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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 창출, 이젠 '측정'이다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 창출, 이젠 '측정'이다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9.05.2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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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주요 계열사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 순차 공개...최 회장이 결과 공표 독려

 

SK는 21일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DBL’ 경영의 토대가 되는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을 구축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SK>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강조한 ‘딥체인지’가 ‘DBL 경영’ ‘격주 4일 근무제 도입’ 등으로 구체화 하면서 속력을 내고 있다.

SK는 ‘더블보텀라인(Double Bottom Line, DBL) 경영’의 토대가 되는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을 구축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DBL 경영은 기업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재무제표에 표기하듯, 같은 기간의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로 환산해 관리하는 방식이다. 즉 기업의 경영활동을 통해 일자리 부족, 환경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한 성과를 공식화 하겠다는 뜻으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방식인 셈이다.

SK는 21일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16개 주요 관계사가 2018년 한해동안 창출한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날 SK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어 사회적 가치 측정 취지와 방식, 주요 관계사 측정 결과, 향후 계획 등을 공개했다.

SK는 재무재표를 각 사별로 공개하듯,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 역시 계열사별로 공개하기로 했다. 공표 방식과 시점은 계열사별로 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 때 밝히거나 지속가능보고서에 기재하는 등 자율로 정한다. 또한 앞으로 매년 측정 결과를 공개하고, 관계사별 경영 핵심평가지표(KPI)에도 50%를 반영하기로 했다.

SK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이유는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지표와 기준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간 최태원 회장은 “측정(measure)할 수 없는 것은 관리(manage)될 수 없다”는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해 사회적 가치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번 측정 결과에 대해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목표를 정해 모자란 부분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측정결과 공표를 독려했다는 후문이다.

SK의 사회적 가치 측정 예시.<SK>

SK에 따르면, 계열사들이 측정한 사회적 가치는 크게 3대 분야로 나뉜다.

▲경제간접 기여성과(기업 활동을 통해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가치) ▲비즈니스 사회성과(제품·서비스 개발, 생산, 판매를 통해 발생한 사회적 가치) ▲사회공헌 사회성과(지역사회 공동체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창출한 가치) 등이다.

세부적으로 경제간접 기여성과 측정 항목은 고용·배당·납세 등이다.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환경·사회·거버넌스 부문을 측정한다. 사회공헌 사회성과의 측정 항목은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프로그램, 기부, 구성원들의 자원봉사 관련 실적을 측정한다.

SK는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이 일반적인 사회공헌과 차별화되는 점을 강조했다. SK 관계자는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은 기업 본연의 비즈니스 활동과 별개가 아니다”라며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 비즈니스와 관련된 사회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 혁신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이 사회적 가치를 활용한 신규 사업전략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착하게 돈벌기’위한 마케팅인 셈이다.

그동안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 등 일부 국내외 기업이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공표해왔다. 다만 제품·서비스 관련 사회적 가치까지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SK가 처음이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를 위해 SK는 2017년부터 외부 전문가들과의 공동 연구, 관계사 협의 등을 통해 측정 체계를 개발해 왔다. 측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대학 경제학·회계학·사회학 교수, 사회적 기업 관련 전문가들이 자문 역할을 했다.

3개 계열사 사회적 가치 연 12조3000억원

SK는 이날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원사인 16개 주요 관계사 중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 3개사의 2018년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먼저 공개했다. 각 사가 측정한 SK 3개사의 지난해 사회적 가치 창출 규모는 12조3327억원이다.

예컨대 SK이노베이션은 ▲경제간접 기여성과 2조3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조1884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494억원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경제간접 기여성과 1조6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81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339억원을, SK하이닉스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9조9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4563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760억원을 창출한 것으로 각각 측정됐다.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의 비즈니스 사회성과가 마이너스로 나온 것은, 생산 공정에서 불가피하게 나오는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량이 환경 항목의 측정값으로 환산되기 때문이다.

SK 관계자는 “각 사는 이번에 산출한 측정값을 기준 삼아 개선 목표를 정하게 된다”며 ”마이너스 요소(오염물질 배출량)는 줄이고, 친환경 사업모델을 확대하는 등 방법으로 플러스 항목을 늘리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일시 통신장애로 고객들에게 제공한 피해 보상액 등이 마이너스 성과로 측정됐다.

SK는 지속적으로 미비점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가령 소비자 피해 관련 사건·사고, 지배구조 개선 성과, 법규 위반 사항 등은 객관적인 측정 방법을 아직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각 사는 자체 측정결과 공표 시 미반영 항목을 주석에 표기하고, 추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SK는 향후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일종의 재무제표 형태로 작성해서 공개하는 방안을 회계학자들과 공동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회계정보학회장을 맡고 있는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는 현대 회계 시스템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정착되기까지 100년 이상이 걸렸다”며 “SK의 사회적 가치 측정은 기업 경영방식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이항수 PR팀장(부사장)은 “사회적 가치 측정은 DBL 경영을 동력으로 ‘New SK’를 만들기 위한 작지만 큰 걸음을 내딛은 것”이라며 “‘지도에 없는 길’을 처음 가는 것인 만큼 시행착오도 많겠지만 결국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 최초 ‘격주 4일 근무제’ 시행

이와 더불어 SK는 ‘딥체인지’의 일환으로 대기업 최초 ‘격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SK에 따르면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지주회사인 ㈜SK는 격주로 일주일에 4번 근무하는 ‘격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근무제도는 지난해 말부터 시범 운영되다가 올해들어 정식으로 도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격주 4일 근무제’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발맞춰 구성원의 행복 가치를 최우선하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고 한다.

다만 이 근무제가 전 계열사로 확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관계자는 “주중에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어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생산직 위주의 계열사에서는 시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