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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6-29 15:58 (수) 기사제보 구독신청
기후악당 되지 말아야
기후악당 되지 말아야
  • 윤길주 발행인
  • 승인 2022.06.02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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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을 추진했다. 2060년까지 원전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게 궁극적인 목표였다. 이를 위해 전력 생산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현재의 5%대에서 30%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에너지 정책은 180도 달라졌다. 새 정부는 탈원전 폐기를 선언했다.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수단으로 원전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걸음 더 나가 대한민국을 원전 최강국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진보정권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원전이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귀한 몸이 된 셈이다.

에너지 정책은 국가 백년대계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원전 확대, 폐기가 반복된다면 탄소중립은커녕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실이 불 보듯 빤하다. 원전 수명이 대략 60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최소 60년 앞은 내다봐야 하는데 5년마다 정권 입맛에 따라 바뀐다면 악순환이 되풀이될 뿐이다.

원전은 진영논리나 이념적 프레임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과거 정권은 원전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이명박 정부는 NDC에서 재생에너지를 완전 배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내걸고 원전 비중을 전체 발전량의 59%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집권시절인 2009년엔 2020년까지 탄소배출 전망치 대비 30%를 감축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휴지조각이 됐다. 애초 원전을 확대해 녹색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 자체가 비현실적이었다. 이는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을 기후악당이라고 비난하는 빌미가 됐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에 올인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NDC를 설정할 때 2018년 기준 2030년까지 온실가스배출량을 40% 줄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원전을 배제한 채 재생에너지 만을 활용한 NDC 설정은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치지향에 몰입한 나머지 탈원전 대 친원전 갈등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보수진영에선 원전과 전기요금을 결부시켜 정치적 공격 무기로 삼고 있다. 논리는 간단하다. 원전을 없애 한전 적자가 커지고, 전기요금을 올리는 요인이 됐다는 거다. 이들은 원전 발전량이 줄어 문재인 정부 5년간 한전 부채가 13조원 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상을 알면 얼마나 허무맹랑한 과장인지 알 수 있다. 월성 1호기 가동 중단 등 탈원전과 관련한 비용증가를 모두 합쳐도 수천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은 여러 통계에서 확인되고 있다. 부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전력 생산 원료비 상승이다. 정치권이 야합해 전기요금을 묶어둔 것도 한전을 적자 수렁에 빠뜨린 요인 중 하나다.

윤석열 정부는 국제사회와의 NDC 약속은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이행방안은 내년 초까지 마련하겠다고 했다. 협약의 성격상 과거 정부가 한 선언이라도 이를 하향조정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친원전은 새 정부의 국정철학인 만큼 딴지를 걸 이유는 없다. 다만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은 지구적 이슈로 우리만 따로 갈 수 없다. 이명박 정부처럼 원전 효율성만 따지다간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이란 오명을 뒤집어쓸 수 있다. 새 정부는 이런 점을 세심히 살펴 에너지 백년대계를 짜야 할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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