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선다혜 기자] DL이앤씨가 높은 원가율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폭등한 건설 원자재 가격으로 수익율이 줄어든 탓이다. 

1분기 DL이앤씨의 매출원가율은 89%로, 전년 동기(84%)에 비해 5%p 상승했다. 매출원가율 상승으로 주택사업에 대한 DL이앤씨의 셈법 역시 복잡해졌다. 수익율이 최대한 높은 사업장만 노리는 핀셋수주 형식을 고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삼성물산과 함께 눈독 드렸던 사업장 과천주공 10단지 재건축 입찰을 지난 21일 포기했다. 

DL이앤씨는 과천주공 10단지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공지문에서 “최근 건설경기 및 수주환경 등 외부 상황에 여러 변화가 있었고 수주 방향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면서 “긴 내부 논의를 거쳐 부득이하게 재건축사업 참여가 어렵게 됐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반면에 대형건설사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한남5구역 재건축 사업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10개월 동안 노력 물거품? 

DL이앤씨는 과천주공10단지 수주를 위해 장장 10개월 동안 공을 들여왔다. 더욱이 과천주공 10단지는 DL이앤씨의 첫 과천주공 입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던 사업장이다. 하지만 주택사업의 매출원가율 압박으로 인해 입찰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DL이앤씨의 올해 1분기 주택사업 매출액은 7769억원, 매출원가는 71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율이 차지하는 비중이 92%에 달했다. 주택사업 1분기 영영업이익은 345억원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매출액은 7681억원, 매출원가는 6298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매출원가율은 81%로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11%p 낮았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에 대해서 “현행지표가 좋지 않아 착공과 원가율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공사비 상승에 따른 공사중인 현장들의 회계상 예정원가 반영이 끝났으나 추가적으로 원가 절감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다”고 분석했다. 

이어 “DL이앤씨는 물가 상승분만큼 일부 공사비 증액은 가능했으나, 실제 공사비가 오르는 것만큼의 증액이 안되는 부분이 원가 개선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다보니 DL이앤씨는 국내 주택사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DL이앤씨는 상반기에만 4건을 수주하면서 1조2500억원의 수주고를 올렸으나 올해는 겨우 2건만 수주했다. 수주 규모 역시 4762억원으로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었다. DL이앤씨는 과천주공 10단지를 포기하는 대신 한남5구역 사업권을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남5구역 재개발 사업은 동빙고동 일대 18만3707㎡에 45개동 2359세대의 공동주택 및 부대시설로 재개발하는 것이다. 한강 조망권이 가장 넓고 중대형 평형 위주의 고급단지를 구성 계획으로 한강뉴타운 중 입지가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힌다. DL이앤씨과 GS건설이 시공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시멘트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철근 등 핵심 건설 원자재 가격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건설사들이 핀셋수주 형식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도  매출원가율 부담이 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장을 섣부르게 늘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