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신풍제약은 지난달 25일 코로나19 경구용(먹는약) 치료제 피라맥스(피로나리딘인산염·알테수네이트 복합제)에 대한 필리핀 임상 2·3상 스테이지1의 톱라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피라맥스 투여 후 28일 동안 환자를 관찰한 결과 안전성과 개선 효과, 바이러스 억제 효과 등을 확인했다는 긍정적인 결과에 힘입어, 이후 5거래일 동안 주가가 연속 상승해 지난 2일 최고 3만9750원을 찍었다.

신풍제약은 8000원대였던 주가가 2020년 9월 한때 19만8000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후 임상 2상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데다 지난해 말에는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받으면서 2만원대로 추락했다. 최근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일일 확진자 수가 20만명을 넘어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풍제약의 주가가 다시 꿈틀대는 모양새다. 3일 신풍제약 주가는 전일 대비 1.27% 하락한 3만5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중증 환자서 임상 지표 개선 가능성 확인”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을 받는 것이다. 신풍제약은 현재 총 142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임상을 포함해 영국, 칠레, 폴란드,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 총 6개 국가에서 다기관,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평행, 위약 대조, 우월 시험 등의 방식으로 12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각 국가별 진행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

이번 필리핀 임상은 글로벌 3상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것이다. 스테이지1 톱라인 분석 결과에 따르면, 총 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험에서 ‘증상이 개선된 환자 비율(WHO 기준 점수 2점 이상 개선된 환자 비율)’은 치료 목적으로 입원한 환자에서 93.8%였으며, 이 중 적극적인 산소치료가 필요치 않은 경증·중등증 입원 환자에서는 100%, 기저 시점부터 적극적인 산소치료가 필요했던 중증 입원 환자에서는 88.9%였다.

특히, 중증 입원 환자에서 폐렴 증상이 있었던 13명 중 92.3%인 12명이 피라맥스 복용 후 폐렴 증상 악화 없이 모두 완쾌됐다. 폐렴 증상이 중도에 악화됐던 1명의 환자도 완쾌되어 퇴원했으며 사망자는 없었다. 바이러스 억제 효과의 경우, 피라맥스 복용 3일째 코로나19 바이러스 RNA 부하량이 기저 시점 대비 99.3%로 감소한 결과가 관찰됐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이번 스테이지1은 대규모 대상자 모집을 앞둔 스테이지2를 위해 설계된 임상시험의 특성상 적은 환자 수와 비 대조군, 공개 임상으로 설계됐지만 최초로 중증환자에서 임상 지표의 개선 가능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통해 피라맥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신속히 확증하는데 전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치료제 개발 완료해 주주 불안 불식시켜야

지난 2년여간 피라맥스 개발 과정에서 주주들을 불안하게 했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 발표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신풍제약은 2020년 9월 22일 주가가 고점을 찍은 직후 자사주 128만9550주를 매각해 200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거둬들였다. ‘생산설비 개선 및 연구개발 과제를 위한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한 결정이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지만, 결과적으로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슈에 따라 몇 개의 변곡점이 생겼지만 주식은 계속 떨어졌다. 2020년 12월 30일 기준 신풍제약의 소액주주 수는 16만9735명으로 전체 주주의 95.72%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전체의 52.57%에 달한다.

신풍제약은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중이다. 이외에도 신풍제약은 리베이트, 분회회계 등의 문제로 관계 당국의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 이로 인해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주들에게 돌아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몇몇 바이오 기업들이 도덕성 문제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있다”면서 “이는 업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수십만 주주들을 절망에 빠뜨리는 심각한 행위이며 시장에서 한번 무너진 신뢰는 회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신풍제약은 필리핀 임상에서 긍정적인 임상 지표가 나타난 만큼 글로벌 임상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영국, 칠레, 아르헨티나 등에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도덕성 리스크를 돌파하기 위해서라도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신속하게 결과를 도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