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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10년공공임대 입주민들의 저항...LH는 '죄'가 없다?
판교 10년공공임대 입주민들의 저항...LH는 '죄'가 없다?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06.20 14:00
  • 댓글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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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액’ 분양전환에 주민들 반발...LH는 정면돌파 입장
분당에 위치한 LH 경기지역본부.도다솔
판교 10년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문제를 둘러싼 LH와 입주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도다솔>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다음 달 분양 전환을 앞둔 경기도 성남시 판교지역 10년 공공임대주택 입주민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갈등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03년 도입된 10년 공공임대주택은 10년간 임대료를 내고 거주하면 분양전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다. 특히 판교는 10년 공공임대주택의 첫 분양전환이 이뤄지는 지역이라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7월 판교원마을 12단지를 시작으로 5개 단지, 2652가구가 줄줄이 분양전환을 앞두고 있다.

갈등이 불거진 것은 10년 공공임대 입주민과 LH가 분양산정방식을 해석하는 관점이 나뉘면서 비롯됐다. 최초 계약서에 명시된 분양하기로 결정한 날의 ‘감정평가액’에 따라 분양전환 하겠다는 LH와 무주택자에게 내집 마련 기회를 주는 공공임대주택 취지에 맞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야한다는 입주민 간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분양가도 문제다. 처음 입주했던 2009년 당시 판교의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600만원 선이었다. 그러나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판교의 3.3㎡당 평균분양가는 33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0년 전보다 집값이 2배가량 폭등한 것이다.

전국중소형LH10년공공임대주택연합회는 논의 끝에 전매제한을 수용하고 완전한 분양가상한제가 아닌 현재 분양시점의 분양가상한제를 요구하며 한 발짝 물러났다. 또 LH공사의 임대운영 손실 전액을 부담하고 이윤도 100% 보장하겠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반면 LH는 계약 내용의 번복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LH가 오는 하반기 예정된 분양전환시기까지 이른바 ‘존버’(끈질기게 버티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대안으로 ▲대출 완화 ▲5억 이상 주택일 경우 최대 10년간 분할 납부 ▲4년 임대기간 연장 등의 내용이 담긴 공공주택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놓았으나 ‘우선분양전환권 포기’를 조건으로 붙여 오히려 논란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첫 분양전환 대상인 판교원마을 12단지의 임차인 대표와 LH는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하는 분양전환에 합의했다. 이 같은 합의는 줄곧 분양가상한제를 주장한 전국LH10년공공임대주택연합회의 의견과는 상반돼 주민들 간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전환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10년 공공임대 입주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비롯해 매달 광화문 광장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또 청와대·국회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반면 LH는 분양전환 문제에 대해 한치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음은 지난 19일 10년공공임대주택과 관련한 LH관계자와 나눈 질의응답이다.


- 10년공공임대주택에 대한 LH의 입장은 어떤 것인가.

"분양공고문과 계약서에 명시된 계약사항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공공임대주택특별법에 따라 적법하게 분양가 산정방식을 정한 것이다. 감정적으로는 입주민들의 심정에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논리적인 측면에서는 저희와 반대되는 주장을 더 설득력 있게 하기 어렵다고 본다. 2012년 일부 임차인들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요구하며 분양전환 조항 일부 무효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에서도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가 아니다'고 판단한 사항이다."

- 입주민들은 전매제한 수용과 함께 임대기간 동안 발생한 LH의 임대운영 손실 전액 부담, 이윤 100%를 보장하겠다는 조건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요구하고 있다. 입주민들의 의견을 일부 수용하거나 추가 협의 계획은 없나?

"추가적인 대책을 검토하는 것은 없다. 앞서 밝힌 기본 입장 그대로다."

- LH측이 입주민과 협의에 소극적이라는 얘기도 있다.

"원칙을 고수한다는 입장은 맞다. 사실 협의절차는 필수사항이 아니다. 법에 따라 분양전환을 시행하면 되지만 그동안 분양전환 방식에 대한 반대 민원이 강했기 때문에 임차인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협의를 진행한 것이다."

- 이미 준공 10년이 지난 아파트를 감정평가액으로 산정할 경우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감정평가사들이 평가를 할 때 거래사례비교로 분양전환 아파트 인근에 샘플이 될 아파트를 선정하게 된다. 평가에는 당연히 입지 조건과 준공년도 등을 모두 고려해 반영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 감정평가 기준이 될 아파트가 중요해 보인다.

"그렇다. 무엇보다 평가사의 재량이 큰 부분이다. 평가사를 누가 선정하는지도 중요한 부분인데, 이번에 협의한 판교원마을 12단지의 경우 입주민들에게 평가사 선정을 넘긴 상태다. 대형 평가법인 중 2곳을 선정해 추천 받기로 했다."

- 입주민과의 입장차가 커 분양전환을 일정대로 진행하기에 무리가 있어 보인다.

"다음 달 분양하는 판교원마을 12단지는 분양전환일까지 일정이 빠듯해 1~2달 정도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9월부터는 많은 단지들이 분양전환 예정인데 아무래도 첫 분양전환 단지인 판교원마을 12단지가 어떻게 분양전환이 되느냐에 따라 뒤의 단지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LH와 GS건설이 공동시행사로 참여한 '과천제이드자이'가 지난달 고분양가 문제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나서 재검토 의지를 나타내자 분양이 연기됐다. 국토부 장관 한마디에 분양이 연기된 일을 두고 판교 10년공공임대아파트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과천제이드자이’는 장관의 말씀이 없었어도 예정대로 이번 달 안에 분양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해당 사업이 민간참여사업이다보니 가격 결정 등 여러 문제에 협의가 필요한데, 협의 과정에서 입장차로 인해 일정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 또 LH는 시행사이고 국토부는 정책기관이다보니 (주무부처 장관의 의견에) 영향을 안 받을 수 없지 않나. 또 지난 3월 대정부 질문에서 김현미 장관은 ‘이미 감정평가액으로 분양전환 계약을 한 집주인이 있고 10년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이 위헌의 여지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장관도 못 박은 사항인데 저희가 임의로 나서 법에 따른 감정평가 계약서 내용을 무시하고 분양가상한제로 바꿔 적용한다면 오히려 감사처분이나 배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분양가 산정방식 변경에 대한 여지는 없나?

"현재로는 그렇다. 국토부의 정책 방향이 급전환되거나 법이 바뀌는 환경적 변화가 없는 한 어려운 얘기다."

- 판교 10년 공공임대 조건은 무주택자가 대상이다. 저소득층 비중이 많다보니 감정평가액으로 전환하면 또 다시 무주택자가 양산된다는 문제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안타까운 부분이지만 10년 동안 거주한다고 해서 무조건 내 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을 오해한 분들이 느낄 박탈감도 이해한다. 그러나 10년 공공임대주택은 임대기간동안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재산 형성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10년 간 임대료를 낸 임차인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임대기간 완료와 함께 임차인들에게 우선분양전환 기회를 드리는 것이다."

- 다음 달부터 첫 분양전환이 시작되면 LH와 집을 사수하겠다는 입주민 간 갈등이 더 격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첫 분양전환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판교원마을 12단지가 (분양이) 끝나고 분양전환 선례가 생기면 어느 정도는 문제가 정리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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