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정서영 기자] 국내 게임사들의 성장이 부진하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이른바 ‘3N’부터 신흥 강자로 꼽히는 크래프톤까지 지난해 실적을 잇달아 공시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다.

대형 게임사들은 지난해 뚜렷한 흥행작이 없고, 신작도 구체화되지 않아 실적이 부진한 결과를 낳았다. 외부 상황도 좋지 않았다. 한국 게임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이 게임 산업을 규제하면서 게임 수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 선두주자인 넥슨의 지난해 실적은 1년 전보다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6% 하락한 2조853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18% 줄어 9516억원에 머물렀다. 2020년 국내 게임업체 중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신작 출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실적과 관련해 “2021년은 대형 신규 게임 개발에 집중한 한 해였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도 넥슨과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액 2조3088억원으로 2020년(2조4162억원)보다 4%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영업이익은 3752억원으로 55% 가까이 떨어졌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출시한 리니지W가 역대 게임 중 최고 성과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와 인건비 등 영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0.8% 상승한 2조505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545억원으로 집계되며 전년 대비 43.2% 감소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2021년은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근무환경의 변화와 신작 출시 지연 등으로 당초 목표했던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조886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3% 올랐으나, 영업이익이 6396억원으로 17.3% 하락했다. 지난해 출시한 신작이 기대했던 수준만큼 올라오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른 게임사들과 달리 카카오게임즈는 창사 이래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 게임 신작 ‘오딘’의 흥행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2021년 매출은 1조1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하면서 연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신작·신사업으로 승부수

올해 국내 게임사들의 성장세는 신작이나 신사업이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게임 업계는 신작 출시와 함께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등 신사업에 승부를 걸 전망이다.

넥슨은 올해 ‘던파 모바일’을 시작으로 다채로운 신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도 신작 5종을 공개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인터랙티브 무비, 액션 배틀로열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넷마블은 20종의 주요 개발 라인업에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테마로 한 신사업 전략을 알렸다. 3월부터 그 중 6종의 블록체인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게임 역량 강화, 적극적인 신사업 추진, 다양한 시도 등 세 가지 영역에 집중한다. 특히 딥러닝, 웹 3.0, NFT 등 신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한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10종 이상의 신작 게임을 국내외 시장에 출시한다. 또 블록체인 프로젝트 ‘보라 2.0’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