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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도 제로페이, 은행권 속앓이 깊어지는 까닭
정부 주도 제로페이, 은행권 속앓이 깊어지는 까닭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7.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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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중심 SPC 설립 늦어지며 뒷말 무성...정부에 미운털 박힐까 은행들 '입단속'
한국은행이 연내 출시를 준비 중인 모바일 결제 플랫폼이 제로페이에 묻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뉴시스>
정부가 주도하는 제로페이의 결제를 처리하는 은행권에 ‘제로페이 함구령’이 떨어졌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정부가 주도하는 제로페이의 결제를 담당하는 은행권에 ‘제로페이 함구령’이 떨어졌다. 최근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과정에서 논란이 커진 데 대해 정부 눈치를 보느라 입단속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중소기업벤처부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제로페이는 가맹점 25만2712곳을 확보했고 하루 결제 건수 1만 건, 결제액 2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소상공인들과 37개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중은행들은 정부의 SPC 설립 지원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제로페이 운영으로 비용만 나가고 실익이 없는데다 추가로 돈이 나가게 생겼기 때문이다. 현재 준비위원회가 각 시중은행에 요구한 출연금은 1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논란이 된 출연금은 투자금도 아니고 회사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내야 하는 돈”이라며 “돈을 낼지 말지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고, 회사 안에서도 제로페이와 관련해선 대외적으로 입장을 내지 않는 게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에 참여 중이라 뭐라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민간에서 진행하고 정부는 가이드라인만 잡으면 되는 일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민간 반발로 SPC 연내 설립 무산 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제로페이를 민간으로 옮기는 SPC 설립이 민간의 반발로 연내 설립이 무산됐다는 설이 돌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있다. 제로페이 SPC를 추진하는 유관부서에서도 큰 문제가 없던 상황에서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는 게 난처하다는 모양새다. 

제로페이 관계자는 “중기부에서 당초 8월까지 SPC를 출범하려는 계획이 있었는데 최근 뒤로 당겨지는 건 맞다”며 ”SPC 설립에 대해 회원사로부터 딱히 부정이나 긍정의 이야기를 들은 바 없는데, 최근 이상한 소문이 돌면서 은행권에서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추진단이 민간인 만큼 기업들에 SPC 출연금을 요청하는 강압도, 강제성도 없고 중기부 또한 그런 위치에 있지 않다”며 ”괜히 이런 소문이 돌면서 중기부로서도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기부는 제로페이의 민간 이양을 위한 SPC 설립을 빠르면 오는 8월까지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제로페이운영법인설립 준비위원회를 통해 민간 주도로 SPC를 설립하는 것으로, 현재 각 회원사들과 세부 내용을 조율하는 중이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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