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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6-24 19:25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아마추어는 프로를 이길 수 없다
아마추어는 프로를 이길 수 없다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22.02.02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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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상대는 반드시 홍보실 경유해야

[인사이트코리아=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지난 2020년 12월 기준 우리나라 신문사는 총 5078개로 집계됐다. 이중 인터넷신문은 3594개로 71%를 차지한다. 기자직 종사자는 약 3만 명이고 그 중 취재기자는 모두 1만8277명이라 한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신문산업 실태조사 결과다.

지난 새해 벽두부터 대선 정국을 강타한 충격적인 뉴스가 있었다. 인터넷신문사로 등록된 한 친여권 성향의 유튜브채널 기자(?)가 유력 야권 대선후보 부인과의 전화 통화를 녹취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고 지난해 7월부터 6개월 동안 총 50여회에 걸쳐 무려 7시간이 넘는 분량이라 한다.

이후 전화통화 녹취록의 언론 공개를 놓고 관련 야당 측으로부터 법원에 방송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잇달았다. 그리고 법원에서는 사생활 등 일부 내용을 제외한 대부분이 방송가능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개인 간의 사적 통화를 이용했다는 기자의 취재윤리와 국민의 알 권리 중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법원에서는 국민의 알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통화 내용에 대한 진위를 놓고 여야간 대치 상황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 논란은 20대 대통령 선거가 불과 한 달여 남은 시점에서 여전히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CEO의 위기관리 홍보

비단 유력 정치인과 그 가족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지도층 인사들과 주요 이슈의 당사자들은 언론 입장에서 보면 이른바 뉴스 메이커(News Maker)라고 볼 수 있다. 취재기자들은 뉴스 메이커들과 만나거나 대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공식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때 뿐만 아니라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기회만 생기면 한마디 코멘트를 듣기 위해 저돌적으로 대시하는 것이다.

기자들이 아무 의도없이 그냥 전화를 했다거나 방문하는 경우는 100%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만에 안부 전화를 했다거나 지나가는 길에 커피 한잔 하러 들렀다고 하며 뉴스 메이커의 긴장을 풀게 한다. 그리고는 무심코 던지는 듯 한 말투로 주요 사안에 대해 슬며시 질문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대부분 기자들의 유도 질문에 넘어가는 경우가 백이면 백이다. 심지어 녹음이나 녹화가 되고 있는 상황인지도 인지하지 못한 채 말이다. 아마추어는 절대로 프로를 이길 수 없다.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CEO는 물론 실무 담당자들이 직접 언론과 기자를 상대하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 반드시 홍보담당자를 배석시키거나 사전에 홍보부서를 경유하도록 해야만 큰 언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기업이 크건 작건 규모에 상관없이 위기는 닥쳐온다. 물론 위기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기업 경영을 하다 보면 아무리 조심하고 대비한다고 해도 위기상황은 부지불식간에 발생하곤 한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너도나도 매뉴얼을 만들어 위기관리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임직원들이 매뉴얼대로 따라 한다고 해도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위기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CEO의 위기관리 홍보라 할 수 있다. 위기상황에서 언론을 통해 보여주는 CEO의 행동 하나와 말 한마디가 여론의 향배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몇 해 전, 경주시의 한 리조트에서 참혹한 사고가 발생했다. 대학 신입생 환영식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도중에 리조트 내 시설물이 어이없게 붕괴돼 1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다. 당연히 모든 언론사들이 그 사고를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비난의 화살은 국내 유수 그룹의 계열사인 그 리조트의 운영업체로 쏟아지고 있었다. 사고의 심각성으로 보아 짧은 시일 내 수습은 도저히 어려워 보였다. 

그런데 의외로 해당 기업을 맹비난하며 불같이 끓어오르던 언론과 여론의 움직임이 비교적 단시일 내에 누그러졌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사고 이후 보여준 그룹 CEO의 적극적인 행동이었다. 사고 발생 몇 시간 후, CEO 명의의 사과문이 언론을 통해 발표되었고 그 다음날에는 CEO가 직접 현장에 내려가 희생자들을 조문하는 사진이 전 언론에 보도되었다. 그리고 이틀 후에는 모든 일간 신문에 “엎드려 사죄드린다”는 그룹 광고가 일제히 게재되었다.

그 덕택인지 유족들과의 보상문제도 비교적 신속히 합의되었고, 그 결과 사건 자체가 신문과 방송에서 일단락 지어진 것이다. 그러나 만일 CEO의 사과문과 행동이 신속하게 언론을 통해 보도되지 않았더라면, 결코 쉽게 수습되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 기간 동안 그룹과 CEO의 이미지는 여지없이 추락하고 말았을 것이다. 가히 위기관리 홍보의 성공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기업 홍보실의 대응 역시 그 어느 부서보다 중요하다. 성격 급한 사회부 기자들의 문의에 대해 즉각적이고도 정리된 답변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일 사전 준비가 없다면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불의의 사건, 사고로 인해 사상자라도 발생했을 경우 빗발치는 기자들의 취재 문의에 대해 무조건 인터뷰를 거부하거나 노코멘트로 일관하기 쉽다. 이렇게 되면 사고의 원인 및 책임 여부와 상관없이 그 기업에 대한 신뢰도와 이미지가 크게 실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음은 이와 관련된 한 사례이다.

필자가 모 유통관련 그룹의 홍보실장으로 재직하던 때의 일이다. 지방에 있는 한 백화점 빌딩에서 심야에 사고가 일어났다. 같은 건물에 들어 있는 나이트클럽에서 취객들이 몸싸움을 벌이다가 한 명이 빈 엘리베이터 문에 심하게 부딪쳤고 그 충격으로 그만 지하층으로 추락사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토요일 아침 출근길에 연락을 받고 사무실에 도착해 즉시 사고 경위에 대해 상세히 알아봤다. 사고가 발생한 백화점은 당시 모 대형 상가건물의 5~6개 층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사고가 난 나이트클럽과는 별개의 엘리베이터를 사용하고 있었다. 게다가 사고 발생시점이 백화점 영업시간 이후였기 때문에, 그 사건과 백화점은 전혀 상관이 없는 상황이었다. 단지 이후 만일을 대비해 백화점 쪽 엘리베이터 점검이 필요한 정도였다.

프로는 프로가 상대하게 하라 

그러나 새벽에 속보로 보도된 통신과 일부 방송뉴스에는 버젓이 백화점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방송화면에 백화점 간판이 뚜렷이 보이고 거기에다 이번 사고는 백화점 측의 평소 엘리베이터 관리 부실에 일부 책임이 있어 보인다는 뉴스 앵커의 단정적인 멘트와 함께.

사실을 파악한 홍보실에서는 즉각 보도가 된 통신사와 방송사에 연락을 취하는 한편 보도확산 방지를 위해 보도가 안 된 다른 언론사에도 정확한 사실을 통보했다. 다행히 그 시간 이후 보도에는 사고가 발생한 상가건물의 이름이 제대로 보도됐으며, 회사 백화점 이름은 삭제됐다.

이후 취재기자들과 연락을 취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보도가 나가게 된 경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심야에 해당 지역 경찰서로부터 대형 건물의 엘리베이터 추락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에 뛰어 가보니 그곳은 대형 간판과 함께 외형상으로도 여지없이 백화점 건물로 보였다. 병원 영안실에서 만난 유족들도 백화점 측의 엘리베이터 관리 소홀을 원망하더라. 이에 백화점 경비부서와 관리부서 쪽에 사고 경위 및 처리 방안에 대해 문의를 해보니 ‘노 코멘트’라고 말하는 등 취재에 대한 협조를 잘 안 하더라. 물론 이른 새벽이지만 문의했을 때 자세한 설명을 들었더라면 이런 잘못된 보도는 미연에 방지됐을 것이다.”

홍보교과서에는 “Don’t say ‘No Comment’”와 함께 소위 ‘홍보실 만고의 진리’가 하나 나온다. 언론사 상대는 반드시 홍보실을 경유해달라는 얘기다. 요즘의 언론취재에 대한 대응은 과거처럼 숨기거나 회피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절대 안 된다. 따라서 홍보전문조직이 신속히 그리고 상세한 팩트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확히 그리고 적절하게 언론기자 취재에 대응해야만 언론홍보에서 궁극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홍보실이 아닌 다른 부서에서 언론 및 기자 대응을 어설프게 했다가 나중에 일을 크게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이다.

위기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사고나 사건이 발생하면 직속상사와 CEO에 보고를 하는 동시에 홍보실에도 즉각 알려주어야 하며, 이후부터 일체의 언론사 접촉은 홍보실에서 맡아서 할 수 있도록 창구를 일원화해야만 한다. “프로는 프로가 상대하게 해야 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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