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미세 에너지 회수 기술’ 선구자 김상우 성대 교수
‘고효율 미세 에너지 회수 기술’ 선구자 김상우 성대 교수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8.02 0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음파로 인공장기 충전 ‘ 인간수명 500세’ 시대 앞당긴다
김상우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이경원>

구글은 ‘인간수명 500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인간 수명을 500년까지 늘리겠다는 건데, 미래 인간의 수명 연장과 관련해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가 생체삽입형 의료산업이다. 문제는 인공심장박동기, 인슐린펌프 등 인간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의료전자기기는 점점 확대되고 있는 반면, 기기 구동을 위한 에너지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의료전자기기가 365일 24시간 원활히 작동하기 위해선 전력이 필요한데, 현재 기술로는 기기 내 배터리가 수명을 다하면 체내에서 빼내 갈아 끼워야 하는 방법뿐이다. 보통 이들 기기의 수명은 5~10년으로 알려져 있다.

김상우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그간 인체의 움직임, 소리, 진동 등 자연에서 재사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기계적인 움직임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킬 수 있는 에너지 회수 기술을 연구해 왔다. 최근에는 초음파로 체내에서 마찰전기를 발생시켜 인체에 삽입된 의료 기기를 구동하는 새로운 에너지 하베스팅 개념을 세계 최초로 제안했다. 외과적 교체 수술 없이 간편하게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진전이다.

지난 7월 27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제2공학관에서 김상우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인간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방법들은 계속 개발되고 있지만, 이를 위한 에너지 솔루션은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 방식은 차세대 인체삽입형 의료기기의 전력원을 비롯해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뒷받침 할 기반 기술로 미래 산업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하베스팅’이란 무엇인가요? 

“에너지하베스팅(Harvesting)은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빛, 열, 기계, 자기, 화학, 바이오 등과 같이 일상생활 속에서 버려지는 에너지원을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하는 연구입니다. 자연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는 크게 태양, 열, 기계에너지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각각의 분류마다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는 경우 태양전지, 열에너지를 이용하는 경우 열전소자와 초전소자, 기계적 에너지를 이용하는 경우 압전발전·마찰전기 발전소자를 활용해 에너지를 전환할 수 있습니다. 태양에너지와 열에너지를 이용하는 에너지 전환 소자의 경우, 태양광 에너지와 온도의 차이로 인한 에너지를 어떻게 전환하는지가 주요 관심사이기 때 문에 에너지원 자체는 비교적 단순하며 에너지원을 크게 고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계적 에너지의 경우 바람, 파도, 기계의 진동, 인간의 움직임 등 비교적 다양한 에너지원이 존재하고 각각의 에너지원마다 환경, 진동수, 면적 등 고려해야 할 변수도 다양합니다. 변수가 많은 만큼 적절한 재료의 선택과 주어진 환경에 맞는 구조설계를 통해 출력을 극대화 할 수 있어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고효율 미세 에너지 회수 기술’이란 무엇인가요?

“기계적 에너지를 이용하는 연구에 해당됩니다. 작은 에 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서 전력소모가 적은 것을 충당하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미세한 기계적 에너 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대표적인 기술로는 압전 나 노발전기(Piezoelectric Nanogenerator: PENG)와 마찰 전기 나노발전기(Triboelectric Nanogenerator: TENG) 가 있습니다. 압전 나노발전기의 경우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굉장히 많이 연구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2006년 이후 나노 구조체 관련 제조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에너 지하베스터로서 사용되는 연구가 활발하게 증가했습니 다.”

-교수님이 중점적으로 연구하신 것은 무엇인가요?

“에너지하베스팅 기술 중에서 자연에서 재사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기계적인 움직임(인체의 운동, 소리, 진동 등)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킬 수 있는 마찰전기 나노발전기연구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마찰전기 나노발전기는 미국 조지아 공대의 Zhong Lin Wang 교수 그룹에서 2012년 최초로 발표됐습니다. 국내에서도 정부출연연구 소, 산업체, 대학교 등 많은 기관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구 분야로서는 소자의 특성상 가볍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웨어러블 소자로서 응용하기 위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2007년부터 압전 나노발전기 연구를 국내 최초로 시작했고, 2012년부터 마찰전기 나노발전기 연구를 세계 두 번째, 국내에선 최초로 시도했습니다. 2015년에는 직물 마찰로 전기를 생산하는 ‘직물형 마찰전기 발전소자’를 개발했습니다. 개발된 직물로 만든 옷은 입고 움직이기만 해도 전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외부 전원 없이도 작동하는 새 로운 형태의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구현할 수 있기에 미래 에너지 산업에서 중요한 에너지 발전 플랫폼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사물인터넷을 실현하기 위 한 다양한 지능 정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동시다발적으로 구동되는 센서에 필요한 에너지 관련 기술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스마트 워치, 헬스케어 밴드 등 현재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센서·웨어러블 기기들은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2차 전지)를 전력원으로 구동됩니다. 배터리의 경우 충전 에너지 밀도가 꾸준히 향상되고 있지만 전력 사용량이 점점 더 요구 되고 있습니다. 특히 소자의 소형화를 위해서는 배터리 사이즈를 최소화해야 하는데, 이 경우 배터리가 빨리 방전돼 재충전 등에 필요한 유지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등의 단점이 있습니다.

버려지는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나노 소재 기반 ‘마찰전기 나노발전기 (TENG)’의 경우 출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센서의 경우 구동에 필요한 소모 전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변환 기술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저는 IoT에 사용되는 센서의 배터리 방전시 재충전 없이 진동, 소리 등 주변의 버려지는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 후 센서 내 배터리를 충전하는 자가발전형 센서 구현을 목표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존의 교류형태 출력을 내던 마찰전기 나노발전기와 다르게 회전에너지를 구조와 회로를 최적화해 직류형태의 고출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마찰전기 나노발전기의 개 발 등 새로운 에너지하베스터로서 소재·소자 구현에 있어 기초연구부터 응용연구까지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 니다.”

-현재 기술 개발 단계는 어디쯤 인가요?

“에너지하베스팅 기술 연구들은 크게 소재개발과 구조개발로 나뉩니다. 마찰 발전의 경우 마찰표면 전하밀도를 증폭시킴과 동시에 전하를 유지 할 수 있어야 하고 마찰에 의한 열과 마모를 견디는 소재를 필요로 한 상황입니 다. 압전 발전에 사용되는 물질은 상황에 따라 인장, 압 축응력에 잘 견디며 높은 극성을 필요로 합니다. 세라믹 소재만을 사용하거나 폴리머 소재만을 사용해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에서 필요로 하는 높은 출력을 가지며 강하고 내구성을 갖는 물질의 특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입니다. 따라서 세라믹, 폴리머, 금속, 바 이오 물질, 나노물질과 같은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 복합 소재를 활용해 물질 상호간의 단점을 보완하고 에너지하 베스팅을 필요로 하는 환경에 맞는 구조와 재료를 개발해 나가야 합니다. 향후 에너지 발전 소자의 출력향상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계속돼 특히 마찰전기 발전기의 경우 응용분야(IoT 센서의 자가발전 에너지 솔루션, 자가발전 미세먼지 제어기술 등)에 따라 수년 내 상용화 단계로 진입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보완되어야 할 부분은 없나요?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공분야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마찰전기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신소재· 소자 개발, 발생된 전력의 손실을 최소화하며 충전할 수 있는 고효율 에너지 변환 시스템, 디바이스 구동을 위한 무선 칩셋·극소전력 무선 시스템, 인체삽입형 소자의 경 우 인체 유해성이 없는 패키징 기술, 생체신호 감지 회로· 제어 소프트웨어, 동물 전임상 실험을 통한 유효성과 안 정성 검증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공동연구가 필요합니다. 국내외 학계·산업체와 활발한 연구협력을 해 오고 있습니다만, 최근에는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 충전기술과 관련해 병원과 전임상 검증 관련 공동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료=김상우

-어떤 분야에 활용될 수 있나요?

“앞서 말씀드렸던 자가발전 센서·웨어러블 기기 적용뿐 아니라 미래 헬스케어 응용을 위한 인체 삽입형 디바이스에 필요한 자가구동 전력원, 전기차 등의 배터리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자가발전·충전 배터리 등의 응용에 있어서도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전 기를 이용한 나노발전기를 의료나 환경 분야에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전기 현상은 기원전 처음 발견됐지만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과학적 이슈가 산재해 기초연구로도 흥미 있는 주제입니다. 지난 10년 간 나노발전기에 매진한 만큼 관련 기술을 상용화하고 새로운 응용분야를 찾아 끊임없는 도전을 지속하고 싶습니다.”

-에너지하베스팅 기술 관련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압전 나노발전기(PENG)와 마찰전기 나노발전기 (TENG), 하이브리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분야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찰전기 나노발전기 관련 특허는 국내에서는 기업체의 경우 삼성전자, 대학·연구소에서는 저희 성과를 통해 성균관대 산학협력단이 보유한 특허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성과로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 통신부로부터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셨습니다.

“그간 인체삽입형 의료기기의 전원 공급을 위해 전력을 무선으로 전송 하는 기술과 체내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이 주로 연구돼 왔습니다. 하지만 무선 에너지 전송기술은 짧은 체내 전송거리나 인체유해성의 문제가 있었고, 체내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는 충분한 발전효과를 내기 어려웠습니다. 최근 실제 검진과 치료에 사용되는 초음파로 쥐와 돼지 피 부층에 삽입된 마찰발전기에 진동을 일으켜 정전기를 발생시켜 발전과 배터리 충전을 가능케 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기존 생체 삽입형 발전소자 대비 1000배 이상의 출력 전류를 발전시켰으며, 인체삽입형 의료기기를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했습니다. 관련 기술은 2019년 ㈜에너지마이닝에 기술이전 되었으며, 연구결과는 사이언스(Science)지에 2019년 8월 2일 게재됐습니다. 과기정통부에서는 인체에 무해 한 초음파와 정전기를 이용한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술로 인체 삽입형 소자를 충전하는 기술을 개발해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차세대 의료분야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기술에 관심을 두신 까닭은 무엇인가요?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뒷받침 할 에너지원 확보가 중요합니다. 이번 연구로 심장박동기, 인슐린펌프 와 같은 생체삽입형 의료산업 발전이 기대됩니다. 초음파와 마찰전기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접목한 체내 발전기술은 외과적 교체 수술 없이 간편하게 배터리 충전이 가 능합니다. 차세대 인체삽입형 의료기기의 전력원이 될 뿐 만 아니라, 다양한 의료기술에 적용 가능하리라 예상합 니다. 구글은 ‘인간수명 500세’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노화를 막는 생물학적 접근방식과 증강인간(Augmented Human) 개념으로 인공장기, 인공혈관 등을 개발할 것 으로 예상되는데요. 후자의 경우 인체에 삽입된 수많은 의료전자기기가 365일 24시간 원활히 작동하려면 체내 에너지 솔루션이 중요한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부모님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심장질환과 암으로 돌아가셔서 사람이 행복하고 오래 살 수 있게 할 수 있는 기술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웨어러블 기기·센서 등의 자가 발전 에너지원으로 적용해 왔던 에너 지 솔루션 기술이 의료·헬스케어 분야 접목이 가능했기 때문에 인생에 있어 새로운 목표를 갖고 이 분야에 뛰어 들게 되었습니다.”

-미래 100대 기술로서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기술은 앞으로 스마트 워치, 스마트 글래스 등 웨어 러블 디바이스의 보조 에너지원뿐 만 아니라 사물인테넷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 중의 하나인 ‘무선센서 네트워크’의 자가발전 구동이 가능하도록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발전(UCP:User Created Power) 시스템 과 같은 새로운 에너지 시장 형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인체삽입형 의료기기의 에너지 전력원으로 무선충전 개념을 뛰어넘어 더욱 큰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술로 향후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상우 교수는?

2017~ 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부 정교수, SKKU Fellow(특훈교수)

2015~ Advanced Electronic Materials(Wiley社) 실행자문위원

2012~ Nano Energy(Elsevier社) 부편집장

2017~ 2019   SAMSUNG-SKKU 그래핀·2D 연구센터 센터장

2015~ 2016  조지아공과대학교 방문교수

2009~ 2017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조교수, 부교수, SKKU Young Fellow

2005~ 2009  금오공대 신소재시스템공학부 조교수

2004~ 2005  케임브릿지대학교 나노사이언스센터 박사후연구원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