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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균 LS산전 회장, 차세대 먹거리 사업서 일 낸다 
구자균 LS산전 회장, 차세대 먹거리 사업서 일 낸다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9.01.0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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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 투자로 미래 점령...스마트그리드 글로벌 강자 야심
구자균 LS산전 회장.<LS산전>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LS산전은 지난해말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 북미 최대 기업인 파커 하니핀의 에너지그리드 타이(EGT)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산업용 ESS 시장에서 세계 최대 규모 레퍼런스(공급사례)를 보유하게 됐다.

동시에 한국은 물론 미국·아시아·중남미·유럽·호주 등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와 생산, 연구개발(R&D) 시설, 인력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구자균 회장은 “이번 인수로 LS산전이 세계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를 확보하게 됐다”며 “글로벌 전략 지역인 북미 시장에서부터 가시적 사업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글로벌 경제 침체 속에서도 LS산전이 눈에 띄는 활약상을 보이는 데에는 바로 구 회장 특유의 ‘뚝심’이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적자행진 가운데서도 미래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구 회장의 큰 배포에 힘입어 파커 하니핀의 에너지그리드 타이(EGT) 사업부 인수와 자회사 LS에너지 솔루션스 설립 등 굵직한 성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두둑한 뚝심의 ‘스마트에너지 전도사’

구 회장은 지난 2008년 취임 직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스마트에너지사업에 주력해 왔다. 기존 LS산전의 강점인 전력기기 및 자동화사업과 접목해 시너지를 낼 분야로 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에 주목한 것이다. 그는 현장을 직접 챙기면서 ‘스마트에너지 전도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실제 구 회장은 지난 2015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 클린 에너지 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기존 전력망에 ESS 등을 융합한 스마트 에너지 기술이 확실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구 회장의 판단은 맞아 떨어졌다. LS산전의 스마트에너지 사업은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2017년 10월 일본 홋카이도에 ESS연계 융복합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하고 2018년 5월엔 삼양그룹 계열사 5개 공장, LS 계열사인 니꼬동제련으로부터 ESS 구축사업을 수주했다. 그 결과 LS산전은 2018년 2분기에 스마트에너지 등 융합사업부문에서 매출 1170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내며 2015년 이후 첫 흑자를 이뤘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매출 1조2521억원, 영업이익 1207억원으로 계열 분리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주력사업인 전력과 자동화부문에서 안정적 성장을 지속하면서 전력 인프라 부문 수익성 개선 등 부문별로 고른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하반기 들어 반도체 설비 투자가 둔화하며 전력 인프라 부문이 약세를 보였지만 에너지저장장치사업은 호조세를 이어갔다. 

구체적인 성과를 보면 LS산전은 2018년 에너지저장장치 수주에 잇달아 성공했다.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 프로젝트로 화명정수장(태양광 1MW, 에너지저장장치 3MWh), LS산전 부산 공장(태양광 0.9MW, 에너지저장장치 2.7MWh) 등도 수주했다.

LS산전 청주 사업장에 구축된 ESS스테이션 전경.<LS산전>

LS산전은 국내 최초 수상 태양광을 설치하고 일본 치토세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시장 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태양광발전이 대규모로 보급되고 있다는 점도 에너지저장장치 수주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대외 여건도 좋다.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는 추세에 따라 LS산전의 스마트 에너지 사업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세계 ESS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40% 성장한 17GWh(배터리 기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ESS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시장은 지난해 16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18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구 회장의 목표는 관련 업계에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다. 구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설치될 ESS 누적용량은 약 125GW로 2016년 대비 66배 이상 증가하고 한국과 미국, 중국 등 8개국이 전체 설치용량의 70%를 차지할 것”이라며 “선제적 투자를 통해 시장 선점은 물론 향후 산업 트렌드를 주도하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겠다”고 강조한다. 

“철 지난 충성은 성장 가로막는 적폐”

구 회장은 1957년 서울에서 구평회 전 E1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고려대 법학과를 나와 미국 텍사스대 대학원에서 국제경영학 석사학위와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국민대 경영학과와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LS산전 부사장으로 경영에 참여해 사장과 부회장을 거쳐 2008년 회장에 올랐다. 주요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에 있어서는 과감하고 추진력이 강한 반면 조직관리에서는 원칙을 중시하면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 회장은 “불필요하게 충성을 강조하거나 일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구분 없이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전체 경쟁력이 하향 평준화된다”며 “리더들의 ‘철 지난 충성’이 오히려 회사 발전을 막는 적폐”라고 말한다. 불필요한 겉치레와 몸집 불리기가 아닌 내실을 다지고 실리적인 면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또 2011년부터 매년 ‘여성의 날’에 여성사원들에게 짧은 글귀가 적힌 떡 선물을 돌릴 정도로 섬세한 면도 있다. 구 회장의 제안으로 2011년부터 연초가 되면 과장과 차장 승진자를 대상으로 부부와 가족 동반 파티를 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다. 평소에도 구 회장은 평사원들과 남산 둘레길을 돌면서 식사와 담소의 시간을 갖곤 한다.  

또한 구 회장은 어린 시절부터 물을 좋아해 학창 시절, 잠수를 즐겨했다고 한다. 30대 중반에는 스킨스쿠버 매력에 빠져 매년 100회 가량 잠수를 해 왔으며 3분 40초 정도의 무호흡 잠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1999년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스쿠버 강사 자격시험에 도전해 1년 만에 수석으로 강사 자격증을 취득한 바 있고 직접 찍은 수중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서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ICT 융복합 통한 스마트화에 승부

이제 구 회장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우리의 새 미래를 이끌어 갈 것이기에 선제적으로 융복합 스마트솔루션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고 스마트한 사업 환경을 만들어 이 혁명을 퀀텀점프의 확실한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존 전력과 자동화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 기술력을 갖추고 ICT융복합을 통한 스마트화를 적극 추진하는 한편 자동화에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공장 등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LS산전은 청주 1 사업장 G동을 스마트 생산라인으로 구현했다. 부품 공급부터 조립, 시험, 포장 등 전 라인에 걸쳐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됐다. 청주공장 G동은 LS산전 주력제품인 저압차단기와 개폐기를 생산한다. 쉴새없이 움직이는 1층 생산라인은 연간 2600만대의 산업용 차단기를 만들어 낸다. 각 공정에는 LS산전을 대표하는 자동화기기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가 설치돼 있다. 각 공정 PLC는 상위 PC를 통해 제조실행시스템인 MES(생산관리시스템 :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과 연결돼 있다.

MES 허브(Hub)는 각 공장과 상위 시스템간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통신중계기 역할을 한다. 이같은 LS산전 스마트공장은 수요예측 시스템(APS)이 적용된 유연생산시스템으로 운영된다. APS는 주문부터 생산계획, 자재발주까지 자동화돼 있다. 앞서 LS산전은 2011년부터 4년간 2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이 스마트공장을 건립했다. 

구 회장은 청주사업장에 ‘FEMS(공장에너지관리 시스템 : 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와 태양광 연계 ESS설비를 갖추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재생에너지 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모두 67억원을 투자해 1MW급 ESS와 2MW급 태양광 발전시스템, 고효율 인버터, LED 조명, 스마트미터 등을 적용했다. 각각의 솔루션은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 운영되며, FEMS스테이션에 구축된 중앙제어센터를 통해 공장 전체 실시간 에너지 사용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구 회장은 FEMS 상용화를 시작으로 BEMS 등 고도화된 에너지 관리 솔루션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전체 건물에너지 사용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공장과 산업체는 물론 대형 빌딩, 백화점 등 다양한 분야의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본격화 한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4월 LS산전은 기존 청주사업장 2MW 태양광 설비에 1MW급 ESS용 PCS(Power Conditioning System)와 1MWh 배터리를 연계해 발전 및 매전을 시작했다.

아직은 태양광 연간 매출이 5억7000만원 안팎이지만 ESS 연계 운영으로 2억원 수준의 추가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ESS와 연계한 태양광 설비에 REC 가중치 5.0을 부여, 사업성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효자’로 자리잡은 스마트그리드 사업

구 회장은 이를 기반으로 솔루션 판매를 비롯, 발전소 O&M까지 재생에너지 사업 외연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LS산전 관계자는 “ESS 연계 REC 가중치 부여 제도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약 4400억원(800MWh) 규모의 ESS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모듈·인버터·ESS·전력변환장치·전력기기 및 배전반·제어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자체 개발한 기술 기반 솔루션을 통해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 회장은 한국스마트그리드 협회장, 글로벌 스마트그리드 부회장을 맡아 이 분야 발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정보통신(IT) 기술을 활용해 전기 공급자와 소비자에게 사용량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 제공함으로써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지능형 전력망이다. LS산전은 작년 2분기 스마트그리드 부문의 선전 덕분에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LS-Nikko동제련, 삼양그룹 등으로부터 ESS(전력저장장치)를 잇따라 수주한 것이 주효했다. 

결과적으로 분기당 100억~200억원이었던 스마트그리드 매출은 분기당 720억원으로 급증했다. 현재 스마트그리드는 LS산전의 수익 안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세아그룹으로부터 ESS 프로젝트를 추가로 따내고 정부가 2022년까지 스마트그리드 인프라 구축에 4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점 등을 감안하면 스마트그리드의 실적 기여도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미래 변화를 내다보고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꾸준히 투자해온 구자균 회장의 뚝심과 통찰 경영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세계시장을 호령하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그의 ‘빅픽처’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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