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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삼성바이오, 시멘트 바닥 뜯고 노트북 숨겼다?
[팩트체크]삼성바이오, 시멘트 바닥 뜯고 노트북 숨겼다?
  • 한민철 기자
  • 승인 2019.06.28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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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아닌 조립식 판넬 바닥 공간…언론에 '망신주기식 흘리기' 지적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수사에 관한 언론보도에서 몇 가지 허위사실들이 뒤늦게 밝혀졌다. 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수사에 관한 일부 언론 보도가 과장·왜곡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이사 김태한) 회계부정 의혹에 대한 검찰의 증거인멸 수사 과정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사실 중 일부는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판사 소병석) 심리로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의혹 관련 증거인멸 사건은 검찰이 지난 4월 말 대대적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증거들을 기반으로 재판까지 이어지게 됐다.

당시 검찰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양 아무개 상무와 이 아무개 부장이 수사에 대비해 회사 직원의 컴퓨터 및 휴대전화에 남아있는 삼성바이오 회계 관련 자료를 직접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또 검찰은 지난달 7일 삼성바이오 인천 송도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사무실 바닥을 뜯고 그 아래 숨겨져 있던 회사 공용 서버와 대량의 노트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서버와 노트북을 바닥에 은폐한 혐의로 삼성바이오 보안담당 직원 역시 구속기소 했다.

당시 여러 언론은 검찰 발(發) 소식통을 인용해 보안담당 직원이 해당 공용서버와 노트북을 사무실 바닥 아래 숨기기 위해 시멘트를 뜯고 다시 덮는 작업까지 했고, 이는 일개 직원 혼자 할 수 없는 행위라며 윗선 개입이 있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당시 CBS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니 이미 시멘트로 덮은 바닥을 다시 뜯어내서 핵심 내용을 훼손시켰다는 것”이라고 말하며 삼성바이오 측의 증거인멸 혐의에 대한 의혹을 부추겼다.  

특히 검찰은 보안담당 직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삼성바이오 보안팀이 지난해 5월부터 8월 사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된 자료들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내용도 언론에 보도됐다. 

이와 관련해 <인사이트코리아> 취재 결과 당시 압수수색이 이뤄졌던 삼성바이오 공장 사무실 내부는 당시 검찰 수사 및 언론 보도 내용과 다르다는 게 확인됐다.

우선 삼성바이오 공장 사무실 바닥에 노트북이 보관돼 있었고, 이를 검찰이 발견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회사 공용서버까지 바닥에서 발견된 것은 아니었다. 압수수색 당시 검찰 수사관들은 서버실에 설치돼 있는 공용서버를 떼어내 압수해 갔고, 현재 해당 서버 데이터를 저장한 예비 서버는 여전히 서버실 내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트북을 바닥에 숨기기 위해 시멘트를 걷어내고 다시 덮었다는 내용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인사이트코리아>가 확인한 사무실 바닥은 여러개의 직사각형 조립식 판넬로 구성돼 있어 언제든지 해체할 수 있게 돼 있다.  판넬 아래에는 철근 구조물이 받치고 있는 넓은 공간이 있고, 여기에 전기배선이 연결돼 있다. 문제의 노트북들은 이 전기배선들이 지나는 공간에 놓여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요즘은 사무실 바닥에 전선을 깔면 보기 싫고, 걸리적거리기 때문에 대부분 판넬 아래 공간을 만들어 배선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전기배선은 수시로 바꾸기 때문에 바닥은 떼어내기 쉬운 판넬을 조립해서 까는 게 일반적이다. 삼성바이오 공장 사무실의 경우도 바닥 판넬은 소형 흡착기로도 쉽게 떼어낼 수 있도록 돼 있다. 따라서 노트북을 숨기기 위해 시멘트를 뜯어내고 다시 시멘트로 덮었다는 보도는 '가짜뉴스'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권양숙 여사 '논두렁 시계'처럼 누군가 삼성을 망신주기 위해 '시멘트 프레임'을 덧씌운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 대비해 증거인멸 했다는 부분도 논란

삼성바이오의 증거인멸 행위가 지난해 5월부터 8월 사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된 자료들을 은폐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는 검찰 주장과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지난해 5월부터 8월 당시는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에 대해 분식회계로 잠정결론을 내린 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심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다. 삼성바이오의 회계부정 의혹에 대해 증선위와 금감원이 팽팽히 맞서고 있었고, 삼성 내부에서는 검찰 고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지난해 11월에 이뤄진 증선위의 검찰 고발에 미리 대비해 증거를 인멸할 이유가 없었다는 게 삼성바이오의 입장이다.

현재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한 증거인멸 사건 피고인들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행위의 의도와 위법성 등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노트북을 바닥에 숨기거나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된 내부 문건에 대해 조치를 취한 점에 대해서는 보안상 사내에서 외부에 정보가 유출될 것에 대비한 것이란 게 피고인들의 주장이다. 검찰 수사에 대비해 증거인멸을 할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kawskhan@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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