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B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B
    미세먼지
  • 부산
    B
    미세먼지
  • 강원
    Y
    29℃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B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B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최종편집2024-04-28 11:42 (일) 기사제보 구독신청
[혼자는 우리를 만든다④] 스웨덴 스톡홀름대 교수가 말하는 저출생 문제 해법
[혼자는 우리를 만든다④] 스웨덴 스톡홀름대 교수가 말하는 저출생 문제 해법
  • 특별기획취재팀
  • 승인 2023.10.18 0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군나르 안데르손 인구통계학과 교수 인터뷰
“저출생은 돈이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 문제”
군나르 안데르손(Gunnar Andersson) 스톡홀름대학교(Stockholms Universitet) 인구통계학과 교수가 지난 9월 <인사이트코리아>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남빛하늘·정서영>

2023년 2분기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0.7명입니다. 한국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가 1명도 안 된다는 얘기죠. 세계 최저이자 역대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이 추세로 가다간 몇백년 후 한민족이 소멸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정부는 올해부터 월 30만원의 영아수당과 함께 70만원의 부모급여를 지급하고 있지만 출산율 반등을 꾀하기엔 역부족입니다. 한국 청년들은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 취직, 내 집 마련 등 구조적 문제가 켜켜이 쌓여 있는 한국 사회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미래를 저당잡힌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사이트코리아>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을 받아 출산율이 높은 유럽 국가들을 취재하며 국내 초저출생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청년들의 독립 지연’ 때문으로 판단하고 대안을 모색해봤습니다.

[인사이트코리아=특별기획취재팀] 군나르 안데르손(Gunnar Andersson) 스톡홀름대학교(Stockholms Universitet) 인구통계학과 교수는 <인사이트코리아> 특별기획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스웨덴은 일과 가정이 양립되도록 균형을 잡고 있기 때문에 출산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데르손 교수의 말처럼 스웨덴은 일과 가정의 양립, 즉 ‘워라밸’을 중심으로 한 가족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혼자서도 직장생활과 임신·출산·육아를 포함한 가정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죠.

가정에서 남녀 역할이 정해져 있지 않고, 남성의 육아휴직이 의무인 게 대표적입니다. 스웨덴의 경우 480일간 육아휴직 중 아빠가 90일을 사용하도록 하는 ‘아빠 육아유직 할당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남성도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쓰게 함으로써 육아 공백을 우려해 고용 현장에서 여성을 뽑지 않는 차별을 줄일 수 있게 된 겁니다.

스웨덴에서는 결혼을 하든 아이를 낳든 균형 잡힌 사회적 시스템 덕분에 개인이 원하는 삶을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한국 정부는 출산율에만 초점을 맞춰 출산 시 직접 돈을 주는 현금성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구축이 중요한데 말입니다.

안데르손 교수는 “저출생은 돈 문제가 아니다”며 “기본적으로 한국 정부가 육아 수당이나 관련 영역에 투자하는 돈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일과 개인 삶의 균형이 맞춰져야만 가능해질 것”이라며 “한국의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혼 제도를 느슨하게 해야 하고, 가족 정책의 완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복지 천국’ 스웨덴도 살기 쉽지 않다

스웨덴은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사회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덕에 ‘복지 천국’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때문에 적지 않은 한국 사람들은 “복지가 좋으니까 18, 19세의 나이에 독립할 수 있고, 결혼하고 아이도 낳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합니다. 실제로 특별기획취재팀이 지난 9월 건국대학교에서 만난 학생들도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스웨덴이 정말 ‘복지 강국’이라서 한국보다 걱정 없는 삶을 영위하고 있는 걸까요? 이들의 삶을 들여다 보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스톡홀름(Stokholm)에 사는 정재욱 씨는 디자인 관련 대학교를 나왔습니다. 스웨덴 정부에서 주는 장학금으로 대학을 다녔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면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했죠.

그러나 정 씨는 당시 스웨덴 국민이 아닌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스웨덴 정부로부터 학비는 지원 받았지만, 대학생을 대상으로 주는 학업지원금은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의 부모나 조상이 스웨덴에 세금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공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원만 받을 수 있었던 겁니다.

지방 도시에서 올라온 크리스티안(Christan) 씨는 최근 스톡홀름 시내에 있는 IT 스타트업에 취업했지만, 외곽으로 나와 살고 있습니다. 거액의 월세를 내고 스톡홀름에 집을 구하기 어려워 싼 곳을 찾다 보니 멀리 나올 수밖에 없었죠. 물가가 비싸 외식하기도 어려워 매일 집에서 직접 요리해 끼니를 떼운다고 합니다.

스웨덴 사람들도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경쟁하고, 도시에서 집을 구하지 못해 외곽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현실적 문제를 안고 살고 있습니다. 이들도 살림이 팍팍해지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인 겁니다. 정씨는 “스웨덴도 나름의 어려움이 있으며, 실제로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스웨덴 정부가 굉장히 큰 지원을 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물가나 상황을 고려하면 힘들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보다 세금 많이 내는데, 저축률이 높다?

스웨덴은 소득의 많은 부분을 세금으로 내다보니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스웨덴 사람들은 급여에서 적게는 30%, 많게는 45%까지 소득세로 납부합니다. 심지어 스웨덴은 저소득층을 제외하고는 정부로부터 받는 복지 혜택보다 세금을 내는 부담이 훨씬 크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세금 납부를 회피하려는 꼼수는 부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죠. 야콥 할그렌 전 주한스웨덴 대사는 지난 2021년 발간된 <행정포커스>에서 “스웨덴은 세금 부담률이 높은 나라지만, 스웨덴 사람들은 세금 납부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일부 국가와 달리 높은 세금을 받아들이며 환영하기까지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스웨덴 사람들은 양질의 공공서비스와 보편적 사회안전망을 통해 공정하고 제대로 기능하는 사회와 세금의 연관성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웨덴 사람들은 이들이 원하는 개인의 평등한 자율성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과 스웨덴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과 저축률.<그래픽=이민자>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저축률입니다. 2021년 기준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보면 스웨덴은 32만2476스웨덴크로나(한화 약 3970만원), 한국은 3174만원인데, 이 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한 저축률을 보면 스웨덴은 15.5%인 반면, 한국은 12.6%로 스웨덴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스웨덴은 소득에서 일정 부분을 세금으로 내고도 한국보다 높은 저축률을 보인 것이죠.

이를 통해 우리는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웨덴 사람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잘 먹고 잘 살기만 하는 것인지, 스웨덴 사람들이 한국보다 치열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복지를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여기서 시사할 점은 우리는 스웨덴을 완벽하게 작동하는 ‘지상낙원’ 같은 나라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이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들이 기울인 노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겁니다.

특별기획취재팀=박지훈·남빛하늘·정서영 기자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