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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8:5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혼자는 우리를 만든다⑥] 독립 첫걸음 ‘집’…덴마크엔 사회주택이 있다
[혼자는 우리를 만든다⑥] 독립 첫걸음 ‘집’…덴마크엔 사회주택이 있다
  • 특별기획취재팀
  • 승인 2023.10.19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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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주거 안정성·낮은 임대료…입주자격 제한도 없어
사회주택조합협회 CEO “주거 환경 좋아야 아이 낳는다”
덴마크 코펜하겐(København) 시내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외곽에 위치한 사회주택 모습.<남빛하늘·정서영>

2023년 2분기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0.7명입니다. 한국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가 1명도 안 된다는 얘기죠. 세계 최저이자 역대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이 추세로 가다간 몇백년 후 한민족이 소멸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정부는 올해부터 월 30만원의 영아수당과 함께 70만원의 부모급여를 지급하고 있지만 출산율 반등을 꾀하기엔 역부족입니다. 한국 청년들은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 취직, 내 집 마련 등 구조적 문제가 켜켜이 쌓여 있는 한국 사회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미래를 저당잡힌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사이트코리아>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을 받아 출산율이 높은 유럽 국가들을 취재하며 국내 초저출생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청년들의 독립 지연’ 때문으로 판단하고 대안을 모색해봤습니다.

[인사이트코리아=특별기획취재팀] 대한민국 청년들은 독립의 첫 걸음을 떼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삶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집을 마련하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입지나 시설 좋은 서울의 빌라 원·투룸은 월 임대료가 부담스러운 수준이고, 비교적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입주는 ‘하늘의 별따기’라는 게 청년들 생각입니다.

국토연구원이 2022년 발간한 ‘20·30 미혼 청년의 주거여건과 주거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들이 생각하는 일반 전·월세 주택의 단점은 ‘상대적으로 비싼 주거비(45.2%)’ ‘재계약 시 어려움(34.1%)’이었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의 단점으로는 ‘입주자격 제한으로 입주하기 어려움(27.9%)’ ‘공급이 너무 적어서 경쟁률이 높음(27.1%)’을 꼽았습니다.

청년들은 임대료 부담 없이, 집주인에게 내쫓길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바라고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주거 정책으로 ‘누구나 오랜 기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23.6%)’을 제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덴마크는 우리가 꿈꾸는 ‘누구나 오랜 기간 거주할 수 있는 집’을 현실화 했습니다. 덴마크 전체 인구의 20%가량이 거주하고 있는 ‘사회주택’이 그것입니다.

누구나 거주할 수 있는 ‘모두의 주택’

덴마크에서는 사회주택을 ‘알민 볼(almen bolig)’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흔히 쓰는 ‘소셜 하우징(Social Housing)’ 대신 ‘코먼 하우징(Common Housing)’에 가깝습니다. 사회주택이 사회 취약계층 등 일부 계층만을 위한게 아니라 덴마크 국민이라면 누구나 거주할 수 있는 보통의 주거 공간이라는 의미에서죠.

덴마크 사회주택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모두의 주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책 대상에 따라 가족·노인·청년 세 가지 유형으로만 구분될 뿐 소득제한 같은 입주자격이 없기 때문이죠. 15세 이상의 덴마크 국민이라면 누구든 사회주택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겁니다.

벤트 매드슨(Bent Madesen) 덴마크 사회주택조합협회 베엘(Boligselskabernes Landsforening·BL) CEO가 지난 9월 <인사이트코리아>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남빛하늘·정서영>

덴마크 사회주택조합협회 베엘(Boligselskabernes Landsforening·BL)의 벤트 매드슨(Bent Madesen)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월 <인사이트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덴마크 사회주택은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똑같은 임대료를 내고 똑같은 힘을 갖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1년에 얼마를 벌어들이는지, 어떤 자동차를 타는지 들여다보는 한국의 공공임대주택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입주자격에 소득 기준이 없는 사회주택은 덴마크가 유일합니다.

덴마크 사회주택은 정해진 입주 기간도 없습니다. 입주자가 원하면 한번 들어간 집에서 죽을 때까지 살 수 있는 겁니다. 벤트 CEO는 “예를 들어 자식들이 다 커서 독립하고 할머니 혼자 살고 있더라도 법적으로 아무도 나가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양질의 주거정책, 출산율에 영향

지역과 주택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임대료도 비교적 저렴한 수준입니다. 베엘에 따르면 2022년 기준 50㎡(약 15평) 이하 사회주택의 매달 임대료는 3200덴마크크로네(한화 약 61만원)이며, 85㎡(25평)의 임대료는 6900덴마크크로네(131만원)로 집계됐습니다.

수도 코펜하겐(København)에 있는 85㎡ 아파트의 평균 월 임대료와 비교하면 1만6600덴마크크로네(316만원)로 사회주택보다 2.4배 비쌉니다. 덴마크 제2의 도시 오르후스(Århus)에서는 같은 조건으로 평균 1만1000덴마크크로네(234만원)의 월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회주택에 입주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인 거죠.

덴마크 코펜하겐(København) 시내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외곽에 위치한 사회주택.<남빛하늘·정서영>

벤트 CEO는 합리적인 임대료와 높은 주거 안정성을 가진 사회주택 정책이 있기 때문에 덴마크 청년들이 이른 독립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덴마크 대학생들은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과 약간의 아르바이트를 통해 사회주택 월세와 생활비를 충당한다”며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부모도 있겠지만 스스로 해결하는 게 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 주거 안정에 중점을 둔 주택정책이 있어야 높은 출산율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도 했습니다. 벤트 CEO는 “주거정책과 출산율은 연관성이 매우 높다”며 “양질의 주거정책이 마련돼 있어야 청년들이 아이를 낳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주거 환경이 편안하고 안정적이어야 젊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으려고 한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한국 청년들이 높은 주거비 등을 이유로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시점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부분에서 볼 때 이런 상황이 생산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벤트 CEO는 “출산율을 높이길 원한다면 많은 젊은이들이 빨리 독립해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특별기획취재팀=박지훈·남빛하늘·정서영 기자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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