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낙마 후폭풍] '문재인표' 금융개혁 좌초하나
[김기식 낙마 후폭풍] '문재인표' 금융개혁 좌초하나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4.1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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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새 감독당국 수장 2명 불명예 퇴진...재벌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동력 상실 우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낙마에 따라 '문재인표' 금융개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재벌 저격수' '정무위 저승사자' 등으로 불렸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불명예 사퇴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금융 개혁 드라이브에 급제동이 걸렸다. 남북정상회담과 6월 지방선거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금감원의 키를 잡을 선장이 연이어 '낙마'했기 때문이다.

차기 금감원장 선임에 대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실제 범법자가 아니더라도 경미한 수준의 위법 소지만으로도 주요 인사에 배제될 수 있다는 전례를 남겼다. 향후 개혁 성향 인재를 차기 금감원장으로 데려올 때마다 야당이 발목잡고 늘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장 자리가 공석이 됨에 따라 금감원은 당분간 유광열 수석부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지난 16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 직후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김 원장 사표는 오늘 오전 청와대에서 수리될 예정이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김 원장이 제19대 국회의원 임기 종료 직전인 2016년 5월 민주당 초·재선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에 연구기금 명목으로 5000만원의 정치 후원금을 기부한 것이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유권해석했다. 시민단체 또는 비영리법인 구성원으로서 종전의 범위를 넘어서는 수준의 특별회비를 냈다고 본 것이다.

김 원장 사임에 따라 금감원은 최근 한 달 간 두 명의 원장이 불명예 퇴진하는 불상사를 맞게 됐다. 지난 3월 최흥식 전 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하나은행 신입직원 채용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스스로 옷을 벗은 바 있다. 뒤이어 금감원장에 오른 김 원장 또한 역대 최단기 퇴임에 따라 금감원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연이은 금감원장 낙마로 정부의 금융개혁이 좌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초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을 통해 금융감독체계를 금융위로부터 분리해 금융소비자보호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또한 재벌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오너들이 금융회사를 사금고처럼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금감원장 자리가 또 한 번 공석이 되면서 금융개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청와대로선 차기 감독원장으로 적절한 인재를 탐색하는 데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금융 현안에 식견을 갖추고 있으면서 야당의 인사 검증도 무리없이 통과할 수 있는 인재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는 27일 열릴 남북정상회담과 곧이어 열릴 지방선거 등 굵직한 현안이 많아 감독원장 선임이 늦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