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주 KIST 박사, 무릎 관절염 환자 재활치료에 새 지평 열다
이송주 KIST 박사, 무릎 관절염 환자 재활치료에 새 지평 열다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8.0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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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부상환자와 골관절염환자 선택적 하지 훈련 위한 재활훈련기술 개발
이송주 KIST 바이오닉스연구단 박사.<KIST>

고령화 시대 관절 관련 질환이 늘고 있는 가운데, 무릎 질환 예방과 재활운동에 큰 도움을 주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무릎 부상환자, 무릎 골관절염환자 등 무릎 질환의 종류에 따라 다방향 하지 훈련을 하도록 함으로써 환자의 다리기능을 개선하고, 하지 실버 재활의료기기 개발에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최근 이송주 바이오닉스연구단 박사가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무릎 부상환자와 골관절염환자의 선택적 하지 훈련을 위한 재활훈련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무릎의 움직임은 걷는 방향과 관련된 시상면, 회전방향과 관련된 횡단면, 좌우 방향과 관련된 관상면으로 나뉜다. 주로 걷는 방향과 관련된 시상면에서 가장 많은 무릎 움직임이 일어나는데, 무릎 질환에 따라서 움직임 제어의 문제가 생기는 면이 다를 수 있다.

대표적인 무릎 질환으로 전방십자인대와 슬개대퇴 통증 증후군, 무릎 골관절염 등이 있다. 전방십자인대(ACL)는 스포츠나 야외 활동 중 가장 많이 당하는 무릎 부상 부위이다. 이 인대의 기능은 횡 방향 운동 평면과 관련된 전방 경골을 변환하고 경골 내부 회전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횡 방향 운동 평면에서 기능 저하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

슬개대퇴 통증 증후군(PFPS)은 무릎을 덮고 있는 접시 모양의 뼈(슬개골) 주변이 아픈 병이다.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아픈 것이 특징이며, 무릎 통증 원인의 20~30%를 차지한다. 이 질환을 앓는 환자 역시 회전방향의 횡단면 무릎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무릎 골관절염(KOA)은 무릎 관절염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관절 연골이 점차 마모되어 천천히 진행하는 퇴행성 관절염과 무릎 부상 이후 발생하는 외상 후 퇴행성 관절염이 있다. 주로 관상면의 제어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전방십자인대 손상 환자의 50% 이상 무릎 골관절염”

전방십자인대와 같은 무릎 부상을 입은 사람들은 영구적인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무릎 골관절염이 발생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송주 박사는 “이전의 연구에 따르면 전방십자인대 손상 환자의 50% 이상이 무릎 골관절염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전방십자인대 부상 외에도 노화와 비만으로 무릎 골관절염은 고령사회에서의 걷기나 계단 오르기와 같은 일상 활동을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에 따르면 무릎 골관절염 환자는 걸을 때, 종종 무릎 안쪽으로 과도한 하중이 실리면서 무릎이 측면으로 구부러지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때 무릎 정면은 불안정하게 된다. 이런 환자의 경우 무릎 정면 신경근육 제어능력을 개선하면 통증 감소, 무릎 관절염 진행 지연, 무릎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게 이 박사의 설명이다.

보통 무릎 부상환자 또는 관절염환자의 무릎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신경근육 제어 훈련(Neuromuscular control training)을 한다. 특히 환자 보행의 재활치료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일립티컬 트레이너(Elliptical Trainer, ET)는 근골격계 부상 또는 질환이 있는 환자의 무릎 저충격 에어로빅 운동기구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 운동기구는 주로 걷는 방향의 시상면에서 움직임과 관련된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만 이송주 박사는 무릎 근육의 횡 방향이나 정면 운동방향 제어 능력을 향상해야하는 환자에게는 효과적인 훈련법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존하는 운동기기는 걷는 방향만을 향상시키는 시상면 관련 운동 기기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환자의 취약 운동 방향 제어를 선택적으로 향상시키기에는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무릎 질환에 따라 선택적 훈련 시행

이에 따라 이송주 박사 연구팀은 시상면 근육을 사용하는 걸음 운동을 하면서도 질환에 따라 무릎의 횡방향 또는 정면 근육의 운동방향 제어를 향상시키는 6주 훈련법을 개발해 무릎 질환 환자에게 선택적으로 적용했다.

전방십자인대 무릎 부상환자나 슬개대퇴 통증 증후군 환자로 구성된 A그룹의 경우에는 회전방향 제어능력을 향상시키는 훈련법을 적용했고, 무릎 골관절염 환자로 구성된 B그룹에는 좌우방향 제어능력을 향상시키는 훈련법을 적용했다. 무릎 질환에 따라 환자에게 필요한 면의 움직임 제어능력을 선택적으로 향상시키는 6주 훈련을 적용한 결과, 훈련방향관련 하지 제어능력이 향상됨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먼저 두 그룹 모두에게서 훈련 후 하지 기능이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두 그룹환자들이 6주 훈련 후, 편한 속도로 걸으면서 회전방향으로 움직이는 발판을 원래 위치로 되돌려 놓는 하지 운동 제어훈련(Free Pivoting Task, FPT)을 수행했을 때 회전방향 근육의 불안정성, 회전방향 최소각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줄어든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좌우 방향으로 움직이는 발판을 원래 위치로 되돌려 놓는 하지 운동 제어훈련(Free Sliding Task, FST)을 수행했을 때 슬라이딩 불안정성이 줄고, 걸음 속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향상됨을 입증했다. 훈련이 끝난 6주 후에도 하지 운동 제어 능력이 유지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A그룹에서 회전방향 운동제어능력이 더 향상됐다는 결과를 통해, 훈련 방향에 따른 신경근 향상 능력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연구는 무릎 운동 방향 제어능력에 따른 재활, 하지 운동기능 향상, 부상예방 등에 대한 훈련법으로 활용해 실버 의료기기 개발의 기반기술로 사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송주 박사는 “이러한 연구 결과는 무릎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부족한 운동면의 기능을 선택적으로 재활하는 것이 효과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무릎의 움직임 제어능력이 운동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 하지 기능을 증진시킬 수 있음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이를 통해 무릎 질환 재활 훈련뿐만 아니라 예방을 위한 실버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연구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국립과학재단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지난 6월 26일 재활공학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전기전자공학회 신경시스템과 재활공학(IEEE TNSRE, IEEE Transactions on Neural System and Rehabilitation Engineering, IF: 3.478, JCR Ranking: 6.92%)에 국제공동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아래는 이송주 박사 인터뷰.

“연구결과 13명의 무릎질환 환자에서 가능성 확인”

-연구를 시작한 계기가 있나요?

“트레드밀 등 많은 재활기기나 운동기기는 걷는 방향인 시상면에 초점을 맞춰 보행능력 향상에만 중점을 두게 됩니다. 무릎 질환 환자의 경우에는 좌우 움직임이나 회전방향 움직임에 문제가 되는 것을 알게 돼 이에 맞는 맞춤형 훈련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에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인가요?

“하지기능향상을 위한 운동이나 재활훈련에 사용 가능한 기술입니다.”

-어떤 기대효과가 있을까요?

“이번 연구는 무릎 질환별로 환자의 하지 기능이 떨어지는 운동 방향에 초점을 맞추어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무릎 부상환자의 경우에는 회전방향의 제어능력을 향상시키는 6주 재활훈련에 참여하고, 무릎 골관절염 환자는 좌우방향의 제어능력을 향상시키는 6주 재활 훈련에 참여시켰습니다. 훈련 방향에 따른 하지 제어능력의 차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했으며, 이를 통해 특정 방향의 선택적 훈련으로 하지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상용화까지는 얼마나 걸릴까요?

“이번 연구결과는 응용에 대한 가능성과 개념을 제시하는 기초연구로 13명의 무릎질환 환자에서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환자의 사용성 테스트와 생활기기·의료기기 인허가 등 인증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실용화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에피소드가 있나요?

“참여했던 피험자 중에 연구 실험초기에는 부정적이었던 분이 계세요. 그런데 차츰 무릎 통증이 줄어들고 가시적인 결과가 2~3주 뒤에 나타나기 시작하자 긍정적으로 연구에 참여하고 너무 좋아하면서 피험비도 기부하셨어요. 연구자로서 보람된 경험이었습니다.”

-그간 주로 어떤 연구를 중점적으로 했나요?

“생체역학과 신경생리학이 결합된 신경역학 분야(neuromechanics) 연구를 통해 뇌졸중, 뇌성마비 등 신경손상환자와 무릎통증·부상·관절염 등 근골격계환자의 감각-운동기능 평가·증진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절단환자 의수 사용성 평가와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하지 외골격로봇 제어와 같은 연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정상인과 환자의 하지, 상지 기능 향상을 통해 부상을 예방하고 건강 노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요?

“무릎 질환환자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환자군의 하지 다방향 재활, 기능 증진 연구를 통해 근본적으로 인간 하지 다방향 제어 능력·증진의 신경 역학적, 신경생리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그 결과 과학적으로 하지 기능을 향상하고 싶습니다.”

-신진연구자를 위해 하고 싶은 말씀은?

“모든 연구가 끈기, 인내, 노력이 필요하지만 특히 재활 관련 연구는 그 속성상 검증단계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분야라서 불확실할 것 같은 생각을 자주 갖게 됩니다.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로 연구에 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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