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강남 입성 승부를 걸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강남 입성 승부를 걸다
  • 도다솔 기자
  • 승인 2020.04.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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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반포15차 재건축 입찰 참여...390억원 무상 투자·사업비 조달 금리 연 0.5% 등 파격 제안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과 신반포 호반써밋 투시도.호반건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과 신반포 호반써밋 투시도.<호반건설>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지난해 창사 30년 만에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에 안착하며 대기업 반열에 오른 호반건설이 강남 입성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사업 수주에 뛰어든 건설사는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호반건설이다.

신반포15차 재건축은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15길 일대 지하 4층∼지상 35층, 6개 동, 641가구로 탈바꿈 하는 정비사업이다.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과 아크로리버파크 단지 사이 3만1983㎡가 대상지로 공사비는 500억원, 사업비는 2400억원 수준이다.

신반포15차는 공사비가 낮아 수익성이 큰 사업은 아니지만 각 건설사 별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삼성물산의 경우 5년 만에 주택 정비사업 시장 복귀 무대로 신반포15차를 선택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신반포15차 재건축을 수주한 뒤 여세를 몰아 인근 반포3주구에 도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포3주구는 공사비 8000억원, 2091가구의 강남권 최대어로 꼽힌다.

대림산업은 신반포15차에 ‘아크로하이드원’을 제시하며 ‘아크로 한강 벨트’ 구축에 나선다. 아크로 한강 벨트는 지난해 국내 최초 3.3㎡당 1억원을 돌파한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와 함께 한강변을 따라 흑석동 ‘아크로 리버하임’, 내년 완공이 예정된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등을 말한다. 대림산업은 한강변 최고급 주거벨트를 완성해 ‘아크로’ 프리미엄의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중견 아닌 중견기업...비로소 꼬리표 떼나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의 오랜 숙원사업인 강남 진출을 꾀하는 호반건설은 신반포15차에 총력을 다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는 낮지만 호반건설은 반짝 떠오른 신데렐라 기업이 아니다. 호반건설은 탄탄한 자금력과 우수한 재무 건전성, 31년간 주택사업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시공능력 등을 바탕으로 강남 정비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신반포15차 재건축은 호반건설이 10대 건설사에 진입한 이후 처음으로 출사표를 던진 강남권 정비사업이다. 호반건설은 2016~2017년에도 몇 차례 강남권 정비사업에 도전했지만 GS건설, 대림산업 등 대형건설사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에 제출한 입찰제안서에서 총공사비 약 2513억원(부가세 포함)에 390억원 규모의 무상품목 제공을 제안했다. 공사비 자체는 입찰에 참여한 경쟁사들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입찰에 참여한 3사 중 유일하게 공사비에 포함되지 않는 무상제공 품목을 별도 제안한 것이다.

무상제공 품목 별도 제안은 주방, 바닥재, 타일 등 실내 자체를 최고급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비용은 받지 않는 방식이다. 건설업계에서 통상 재건축 시공이익을 최대 10% 수준으로 잡는 것을 고려하면 호반건설은 사실상 역마진을 각오한 셈이다. 시공이익을 공사비의 10%로 계산해도 약 150억원가량 손해다.

사업비 대출이자도 연 0.5% 수준으로 제안했다. 삼성물산이 연이자 1.9%, 대림산업이 CD금리+1.5%인 점을 감안했을 때 파격적인 수준이다. 이밖에도 입찰제안서에는 김 회장 사진을 넣어 신뢰를 강조하는 ‘오너 마케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호반건설의 파격적인 제안은 신반포15차를 강남 입성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호반건설의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이번 입찰 참여가 단순히 브랜드 이름을 알리는 홍보 차원이 아닌 실제 수주를 위한 실전”이라며 “신반포15차처럼 입지가 뛰어난 사업장은 브랜드 인지도보다는 단지 고급화와 실속을 강조했을 때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반포15차 입찰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신반포15차는 입지 자체가 브랜드라고 할 만큼 강남 최고의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어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브랜드 전략과도 부합돼 입찰에 참여한 것”이라며 “우수한 재무건전성 및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사업조건과 차별화된 특화 제안을 한 만큼 조합원들의 좋은 평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5년 당시 시공능력평가 114위였던 호반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0위에 올랐다. 시공능력 평가액의 70% 이상을 경영 상태와 재무건전성에 점수를 주는 경영평가액에서 확보했다. 또 지난해 5월 재계 순위 4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호반건설은 2017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집단에 속해있지만 중견기업으로 보는 시선이 강했다. 이번 신반포15차 수주를 통해 강남 입성에 성공한다면 호반건설이 얻을 두 가지는 확실해 보인다. 첫 번째는 호반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 가속이 붙을 것이고, 두 번째는 호반건설이 중견건설사 꼬리표를 완벽히 떼어낸다는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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