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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본사 vs 가맹점주, 출점제한 거리 '80m 전쟁'
편의점 본사 vs 가맹점주, 출점제한 거리 '80m 전쟁'
  • 노철중 기자
  • 승인 2018.10.05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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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산업협회, '80m 자율규약' 합의...가맹점주협의회 "200m 넘어야" 반발
지난 7월 16일 서울 성북구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사무실에서 계상혁 회장(사진 왼쪽)이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지난 7월 16일 서울 성북구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사무실에서 계상혁 회장(맨 왼쪽)이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건의서 '를 전달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5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회원사들의 의견을 모아 다른 브랜드 편의점이라 하더라도 80m 이내에 출점하지 않기로 한 ‘근접출점제한 자율규약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는 조만간 회의를 거쳐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적어도 출점제한 거리가 200m는 보장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정권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한 출점 제한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편의점 브랜드 CU, GS25, 세븐일레븐, 씨스페이스, 미니스톱 등 가맹 본사들이 모인 사단법인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확정된 직후인 7월 16일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가맹본사에 ‘개별 가맹본부의 가맹수수료 인하’와 ‘근접출점으로 인한 생존권 파괴 행위 중단’을 요구했다.

편의점주들은 최저임금이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편의점주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이 두 가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가맹본사들은 수수료 인하에 대해선 언급 없이 ‘80m 출점제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본사 입장에서는 정부와 국민 시선이 따가운 때, 경쟁업체 간 출점 경쟁을 자제하는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가맹점주들과 상생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려고 한 듯 하다.

‘80m 출점제한’의 실효성에 대해선 논란이 많다. 다른 편의점 브랜드 간 근접출점제한은 1994년에도 실시된 바 있다. 그러나 2000년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카르텔) 행위로 판단, 소비자 피해를 우려해 규제를 해제했다. 또 2012년 공정위는 동일 브랜드 편의점들 간 반경 250m 내에 출점을 금지하는 모범거래기준을 만들었다. 이마저도 2014년 박근혜 정부 규제 완화 바람을 타고 폐지되고 본사 내부규정에 따라 근접출점 제한 거리 250m를 유지토록 했다.

이렇게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편의점 수는 2012년 2만4500여개에서 2018년 7월 말 기준 4만 여개로 급증했다.

2018년 7월말 기준.
2018년 7월말 기준.<자료=업계 추산>

가맹본사 '꼼수'로 출점경쟁 과열

본사 자체 250m 규정이 있는데도 편의점 수가 급증한 이유는 뭘까. 가맹본사는 점주에게 동의를 얻으면 근접출점이 가능하다. 본사들은 오랜 경험을 가진 점주들에게는 동의를 강요하지 않고, 새로 편의점을 시작한 점주들에게 여러 이유를 들어 동의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식으로 해서 무차별적으로 편의점이 늘어난 것이다.

본사들은 출점을 위해 시장조사나 상권분석을 면밀히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부산 송도의 한 건물에서 GS25와 세븐일레븐이 동시에 영업을 하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가맹본사는 송도 상권이 충분히 커서 두 편의점이 영업해도 괜찮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가맹점주들은 임대료, 가맹수수료, 카드수수료 등으로 편의점 업계 전반이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출점제한 거리를 자율규제에 맡길 게 아니라 정부가 나서 정리를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거리도 80m가 아니라 적어도 200m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편협 “80m가 왠말! 적어도 200m는 돼야”

거리 문제는 편의점주들에게 민감하다. 한 편의점 사장은 인근 상가에 ‘상가임대’라는 안내가 붙어 있는 것만 봐도 이 곳에 다른 편의점이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그는 같은 브랜드는 물론, 다른 브랜드도 출점제한 거리를 정부가 법으로 정해 놓으면 이런 걱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연도별
<그래픽=이민자>

더불어 본사와 가맹점주가 상생할 수 있는 본사의 통 큰 양보가 있어야 한다는 게 가맹점주들의 주장이다. 먼저 수수료율을 낮추되 수수료율 책정 방식부터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80m 제한’에 대해 “편의점주들은 무조건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사이트코리아>와 통화에서 “정말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며 “서울시에서 담배소매인 지정 거리제한 기준을 현행 50m 이상에서 100m 이상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내놓은 마당에 고작 30m 더 긴 80m 거리제한이라니 기가 찰 일이다. 80m는 공동상권이나 다름없다. 적어도 200m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조만간 회의를 거쳐 우리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편의점산업협회의 제안에 대해 담합 행위 여부 유권해석을 내리기에 앞서 가맹본사들은 편의점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는 모양새다.

가맹본사와 편의점주들 간의 갈등이 심화되기 전에 공정위나 국회 차원에서 합리적이고 모두가 공감할만한 법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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