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강남대첩’ 승리할 것인가
문재인 정부, ‘강남대첩’ 승리할 것인가
  • 윤길주 발행인
  • 승인 2020.02.0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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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를 비롯해 국토교통부·국세청·금융위원회 등 유관 부처에 총동원령이 내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더욱 강력한 초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끝없이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장은 “국민에게 좌절감을 주는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은 끝까지 추적해 과세 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표적은 서울 강남 다주택자들이다. 정부는 이들 중 상당수를 투기세력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아파트 쇼핑’으로 집값에 거품이 끼고, 서민들은 몇 십 년을 일해도 집 한 채 장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다주택자는 강남에 몰려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정부의 고강도 압박에도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가 전년보다 7만명 이상 늘면서 220만명에 육박했다. 다주택자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 강남구로 21%에 달했다. 강남 사람 10명 중 2명은 집을 두 채 이상 가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 10년간 늘어난 주택 490만 채 중 절반 넘는 247만 채를 다주택자들이 가져갔다. 지난해 상위 1%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 수는 1인당 평균 7채로 10년 전(3.5채)에 비해 두 배가량 늘었다. 이중 상당수가 강남 다주택자 호주머니에 들어간 것으로 짐작된다.

문재인 정부는 18차례나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번번이 패배했다. 서울 집값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4% 상승률을 이어가다 작년에만 10.44%나 뛰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9억원을 돌파했다. 현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5월의 중위가격은 6억635만원 정도였다. 3년도 되지 않아 3억원이나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절반가량이 세법과 대출에서 규정하는 ‘고가주택’이 된 것이다.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다는 문재인 정부로선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강남대첩’에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비장함이 요즘 정부의 태도에서 엿보인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나 강남에 사는 사람들은 대체로 정부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대출규제, 보유세 인상 등 온갖 대책에도 강남 다주택자들은 버틸 만한 여력이 충분하다. 이들은 ‘부자와 정부가 싸우면 부자가 이긴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성과를 내야하지만 부자는 급할 게 없다는 거다. 정권이 바뀌면 강남은 다시 평화를 되찾을 것으로 믿는다.

국회도 강남 편이다. 국회의원 299명 중 다주택자는 41.5%에 달하는 119명이나 된다. 이중 자유한국당 의원이 61명이다. 강남 지역구 의원은 대부분 한국당이 장악하고 있다. 한국당이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험악하게 비판한 게 다 이유가 있다.

문재인 정부의 ‘강남대첩’은 힘겨워 보인다. 아무리 세금을 높여도 강남 부자들은 잠시 움찔할 뿐이다. 강남에 아파트를 사면 1년에 1억씩 오르는데 세금 몇 백만 원 더 내는 게 무서울 리 없다. 똘똘한 한 채를 장만하려는 수요는 전국적으로 넘쳐난다. 정부로선 조급할 수밖에 없다. 갈 길은 먼데 해는 벌써 중천을 넘어서고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투기 세력을 잡는 여정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문재인 정부가 국정철학으로 내세운 공정사회에 조금이나마 다가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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