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이시아 기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이자 오너 3세인 서민정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팀 담당이 올해 7월 돌연 휴직계를 낸 배경이 결혼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지분 변화도 생겨 그룹 후계 구도가 어떻게 정리될지도 주목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민정 담당은 글로벌물류 및 블록체인 물류기업 델레오의 은현빈 대표이사와 결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1년생인 서 담당은 그간 아모레퍼시픽 경영 승계 유력 후보로 언급돼 왔다.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베인앤드컴퍼니에서 근무하다가 2017년 아모레퍼시픽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6개월 만에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 중국 장강상학원(長江商學院)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수료하고 2019년 과장급으로 재입사했다. 2020년 상반기 인사에서 그룹 전략실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해부터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팀에 합류해 업계는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돌입한 것으로 봤다.

서 담당은 어릴 적부터 꾸준히 그룹 지분을 확보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중학생이던 2006년 서 회장으로부터 구형우선주 241만2710주를 증여 받아 아모레퍼시픽그룹 신형우선주로 교환했다. 2016년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서 담당은 아모레퍼시픽그룹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지분 승계 재원 절반가량 서경배과학재단에 기부

하지만 지난 6월 이니스프리 지분 9.5%를 서경배과학재단에 기부하면서 3대 주주가 됐다. 서경배과학재단은 해당 지분을 이니스프리에 매각했다. 그는 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66%, 비상장 계열사인 이니스프리 지분 8.68%를 보유 중이다. 

그간 시장에서는 서 담당이 추후 서 회장의 아모레퍼시픽 그룹 지분을 승계 받을 때 이니스프리 지분을 승계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이니스프리는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서 담당이 수취한 배당액만 194억원에 달한다. 2018년부터 이니스프리 배당으로만 400억원 이상을 확보했다. 이니스프리가 서 담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러나 돌연 올해 2분기 이니스프리 지분을 절반 가까이 축소하면서 후계구도와 연결해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결혼과 관련해 “개인 사정이기 때문에 알 수 없고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직원들이 최대 1년간 휴직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서 담당이 휴직 기간 1년을 활용할 것인지, 언제 복귀하게 될지에 대해서도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