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7대 제약사,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정조준’
국내 7대 제약사,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정조준’
  • 한경석 기자
  • 승인 2019.06.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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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종근당·한미약품·GC녹십자 신약 개발 총력
문재인 대통령이 5월 22일 충북 청주 오송 CV센터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국기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국가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5월 22일 충북 청주 오송 CV센터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국기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국가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경석 기자] 국내 바이오산업은 나날이 커져 지난해 매출 1조원 이상 제약회사 수는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유한양행이 1조 5188억원을 기록,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한국콜마가 1조3579억원, GC녹십자 1조3349억원, 광동제약 1조1700억원, 한미약품 1조160억원, 셀트리온 9891억원, 종근당 9557억원 순으로 매출 TOP 7을 이뤘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수입약 도매상’이라는 오명을 썼던 국내 제약사들은 어떻게 이런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을까. 연 매출 1조원에 이르는 대형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현 주소를 들여다 봤다.

이전의 국내 제약사들은 국외 다국적 제약사들의 약 품목 판권을 가져오느냐에 따라 복제약, 수입약을 팔아 얻는 판매 수수료 비율에 따라 수익이 좌지우지돼 신약개발보다는 영업과 마케팅 전략 등에 더 신경을 쏟는 구조였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은 업체들은 수입약 판매로 확보한 자금과 정부 지원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신약개발, 기술수 출 등의 성과를 내며 이전의 영업마케팅 경험을 살려 제약사 수익구조 판도를 바꿔놓았다.

그 사례로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Lazertinib) 기술수출, JW중외제약의 아토피 신약 물질 기술수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미국 출시, 셀트리온의 ‘허쥬마’, ‘트룩시마’ 미국판매 본격화 등이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또한 올해 우리나라 혁신형 제약기업 43곳에 신약 연구 개발 투자금액을 작년보다 20% 늘려 1조 7616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22일 충북 오송에서 열린 ‘바이오 헬스 국가 비 전 선포식’에 참석, 연설을 통해 “지금이 우리에게는 바이오 헬스 세계시장을 앞서 갈 최적의 기회”라며 “제약과 생명공학 산업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시 대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문 대통령은 “2030년까지 제약·의료기기 세계시장 점유율 6%, 500억 달러 수출, 5대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받은 가운데 연 매출이 1조원에 이르는 대형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유한양행부터 종근당에 이르기까지 각 제약사의 신약 개발 현황을 조명해 본다.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의 임상 3상이 시작됐다. 유한양행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의 임상 3상이 시작됐다. <유한양행>

 

유한양행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의 출시를 기대케 한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이 2018년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신약이다. 레이저티닙은 비소세포폐암 중에서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에 기존 치료제 투여 후 발생 한 T790M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서양인 비소세포폐암 환자들 가운데 EGFR 유전 자 돌연변이 환자 비중은 10~15%인 반면 동양인들 의 비중은 30~40%에 이른다. 레이저티닙 임상 1/2상 시험에는 EGFR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127명의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참여했다. 임상 1/2상의 최신 결과에 따르면 치료 기간은 보통 9~10개월이었고, 모든 환자에서 연구 자 평가에 의한 객관적반응률(ORR, 종양의 크기가 30% 이상 감소세를 보인 환자의 비율)은 60%, T790M 돌연변이 양성 환자에서 64%, T790M 돌연변이 음성 환자에서 37%를 나타냈다.

특히 레이저티닙의 무진행생존기간(PFS, 투약 시 병이 악화하지 않고 잘 지낸 기간) 결과가 처음 소개됐는데, 모든 환자에서 8~9개월, T790M 돌연변이 양성 환자에서 9~10개월, T790M 돌연변이 음성 환자에서 5~6개월을 나타냈다. 레이저티닙 120mg 이상의 용량을 투여한 환자들 을 대상으로 한 추가 분석에서 무진행생존기간은 1년으로 늘어났다. 현재 임상 2상은 240mg 용량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무진행생존기간에 대한 결과는 최초 보고로서 우수한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에는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허가 신청에 들어갈 계획이다. 항암제는 임상 2상 결과를 토대로 3상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획득할 수 있다. 따라서 조건부 시판 허가가 완료되면 2020년 국내 출시도 예상할 수 있다.

종근당 류머티스성 관절염 치료제 ‘CKD-506’

올해로 창립 77주년을 맞은 종근당은 연구개발 ‘올 인’ 전략을 펼치며 파이프라인 강화에 진력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선 종근당의 파이프라인 가운데 기술수출이 기대되는 신약 후보 물질로 현재 유럽 5개국에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 중인 류머티스성 관절염 치료제 ‘CKD-506’을 꼽고 있다.

종근당은 2018년 미국 시카고에서 전 세계 100여 개국, 1만5000여 명의 의료진, 유관단체·제약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8 미국 류머티 스 학회'에서 CKD-506의 전임상과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전임상 단계에서는 개발한 신약후보 물질을 사람에게 사용하기 전에 동물에게 사용해 부작용이나 독성, 효과 등을 알아본다.

CKD-506은 염증성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히스톤 디아세틸라제6(HDAC6)를 억제해 염증을 감소시키고, 면역을 조절하는 T세포의 기능을 강화해 면역 항상성을 유지하는 새로운 작용 기전의 치료제다. 전임상과 임상 1상에서 약효를 입증했고, 현재는 유럽 5개국에서 류머티스성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헌팅턴 치료제 ‘CKD-504’도 주목된다. 헌팅턴병은 염색체 이상에 따라 헌팅턴이라는 단백질이 과도하게 만들어져 운동과 인지 부문에 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CKD-504도 플랫폼 기술 HDAC6 저해제를 활용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더불어 종근당은 올 하반기에 경구용 항암제 ‘CKD-516’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이 얀센에 기술 수출한 비만치료제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 가운데 하반기 임상 결과가 주목되는 신약 후보물질은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만치료제 ‘HM12525A’가 꼽힌다. HM12525A는 한미약품이 2015년 총 9억 1500만 달러(한화 약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했으며, 임상 2상 결과가 하반기 발표될 예정이다.

얀센은 지난해 4월부터 고도비만 환자 440명을 대상으로 HM12525A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임상 2상을 시작했으며 7월에는 당뇨를 동반한 비만환자 188명을 대상으로 추가 임상 2상을 개시했다. HM12525A는 개발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017년 8월부터 진행된 임상 1상이 2018년 2월까지 6개월 만에 완료됐다. 임상 2상이 마무리되면 올해 하반기 임상 3상 진입도 기대된다. 한미약품의 연구 개발 비중은 지속 늘고 있다. 한미약품이 올해 1분기 지출한 연구개발 투자비용 은 593억원이다. 이는 1분기 매출인 2746억원의 21.6%를 차지하는 비중으로 지난해 1분기 연구개 발 투자비용 469억원보다 26.5% 증가한 금액이다.

GC녹십자,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 ‘헤파빅-진’

GC녹십자는 지난 4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간학회(EASL) 국제학술대회(The International Liver Congress, ILC 2019)에서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 ‘GC1102(헤파빅-진)’의 만성 B형 간염 치료에 대한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유럽간학회 국제학술대회는 간 의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를 가진 국제행사로, 소화기학과 외과학, 세포 생물학 등 광범위한 분야의 전 세계 의학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연구자료를 공유하는 대회다.

GC녹십자의 ‘헤파빅-진’의 유효성을 확인한 임상 결과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최우수 발표(Best of ILC 2019) 중 하나로 선정됐다. 최근 ‘헤파빅-진’의 임상 2상이 개시돼 학회 참석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헤파빅-진’은 면역글로불린 제제로, 혈액(혈장)에서 분리해 만든 기존 방식과 달리 유전자 재조합 기술 이 적용돼 항체 순도가 더 높고, 바이러스 중화 능력도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녹십자가 설립한 목암생명과학연구소 김정환 수석연구원은 “항바이러스제와의 병용 투여를 통한 치료 극대화 방법을 연구 중”이라며 “‘헤파빅-진’ 개발을 통해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삶의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GC녹십자는 ‘헤파빅-진’의 만성 B형 간염 완치를 위한 치료제 개발 외에도 간 이식 환자의 B형 간염 재발 예방을 위한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GC녹십자 연구원이 의약품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GC녹십자
GC녹십자 연구원이 의약품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GC녹십자

광동제약, 비만 신약 ‘KD101’ 임상 2상 연내 완료

광동제약은 올해 비만치료제 ‘KD101’의 임상 2상과 임상 3상 시험계획(IND)에 필요한 비임상 시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인제대 백병원을 비롯한 9개 병원에 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바이오톡스텍과 비임상 장기 독성시험의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KD101은 천연 성분을 기반으로 비만치료제다. 연필향나무에서 유래한 단일성분 치료제로 지방분화를 억제하고 열 대사를 촉진하며 비만세포의 염증 반응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KD101은 복용 시 체내로 흡수돼 지방조직으로 이동, 지방세포의 분화를 억제하고 지방 대사를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이를 통해 지방 축적을 막음으로써 체중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혈중 지질의 개선 및 간지질 개선 효과도 발휘한다.

기존 비만치료제와 달리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지 않고 표적기관인 지방조직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체중감소 효과와 동시에 안전성이 높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광동제약이 한방제제 분야의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의 연구역량을 바탕으로 한 천연물신약의 개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셀트리온, 인플루엔자 치료제 올해 임상 3상 돌입

셀트리온은 개발 중인 인플루엔자 치료제 ‘CTP27’의 임상 2상을 마치고, 올해 임상 3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이 인플루엔자 치료제 CT-P27 개발에 성공한다면 창사 이래 첫 바이오 신약을 배출하게 된다. CT-P27은 두 개의 항체로 이뤄진 복합항체치료제다. 바이러스의 표면단백질인 헤마글루티닌 (hemagglutinin)의 축 부분에 결합, 바이러스가 세포 내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는 기전이다. 헤마글루티닌의 축은 변이가 일어나지 않기에 CTP27은 바이러스의 변이 여부와 관계없이 대부분 인플루엔자에 치료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CT-P27은 앞선 임상 2상에서 위약 투여군보다 독감 증상 해소에 효능을 보였다.

셀트리온은 A형 인플루엔자 감염 환자 220명을 CT-P27 90mg/kg, 45mg/kg, 위약 등 3개 군으로 나눠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두 가지 다른 용량의 CT-P27을 투여받은 환자의 독감과 발 열 증상은 위약 군보다 2일(약 35%) 단축됐다. 인플루엔자 치료제 시장은 그동안 ‘타미플루’가 사실상 독점했지만, 2017년 특허가 만료돼 무한경쟁이 시작됐다. 셀트리온이 인플루엔자 치료제 개발 에 성공한다면 업계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콜마,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를 통해 얻은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케이캡은 CJ헬스케어가 10년에 걸쳐 자체 개발한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이라는 새로운 계열의 위산 분비 억제제로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에서 처방됐던 프로토펌프억제제(PPI) 계열의 단점을 보완했다.

기존에는 PII를 인체에 투여시 위내 산도가 감소하면 위장관에 보통 존재하는 세균의 수가 증가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2014년 임상 1·2상이 시작된 지 3년 만에 완료된 후 지난해 3상이 종료됐고 3월 1일 급여 출시됐다. 이에 따라 케이캡은 허가된 무렵부터 건강보험 급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 등 PPI 계열 약물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PPI 계열 약물은 특허가 만료된 상태로 국내 대부분 제 약사가 복제약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포화상태다. 이러한 시장에서 P-CAB 계열 약물인 케이캡이 등장하면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의 세대교 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SCI급 저널 ‘AP&T’에 케이캡정의 3상 임상 결 과 논문을 실은 CJ헬스케어는 위궤양 임상을 마무리 짓고 있다. 또한 케이캡정은 주요 빅5 병원 중 서울대병원에서 처방을 시작했다. 신촌세브란스, 삼성서울병원은 약사위원회(DC)를 통과해 처방을 앞두고 있다. 분당 서울대병원, 서울 이대병원, 충남대 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 DC를 통과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심포지엄 및 제품설명회 등으로 의료진들에게 케이캡의 우수성을 알리고 차별화 임상을 진행해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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