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은행권이 매년 직원들에게 우호적인 조건을 걸어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지만 좀처럼 평균 근속 기간과 임금 수준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은행권 채용문이 넓을 때 입사한 1970년대생 직원들이 임금피크에 진입하는 4~5년 후 평균 임금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추진하는 비용효율화 효과도 이때나 돼야 활성화될 전망이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올해 2400여명이 희망퇴직을 이미 했거나 할 예정이다. 이미 올해 짐을 싼 5대 은행 직원은 국민은행 674명, 신한은행 250명, 하나은행 478명, 우리은행 521명, 농협은행 427명 등이다.

희망퇴직 대상 연령도 이전보다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 중인 농협은행은 만 40세(1982년생) 직원까지 대상에 포함시키고 최대 39개월치의 월평균 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은행마다 근무기간·직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시중은행급 직원들은 희망퇴직으로 4억원 이상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금피크 진입을 앞둔 관리자급 50대 직원은 통상 2년치 임금을 희망퇴직금으로 받지만 자녀학자금, 재취업 지원금 등 명목의 특별퇴직금까지 추가된다.

임금피크 적용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책임자급 40대 직원들은 보통 3년치 임금을 희망퇴직금으로 받는다. 순수 희망퇴직금으로만 4억원 가까운 현금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은행들이 매년 거액을 내걸고 희망퇴직에 나서는 목적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력 구조 재구성에 있다. 지점이 모바일 뱅킹 대중화로 고객이 줄면서 일선 영업인력을 줄일 필요가 있어서다.

하지만 은행들의 대규모 희망퇴직에도 매년 은행별 평균 근속기간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국민은행은 2020년 16년에서 16년 4개월, 신한은행도 15년 4개월에서 15년 7개월로 늘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마찬가지다.

이는 항아리형 인력 구조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어서다. 1970년 전후 출생한 직원들이 사회로 나올 때 은행 채용 규모가 워낙 컸지만 희망퇴직을 결단하는 해당 연령대의 직원은 일부이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권 취업 구멍이 좁아진 탓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앞으로 4~5년이 지나면 항아리의 넓은 부분을 지탱하고 있던 관리자급 직원들이 임금피크에 돌입한다”며 “평균 근속기간뿐만 아니라 보수총액 규모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