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이 곧 경제다
방역이 곧 경제다
  • 양재찬 경제칼럼니스트
  • 승인 2021.02.0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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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지구촌은 코로나19가 지배하다시피 했다. 해가 바뀌고 백신이 접종되고 있지만, 세계가 코로나로 고통 받는 상황은 쉽사리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코로나19 사정권에 있었던 지난해 경제, ‘코로노믹스(Coronomics=Corona+Economics) 2020’ 성장률은 각국의 방역 성적표와 궤를 같이 한다.

코로나 확산을 초기에 효과적으로 차단한 국가들은 ‘경제성장’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반면 과학 대신 정치적 행위가 방역을 좌우하거나 사생활 침해 우려 때문에 신속한 검사와 추적, 격리 등 방역활동을 제대로 못한 국가들은 큰 폭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이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와 조기 검진 등 방역체계, 재정 확대, 잘 갖춰진 온라인 쇼핑과 택배 시스템 덕분에 -1.0% 성장률로 선방한 사이 베트남과 타이완이 플러스 성장을 구가한 것은 강력한 초기 봉쇄 등 방역에 성공해서다. 

베트남은 관광국가임에도 코로나 발병 초기에 국경을 철저히 차단했다. 확진자가 나오면 마을을 봉쇄했고, 밀접 접촉자의 2차 접촉자까지 추적했다. 그 결과 인구가 1억명에 가까운 데도 1월말 현재 확진자 1500여명, 사망자는 35명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9%로 아시아 다른 국가들을 앞질렀다. 

타이완의 방역 원칙은 ‘규제하지 않고 소통’하는 것이었다. 한국의 생활 속 방역처럼 ‘신생활 방역운동’을 전개하는데 국민이 잘 지킨다. 종교시설 등의 집단감염이 거의 없다. 2003년 사스로 7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방역 시스템을 정비한 게 도움이 됐다. 인구가 한국의 절반 정도인데, 확진자는 890여명 사망자는 단 7명이다. 지난해 2.5% 성장함으로써 2.3%에 머문 중국을 29년 만에 제쳤다. 

경제가 역성장한 대다수 국가들의 공통 원인은 코로나 사태다. 1년여 만에 214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면서 세계경제를 냉각시켰다. 전 세계 확진자는 1월 26일 1억명을 넘겼다. 중국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92일 만이다. 1000만명이 되기까지 179일 걸렸는데, 그 10배인 1억명으로 불어나는데 불과 213일 더 소요됐다. 

방역 선진국으로 불렸던 서구 국가들이 초기 방역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확진자가 전 세계의 절반을 넘는다. 유럽은 지난해 여름 경제 회복을 의식해 봉쇄를 풀었다가 휴가철이 지나자 2차 대유행에 직면했다. 공공 의료체계가 기능하지 못했다. 그 결과 세계 인구의 10%가 거주하는 유럽에서 전체 확진자와 사망자의 30%가 발생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조차 정치 쟁점화 했다. 지역을 봉쇄하려는 주지사를 압박했고, 방역 강화를 주장하는 보건 당국자를 경질했다. 대선 때 ‘노 마스크’가 트럼프 지지자들의 정치적 행동이 되기까지 했다. 

방역이 곧 경제다. 경제가 코로나19에게 이태 연속 지배받지 않으려면 세계가 연대해 방역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선진국들이 백신 물량을 독점하면 개발도 상국 경제의 회복이 지연돼 원부자재 수급에 문제가 생기고, 선진국 경제도 타격을 입는 부메랑이 될 것이다. 개도국에 대한 백신 지원은 선진국의 자선 행위가 아니라 자국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해야 할 필수 투자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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