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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8-12 19:34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삼성디스플레이 두 청소노동자, 산재 판정 이중잣대 논란
삼성디스플레이 두 청소노동자, 산재 판정 이중잣대 논란
  • 장진혁 기자
  • 승인 2022.01.11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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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비슷한 근무이력 유방암 걸린 두 사람에 다른 판정
‘클린룸’이 ‘스막룸’보다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큰데도 산재 불승인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삼성디스플레이>

[인사이트코리아=장진혁 기자] 최근 근로복지공단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 ‘스막룸’에서 10년간 근무하다가 유방암에 걸린 청소노동자 황모씨에 대해 산업재해(산재)를 인정했다. 전자산업 청소노동자가 직업성 암을 산재로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같은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 ‘클린룸’에서 8년간 근무하다가 유방암이 발병한 청소노동자 손모씨에게는 산재 불승인이 떨어졌다. 통상적으로 ‘클린룸’은 디스플레이 생산공정이 이뤄지는 만큼 ‘스막룸’보다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데도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이에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판정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혼선을 빚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생산공정과 무관한 청소노동자의 암 발병이 산재로 인정을 받은 것 자체가 굉장히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손씨의 경우 황씨와 달리 약 2년에 걸친 역학조사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산재 불승인이 나와 상당한 시간 동안 고통을 감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
클린룸 내부의 설비와 방진의류를 착용한 근무자들.<삼성디스플레이>

11일 반도체 노동자 인권단체 ‘반올림’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지난달 20일 황씨의 유방암을 업무상 질병이라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는 지난달 22일 황씨의 산재 신청을 승인했다.

황씨는 미싱사(20년), 택시운전사(1년), 요양보호사(1년 반), 디스플레이 청소노동자(10년)로 오랜 기간 동안 일을 해왔다. 디스플레이 청소노동자로 근무하다 2020년 정년을 맞아 일을 그만뒀으나, 그 직후인 2021년 4월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황씨가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 OLED 생산라인에서 주로 청소한 공간은 스막룸이다. 스막룸이란 클린룸으로 이뤄진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 공간이다. 디스플레이 공장의 작업자들은 스막룸에서 옷(일상복↔방진복)을 갈아입고 라인에 들어가거나 라인에서 나와서 옷을 다시 갈아입는다. 그동안 전자산업 직업병에서 주로 주목을 받은 곳은 생산설비가 있는 클린룸이었다.

근로복지공단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황씨가 미싱사를 포함해 야간근무 이력이 20년 이상인 점, 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스막룸 청소시 클린룸의 상황과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다양한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존재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신청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는 인정된다”고 밝혔다.

손씨는 2011년 4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약 7년 10개월간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 OLED 생산라인에서 청소 업무를 했다. 그는 2019년 1월 46세의 나이로 유방암을 진단받았는데,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주로 생산설비가 있는 클린룸에서 근무하면서 전리방사선과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손씨는 음주와 흡연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문진표의 기록에도 음주와 흡연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위암, 유방암, 대장암 등 암과 관련한 가족력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역학조사를 토대로 청소구역을 고려하면 다양한 공정에서 노출이 있었음을 고려할 순 있지만 그 빈도와 정도가 공정 근로자에 비해 높지 않다고 판단되는 점, 유방암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방사선 등 화학물질의 노출량이 많지 않다고 추정되는 점을 종합해 고려하면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산재 신청을 불승인했다.

이와 관련해 손씨는 “클린룸에 들어가면 생선 비린내, 한약냄새, 찌린내, 가스냄새, 곰팡이냄새 등 다양한 냄새가 났다. 특히 엔지니어들이 기계 세정을 하면 에탄올 냄새가 많이 났다. 이렇게 온 곳에서 냄새가 나는데 노출량이 낮다니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청소하다보면 화학물질을 다양한 방법으로 만나게 된다. 작업자들이 설비를 열면 그곳에서 열기와 약품가루가 올라온다. 그러면 클린룸의 공기 흐름에 의해 약품가루가 날려 이마에 노란 형광색 물질이 묻곤 했다. 배관에서 리크 발생으로 화학물질 웅덩이가 생긴 것도 몇 차례 발견하기도 했다. 청소하다가 장갑에 약품이 묻어 교체하는 경우야 많았다”고 부연했다.

현재 손씨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 지원보상위원회는 황씨와 손씨 모두에게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승규 노무사(반올림 상임활동가)는 <인사이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기계적으로 (황씨와 손씨의) 산재 판정 기준을 구분할 수 없긴 하다”면서 “유방암의 경우 야간근무가 주요한 유해요인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황씨의 장기간 야간근무 이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유해화학물질 노출로만 봤을 때는 손씨도 산재 인정을 받았어야 한다고 본다”면서 “사회적으로 전자산업 청소노동자의 직업병에 대한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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