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정서영 기자] SK텔레콤이 6세대(6G) 이동통신을 주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탄탄히 다지는 모양새다. 6G 표준화 승인은 오는 2030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향후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6G 시장에 SK텔레콤이 본격 참여하며 차세대 기술 패권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1일 SKT는 6G 상용화 시점에 맞춰 이를 선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버라이즌, 도이치텔레콤, NTT도코모 등 주요 글로벌 사업자 및 제조사가 참석하는 오픈랜(O-RAN·개방형 무선 접속망) 얼라이언스 미팅에 참가해 SKT의 6G 방향성을 제시했다.

지난 4월에는 글로벌 차세대 통신 표준 협의체인 아이온 글로벌 포럼에서 6G 관련 기술 실증 사례와 6G 백서 및 에너지 절약 백서의 대용을 발표했다. 이동통신 사업자 주도의 글로벌 얼라이언스 NGMN에서 6G 초기 생태계 조성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SKT는 지난 2월 6G 후보 주파수에 대한 RIS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RIS는 전파 특성에 따라 전달력을 조정해 전파를 반사시켜주거나 투과시켜 실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SKT는 이번에 개발한 6G RIS 유리를 상용화할 경우 6G 실내 커버리지 확장 등 무선 통신 품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영상 SKT 사장은 올해 열린 MWC23에서 미래를 선도할 ICT 기술로 6G를 소개하면서 “AI 컴퍼니로 도약하고 있는 SKT의 AI, 6G, 메타버스 등 차세대 ICT 기술을 활용한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전 세계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SKT는 5G는 물론 6G 후보 대역의 주파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투명 안테나 기술과 함께 기지국, 코어, 단말 등 인프라 전반에 AI,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해 성능을 향상시킨 지능망과 전력절감 기술이 적용된 인프라 등 다양한 차세대 통신 기술을 전시했다.

류탁기 SKT 인프라 기술 담당은 “2030년으로 예상되는 6G 표준화 완료 및 상용화 시기에 글로벌 주도권을 가져오려면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6G에서도 대한민국이 글로벌 선도 국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6G 시장, 2035년까지 200조원 규모 성장

6G는 현재 표준 정의는 없으나, 5G 통신의 최고 속도인 20Gbps(기가비트)보다 50배 빠른 초당 1Tbps(테라비트)의 속도로 구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인사이트에이스애널리틱에 따르면 글로벌 6G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74억7000만 달러(약 9조6620억원)로 예측되며, 연평균 127.16%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2035년까지 1595억4000만 달러(약 206조36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통신 기업들이 6G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들여 6G 핵심 기술과 장비 및 부품 등을 개발, 상용화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5세대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6세대를 준비하는 게 무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5G 구축이 완전한 단계가 아닌데 6G를 준비한다는 점이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조급하게 움직인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6G 기술은 미래 기반 기술 분야의 핵심으로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