Australia)’도 후쿠시마를 직접 방문해 방사능 위험성을 보도했다.

방송에 출연한 일본계 미국인 과학자 미치오 카쿠는 “현재 일본인들은 어찌 보면 인간 기니피그들”이라고 비유해 말했다.

그는 “일본인들은 방사능이 어떻게 환경에 분산돼 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실험용 돼지들이다. 우리는 그들을 통해 어떻게 사람들의 몸과 아이들에게 방사능이 통합되는지를 볼 수 있다”면서 “몇 십 년이 지나면 우리는 그것이 후쿠시마 사람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될 것이고 암환자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국인에게까지 “후쿠시마산 식재료 먹고 응원하자”

일본정부는 오는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완전 복구됐다는 것을 알리는 이른바 ‘재건 올림픽’으로 활용하겠다는 속내를 속속 드러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올림픽을 통해 부흥하는 후쿠시마의 모습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호언했으며,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역시 후쿠시마가 복구됐음을 전 세계에 알릴 최고의 방법이 도쿄올림픽이라고 가세한 바 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야구·소프트볼 경기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와 2시간가량 떨어져 있는 아즈마 야구장에서 열린다. 그러나 아즈마 야구장 인근에는 아직까지 방사능 제염작업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토가 담긴 검정색 비닐 수천 개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2020 도쿄올림픽 야구·소프트볼 경기가 치러질 후쿠시마 아즈마 야구장 인근에는 방사능 제염 후 오염토가 비닐에 담긴 채 그대로 방치돼 있다.구글 지도
2020 도쿄올림픽 야구·소프트볼 경기가 치러질 후쿠시마 아즈마 야구장 인근에는 방사능 제염 후 오염토가 비닐에 담긴 채 그대로 방치돼 있다.<구글 지도>

또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2020년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식자재로 공급할 계획임을 밝히면서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후쿠시마 산 식재료 도쿄올림픽 선수촌 공급 반대한다’의 제목의 성명을 내고 “올림픽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위험과 방사능오염 문제를 은폐하고 축소하기 위한 홍보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일본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후쿠시마 산 농수산물 선수촌 공급계획을 백지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시민사회단체는 “후쿠시마 농수산물을 공급해 안전성을 홍보하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위험과 방사능오염 문제를 은폐하고 축소하기 위한 것에 다름 아니다”고 적시하고 “후쿠시마가 안전하다고 선전하는 것으로 결코 후쿠시마가 안전해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도쿄올림픽 성화가 후쿠시마 사고 원전에서 20km 지점에서 출발하며 70km 거리의 후쿠시마 야구경기장에서 개막전과 소프트볼 등 6경기가 진행된다고 한다”며 “경기장이 후쿠시마에 위치해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선수들과 관람객들은 불안과 걱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단체는 또 “일본정부는 2015년 8월 이후 방사능 안전기준을 초과한 쌀이 없다며 안전하다 말한다”며 “그러나 후쿠시마산 쌀 검사는 대부분 정확도가 떨어지는 간이검사를 하고 있어 미량의 방사성물질 검출은 어려운데다가 간이검사 마저 축소를 추진하고 있어 방사능 불안을 더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 정부의 행태를 비난했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와 환경운동연합이 2018년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본산 농산물은 18.1%, 수산물은 7%, 야생육은 44.6%에서 방사성물질 세슘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멧돼지는 세슘이 기준치의 52배인 1kg당 5200베크렐이 검출됐고 두릅은 1kg당 780베크렐, 고사리는 430Bq/kg, 죽순류는 430Bq/kg까지 검출됐다. 이런 가운데 아무런 방사능 대책 없이 후쿠시마는 회복됐으며 안전하다고 홍보하는 것도 모자라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까지 공급한다는 것이다.

일본이 후쿠시마 살리기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먹어서 응원하자” 캠페인을 애꿎은 외국인들에게까지 강요하는 셈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후쿠시마가 회복됐다는 홍보 영상과 후쿠시마산 물, 식자재 등에 대한 홍보가 전 방위로 이뤄지고 있다. 전 세계가 일본 방사능 피폭 위험성을 꾸준히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오직 일본정부만이 안전을 주장하며 문제없음을 피력하고 있다. 이들의 행태를 보면 마치 귀 닫고 눈 감았다는 말 외엔 표현이 어렵다.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사고 당시 일본은 체르노빌로부터 8000km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사능 유출 정보를 내놓으라며 까다롭게 굴었던 적이 있다. 그런 사실을 잊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되풀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 속담에 “냄새 나는 것에는 뚜껑을 덮어라(臭い物に蓋をする)”는 말이 있다. 이는 부정한 일이나 나쁜 상황을 외부에 알리지 말고 숨겨두라는 의미다. 이를 보면 일본 정부가 방사능 수치를 솔직하게 공개하고 무리한 후쿠시마 안전 홍보를 거두는 것보다 어쩌면 세계 각국이 스스로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하는 것이 더 빠른 방책일지도 모를 일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