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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6-24 19:25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각하’ 시절도 아닌데 대통령 출퇴근길 교통 통제?
‘각하’ 시절도 아닌데 대통령 출퇴근길 교통 통제?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22.05.02 11: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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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버스 운영이 돌연 중단된 까닭
게티이미지뱅크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게티이미지뱅크>

[인사이트코리아=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최근 이색적인 보도가 하나 있었다. 무슨 특별한 날도 아닌 평범한 날인데 서울 한남동 일대가 교통지옥이 되었다는 뉴스다. 웬일인가 해서 자세히 들여다 보니 다름 아닌 경찰이 대통령 당선자의 출퇴근 모의통제를 해 봤다는 것이다. 이날 한남동과 이태원 일대는 오후 5시께부터 7시까지 약 2시간 동안 극심한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았다고 한다. 5월 10일 취임하는 새 대통령의 퇴근 동선 경호를 점검하느라 일부 도로를 통제했기 때문이라 한다. 

삼청동에 위치한 청와대에서 벗어나 당초 광화문으로 거론되던 대통령 집무실이 결국 용산에 있는 국방부 건물 로 확정되었다. 그리고 대통령 관저 후보로는 한남동에 있는 외교부장관 공관이 부상하고 있다는데 따른 일이다. 집무실과 관저가 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떨어져 있어 새 대통령 취임 후에는 이런 일이 매일 발생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까 우려된다. 이 뉴스를 보고 필자가 체험한 예전의 일이 생각난다.

“여기 왠 버스가 이렇게 많이 정차해 있나?”

때는 아마도 1984년 겨울이나 1985년 봄 사이로 추정된다. 서울역 앞에 위치한 25층 짜리 대형 갈색건물인 대우그룹 빌딩에서 근무할 때다. 그때만 해도 직원들 편의를 위해 회사에서 관광버스를 임대해 출근은 물론 퇴근용 버스로 운영했다. 출근(오전 8시) 버스의 경우, 각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대우빌딩 도착시간이 조금씩 차이가 있어 그렇게 붐비지는 않았다.

그러나 퇴근(오후 7시) 버스의 경우 사정이 달랐다. 7시 20분과 40분 두 차례 배정이 되어 회사 앞 도로가 대우빌딩 옆에 있는 남대문경찰서 앞까지 수십여대의 버스들로 매일 꽉 차 있었다. 그 시절 대우그룹 직원들은 빌딩 앞에서 대기 중인 버스를 핑계로 상사 눈치 안 보고 서둘러 퇴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런데 좋은 시절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어느 날 돌연 퇴근 버스 운영이 중단된 것이다. 사유를 모르다가 한참 뒤 총무부에 근무하던 동기를 통해 알게 되었다. 다름 아닌 ‘각하’의 지시 사항이란 것이다. 얘기인즉슨, 얼마 전 저녁 7시경 외부 일정을 마치고 청와대로 돌아가던 대통령 차량이 마침 서울역 앞을 지나갔다고 한다.

그때 ‘각하’가 그 일대에 진치고 있는 엄청난 버스 행렬을 직접 목도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수행원에게 “여기 왠 버스가 이렇게 많이 정차해 있나?”하고 짜증섞인 한마디를 했다고 한다. 그 소문이 가짜 뉴스인지 아니면 팩트(Fact)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군사 쿠데타를 통해 체육관에서 선출된 독재자이니 충분히 그럴 만 하다고 추측될 뿐이다.

당시 대우빌딩은 대우센터빌딩으로 불리었다. 기차를 타고 지방에서 서울로 오는 사람들이 도착해 서울역 광장에 나오면 첫 번째로 마주치는 대형 건물이었다. 그 만큼 25층의 초대형 갈색건물이 서울 구경 처음 하는 사람들의 눈을 압도했던 것이다. 가히 서울의 상징이라 할 만했다. 하기야 직원들이 서류가방을 옆에 끼고 대우센터빌딩 1층 회전문을 바쁘게 통과하는 모습이 당시 TV 종료 때 나오는 애국가 시간에 단골 화면으로 등장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다음은 심야에 사무실 불이 환히 밝혀진 대우빌딩의 야간 컬러 사진이 어느 종합 일간신문 1면에 크게 보도된 에피소드다. 때는 우리나라가 단군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라는 IMF
체제로 돌입한 지 한 달이 채 안된 1998년 1월 하순 어느 월요일 저녁이었다. 필자는 오후 8시경 기자실로 배달된 화요일 조간신문 가판을 함께 본 모 일간지 출입기자와 늦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좀 더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회사 근처 포장마차에서 소주잔을 주고 받고 있었다.

불켜진 대우빌딩…심야 촬영 에피소드

당시 그 신문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사회 각 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시리즈로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기자가 속한 경제부에서는 기업의 활동을 집중 취재 중이며, 그 첫 번째 기사가 조금 전 가판신문에서 보았듯이 내일 아침 나갈 예정이라는 것이다. 종합상사인 ㈜대우의 역할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한 필자가 집에 가려는 그를 붙잡았다.

“우리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오히려 튼튼한 편이다. 위기의 직접적 원인은 다름 아닌 외환보유 부족이기 때문에 달러를 빨리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출을 많이 하고 수입을 적게 해 무역수지흑자를 늘리면 된다. 지금 우리나라는 수출만이 살 길이다. 그래서 ㈜대우처럼 수출의 첨병인 종합상사가 열심히 뛰고 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모습을 취재하면 분명히 좋은 기사가 될 것이다.” 대충 이런 취지로 기자에게 열심히 설명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모르긴 몰라도 많은 수출부서 직원들은 아직도 퇴근하지도 못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회사는 전 세계 바이어들을 상대로 업무를 하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들의 경우, 우리의 퇴근시간은 그들의 출근시간과 같다. 그래서 우리가 몇 시간만 더 야근하면 일을 처리하는데 하루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때 기자가 손목시계를 보더니 “저녁 10시 반인데 지금도 근무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물론이다. 저기를 봐라!” 포장마차 너머로 보이는 대우빌딩은 거의 반 이상의 사무실에 전기가 들어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럼 지금부터 1시간 후에도 켜있을까? 정말 확신합니까?” 

필자는 소주 몇 잔을 마신 후라 더욱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물론이다. 아니면 내 손에 장을 지져라”란 식으로 소리쳤다. 그러자 기자는 무전기 만한(그래도 당시엔 최첨단인) 휴대폰을 꺼내더니 어딘가에 급히 전화를 걸었다. 옆에서 들어보니 직속 상관인 경제부장에게 내일 수출 관련 특집기사용 1면 사진으로 심야에 불 켜진 대우센터빌딩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일단 OK를 받고 신문사 야간 당직 데스크에게 같은 내용을 설명하더니 그제서야 필자에게 말한다.

“밤 11시 30분경 사진부 기자가 서울역 앞 고가도로 부근(이곳에서 사진을 찍어야 대우빌딩 전면이 잘 보인다. 지금은 철거되어 멋진 공중 보행도로로 변신했다)에서 대우빌딩 사무실을 향해 사진 촬영을 할 예정이다. 이 필름을 12시 전까지 광화문에 있는 신문사로 가져가 마지막 인쇄판인 서울 시내배달판에 집어 넣을 것이다. 사진은 망원촬영으로 얼굴까지는 아니어도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필자는 술이 깨고 정신이 확 들었다. 호기를 부리며 장담은 했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만에 하나 오늘 따라 심야 근무를 하는 부서가 적으면 어떡하나. 어제까지는 많이 근무했는데 오늘은 어제 고생했다고 일찍 퇴근들 했으면 어떡하나 등등.(일찍 이래야 10시 이후지만) 온갖 걱정이 드는 것이었다.

해서 필자도 홍보팀 사무실로 급히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아직 퇴근 전인 직원이 있었다. (다음날 출근 전까지 끝마치라는 업무를 끙끙대며 하고 있었으리라) 대충 그 직원에게 설명을 하고 무역부서가 있는 층에 올라가 직원들의 야근 상황을 점검하고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전화를 기다리는 몇 분이 꽤나 초조했다. 옆에 있는 출입기자가 필자의 말을 100% 신뢰하고 1면 톱 사진을 교체하기 위해 저렇게 노력했는데 정작 사무실 대부분이 소등 상황이거나 켜 있는 사무실이라도 직원들이 몇 명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었다.

1998년 대우센터빌딩.문기환
1998년 대우센터빌딩(현 서울스퀘어).<문기환>

잠시 후 기다리던 전화가 왔다. 직원은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직원들이 남아 있고, 신문사 촬영 얘기를 하니 다들 매우 신이 난 분위기”라고 보고했다. “됐구나!” 필자와 기자는 마지막 잔을 부딪치며 헤어졌다. 다음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출근한 필자는 서둘러 그 신문을 펼쳐봤다. “와!” 1면 중앙에 큼직하게 게재된 사진은 대우빌딩 창문 너머로 보이는 사람들 모습. 달러를 벌기 위한 수출업무를 위해 열심히 야근하고 있는 무역상사 ㈜대우 직원들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1998년 1월에 벌어진 심야 촬영 작전은 성공리에 종료됐다.

문기환 인사이트코리아 전문위원.
문기환 인사이트코리아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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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2022-05-02 21:51:11
밤 열한시반의 대우빌딩 사진이군요.. 저렇게나 많은 분들이 늦은 시간까지 근무를 하셨다니.. 사진으로 보니 또 새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