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정서영 기자] “3년에 걸쳐 개발했습니다.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단독 건조기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모든 설계 방식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했습니다.”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 부사장이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비스포크 AI 콤보’를 이같이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출시했다. 하나의 드럼으로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진행하는 제품으로, 세탁 후 건조를 위해 세탁물을 옮기거나 설치공간에 대한 부담도 줄이게 됐다.

과거에도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있었으나 오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성능,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삼성전자는 이를 해결하고자 지난 3년 가까이 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 부사장은 “단독 건조기와 동일한 성능, 시간, 에너지 효율을 갖추자는 게 목표였다”며 “기초 기술을 하는 데만 1년, 성능과 사용성을 같이 하기 위해 부품 조합에도 1년 넘게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비스포크 AI 콤보, HW·SW 다 바꿨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25kg 용량 드럼세탁기와 15kg의 대용량 건조를 적용했다. 킹사이즈 이불을 건조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용량이다.

기존 열풍건조 방식의 일체형 세탁·건조기의 옷감 손상 등 문제는 히트펌프 방식을 적용해 개선했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순환을 통해 공기의 온도·습도를 변화시켜 옷감의 수분을 날리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건조기 아래쪽에 있던 히트펌프를 상단에 배치하고, 기존 상단에 있던 세제 자동투입 장치는 하단으로 재배치해 단독 건조기와 같은 성능은 유지하면서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설계 공간을 줄였다.

아울러 기존 제품 중 가장 고성능 칩이 적용된 패밀리허브 냉장고, AI 로봇청소기 제트봇 등과 같은 수준의 칩이 들어가며 다양한 AI 기능이 지원된다. 빅스비를 통해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기기뿐만 아니라, 전화연결·멀티미디어까지 이용 가능하다.

그 결과 비스포크 AI 콤보는 초반부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출시한 지 사흘 만에 판매량 1000대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주 기준 3000대를 넘어섰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드럼세탁기는 100만대, 건조기는 83만대가 판매됐다. 주목할 점은 건조기 보급률은 30%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건조기 보급률이 아직 30%밖에 안 되는데, 비스포크 AI 콤보를 통해 1인 가구나 신혼부부 등 건조기를 가지지 못한 70%가 새로운 시장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이달 북미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된다. 이 부사장은 “미국은 이달 출시하고, 동남아를 비롯해 글로벌 전체는 올해 2분기 안에 선보이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