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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8-12 19:34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뜨거운 감자 ‘비대면 진료’, 尹 정부 어떻게 풀어갈까
뜨거운 감자 ‘비대면 진료’, 尹 정부 어떻게 풀어갈까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2.06.03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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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 공약
의료계 “비대면 진료에 대한 산업적 접근 절대 안돼” 반발
서울 한 병원의 의사가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전화를 걸어 비대면 진료를 보고있다. 뉴시스
서울 한 병원의 의사가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전화를 걸어 비대면 진료를 보고 있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간의 삶 거의 모든 영역에 첨단 디지털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산업적 측면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으로 통칭하는데 세부적으로 비대면 진료(원격의료·화상이나 전화 등을 통해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행위), 건강 관리 디지털 의료기기, 첨단 영상·진단 장비, 디지털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비대면 진료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는 인간 생명과 직결된 ‘의료’와 이윤을 추구하는 ‘산업’이 대립하는 양상이어서 상황이 복잡하다는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는 의료법상 금지하고 있는 의사와 환자 간 비대면 진료를 일시적으로 허용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완전히 누그러지면 원상복귀될 예정이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비대면 진료 허용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정부를 비롯해 비대면 진료 허용을 주장하는 쪽은 산업적 측면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를 반대하는 의사와 약사는 약물 남용, 오진에 대한 윤리적 책임 등 여러 부작용에 따른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우려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비대면 진료를 현행 의료체계에 효과적으로 접목하고 적절한 진료 제공과 안정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업계, 산업의 폭발적 성장성 주목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거점으로 일반의약품과 처방의약품을 배송하는 스타트업 기업 나우Rx와 업무 제휴를 맺었다. 현대차는 올해 말부터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된 아이오닉5를 이용한 처방 약 배달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1900년대부터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미국에서는 약 배달 서비스뿐 아니라 만성질환 모니터링 서비스 등 다양한 관련 산업이 활성화돼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약 배달 서비스를 포함한 비대면 진료 관련 산업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0년 255억 달러(약 32조5300억원)로 추정된다. 2025년에는 두 배가량 늘어난 556억 달러(약 69조1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으로 범위를 확장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진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8년 1697억 달러(약 211조1000억원)에서 연평균 15.5% 성장해 2024년 3920억 달러(약 487조65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차·삼성·LG·KT 등 대기업뿐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관련 산업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도 비대면 진료를 포함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의 폭발적 성장성이 강조되면서 흐름은 이미 비대면 진료 허용 쪽으로 넘어간 것처럼 보인다. 주변 주요 국가들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추세다. 중국은 2016년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고 일본은 1997년부터 제한적 허용을 시작해 허용 범위를 점점 확대하는 추세다.

국내에선 근본적으로 법·제도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금지된 상태에서 코로나19 상황을 틈타 닥터나우와 같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 기업들이 다수 생겨났다. 이들 기업은 지난 2년간의 실적과 이용자 수 증가 등을 예로 들어 법·제도적 허용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측은 비대면 진료 허용 대상을 재진 환자, 만성질환자 등으로 제한하는 조건에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할 수는 있어도, 의료시스템 붕괴를 초래하는 플랫폼 사업은 절대로 허용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약업계에서는 약배달 전문 약국이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서울시약사회는 이들 업체를 대한약사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한편, 대한약사회 약국위원회도 해당 약국들이 약사법 위반 행위를 하지 않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적발 시 관계기관에 고발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나친 산업적 접근 지양하고 충분한 논의 거쳐야”

3일 현재 국내 비대면 진료 허용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정부·국회·대한의사협회 등은 감염병 심각 단계 해제 이후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체적인 논의가 지연되는 사이 약배달 전문 약국과 같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시대적 흐름이라는 논리로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지금의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은 “의료를 산업적으로만 편향돼 접근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허용하더라도 비대면 진료를 어떻게 적용하면 환자에게 도움이 될지를 핵심 주제로 놓고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현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도 “산업적으로 접근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비대면 진료를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산업의 범주에 포함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비대면 진료의 적절한 모델을 협회 차원에서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비대면 진료가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논리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트라의 ‘코로나19 이후 주요국 비대면 산업동향 및 진출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비대면 진료 개념을 처음으로 고안하고 도입한 국가다. 넓은 국토에 따른 의료 취약 지역 문제, 만성질환자가 전체 인구의 60%에 이르는 현실 등을 고려했다고 한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 디지털 기술의 발전 등을 고려했을 때 비대면 진료는 하나의 흐름”이라면서도 “지나친 산업적 접근을 지양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우리에게 딱 맞는 비대면 진료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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